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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하기 힘든 나라' 신생기업 4곳 중 3곳 5년내 도산

유학원을 운영하던 안승희(39) 씨는 '갭이어'라는 유학 프로그램을 선보였다가 상표권 침해 소송에 휘말렸다. '○○갭이어'라는 중견 유학원이 자신의 상호를 도용했다며 피해보상 소송을 걸어왔다. 갭이어란 학업이나 직장생활을 중단하고 유학·봉사·교육 등을 떠나는 행위를 뜻한다. 홀로 소송전을 벌이던 안 씨는 회사 운영에 난항을 겪으며 결국 2015년 폐업 신고를 하고 말았다. 보다 큰 유학원과 벌인 소송 전으로 창업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큰 기업의 횡포 때문에, 혹은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 탓에, 아니면 대박의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초짜 기업이 망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독 한국은 주요 선진국들보다 신생 기업이 뿌리를 내리는 경우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가 20일 내놓은 '국제 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현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창업 후 5년 생존율은 27.3%(2015년 기준)에 불과했다. 신규 창업 기업 4개 중 3개는 창업 후 5년 안에 퇴출당했다는 뜻이다. 같은 조건의 독일 기업 생존율이 39.1%인 것을 비롯해 ▶프랑스 44.3% ▶영국 41.1% ▶스페인 40% ▶이탈리아 44.7%였다.
 
한국에서는 1년에 100개 기업 중 14개가 사라지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의 2배 수준이다. 망하는 기업이 많은 만큼 매년 14.6개의 기업이 새로 생겼다. 신생기업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뜨내기마냥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신생 기업이 자리를 못 잡는 가장 이유는 경쟁은 치열한데 촘촘한 규제가 옥죄고 있어서다. 최근 경기도가 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6.9%가 신기술 진입 및 인허가, 환경 규제 등을 가장 큰 애로점으로 꼽았다.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이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기업들은 정부가 해야 할 일로 28%가 '규제완화'를 꼽았다.
 
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자동차·철강 등 장치산업 위주의 산업 정책에 매달리기보다는 "수출 중심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시행해야 정부의 일자리창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책자금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면 신생기업이 자리를 잡기 한결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과 전문과학기술, 도소매업, 부동산업 등 중소기업 업종의 경우 일자리 증가율이 매년 20%에 달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무역연구원의 김경훈 수석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고용 비중이 77.4%에 달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높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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