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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완전한 파괴” “화염ㆍ분노 2탄”“서울 불바다 억제" 엇갈린 평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도중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AP=연합뉴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도중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AP=연합뉴스]

“회의장 전체에 싸한 바람이 부는 듯 느낌이 들었다. 정상들은 깜짝 놀랐고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유엔 한 외교관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을 한 순간을 CNN방송에 이렇게 묘사했다. 90명의 국가원수를 포함한 190개국 대표단이 받은 충격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이에 중앙일보는 워싱턴의 한반도 외교ㆍ군사전문가 6명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totally destroy)” 발언이 미국의 대북전략이 군사행동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인지에 대해 긴급 e메일 설문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6명 모두 “부적절한 발언이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우선,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의 발언은 지난 8월 8일 휴가 중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의 2탄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이런 강한 수위의 발언이 중국ㆍ러시아가 북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나서도록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락 연구원은 “트럼프가 북한을 파괴하겠다고 협박하는 건 도리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우리 핵 개발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도록 하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책을 밝힌 것이라기보다 북한의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할 경우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라고 평가했다. 자누지 대표는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ㆍ안보라는 대북정책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자리에서 그런 발언은 미국의 핵심 국익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소장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소장

 
두 사람과 달리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신안보센터(CNAS) 패트릭 크로닌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연설을 통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김정은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것이란 메시지를 줌으로써 그의 다차원적인 정책의 방어적 요소와 더불어 억지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예방적인 공격을 검토한다는 등의 상충된 신호를 주긴 했지만 이번은 북한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면서 “평양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해 미국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군사공격을 할 것을 시사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오히려 트럼프의 연설은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 뿐아니라 모든 유엔 회원국에 위협이기 때문에 유엔이 보다 직접적으로 나서달라는 촉구”라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대통령이 바로 다음 ‘로켓맨이 자살 임무를 수행중’이라고 했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서울을 장사정포로 파괴하겠다고 협박한 것을 포함에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을 억지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냉전시대에도 핵억제 차원에서 ‘확증파괴’를 통해 소련의 인구 가운데 25%를 사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전 국무부 부차관보)은 “유엔연설에서 ‘로켓맨’이라고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부적절한 언어 사용은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의 공격을 가정한 발언”이라며 “북한이 미국 본토와 동맹방어 공약의 심각성을 오판하지 않는다면 그런 자살적 행동을 저지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우리는 북한 문제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기를 바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 위협과는 상반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루마니아 국방장관과 회견 자리에서 기자들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전하려고 한 메시지가 뭐냐"고 묻자 "우리는 북한 상황을 국제적인 절차를 통해 다루고 있으며 틸러슨 국무장관이 주도하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CNN "유엔서 2500만명 국가 말살 위협 유례없어"
반면 CNN방송 등 미국 언론은 유엔이란 무대의 세계 정상들 앞에서 북한 인구 2500만명을 말살을 의미하는 호전적인 발언을 한 것은 미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란 데 주목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이 2500만명의 한 국가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은 지난달 ‘화염과 분노’와 차원이 다른 발언으로 다른 나라 지도자들조차 두려워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 상원의원 "유엔, 대북 전쟁선포 무대로 이용"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평화와 국제 협력을 증진시키는 게 유엔의 목표인데 대통령은 전쟁 선포의 무대로 사용했다”며 “그는 협박 전술로 세계를 통합하려 했지만 실제론 미국을 더 고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새러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로 “역대 대통령들은 위협을 억제하는 분명한 입장을 보여 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 ‘미국은 무기고로 분명히 북한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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