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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늙어선가? 숨차고 어질어질 …‘100세 시대 청구서’ 온 건지도 몰라요

홍그루 교수의 건강 비타민
50대 중반 남성 환자가 18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심초음파 기계로 심장 판막 검사를 받고 있다. [김춘식 기자]

50대 중반 남성 환자가 18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심초음파 기계로 심장 판막 검사를 받고 있다. [김춘식 기자]

한국인 사망 원인 2위는 심혈관 질환이다. 1위는 암이고 3위는 뇌혈관 질환이다. 심혈관 질환은 대표적 심장병이다. 이 외에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부정맥, 심장 내 혈액이 역류하지 않게 하는 판막이 고장 난 심장 판막증이 있다.
 
심장병 중에서 심혈관 질환의 비중이 여전히 크지만 최근에는 판막 질환이 새로운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장 혈관이 막혀 심장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을 때 대체 혈관을 연결해 주는 수술을 관상동맥 우회로술이라고 한다. 흔히 바이패스(bypass) 수술로 불린다. 가슴을 열고 우회 혈관을 연결한다(개흉수술). 혈관 상태가 개흉수술을 할 정도로 나쁘지 않을 경우 약물치료나 풍선확장술, 스텐트 삽입술을 한다. 가슴을 열지 않기 때문에 시술이라 부른다. 최근에는 심장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개흉수술 증가세가 꺾이고 시술은 늘어나는 추세다. 심장 판막 수술(시술 포함)은 2012년 277건에서 계속 증가해 지난해 435건이 됐다.
 
심장 판막 수술이 증가하는 이유는 급속한 고령화 때문이다. 심장에는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기 위해 4개의 판막이 있다. 대동맥·승모·삼천·폐동맥 판막이다. 판막 질환은 판막이 좁아져 혈액이 잘 흐르지 못하는 협착증, 제대로 닫히지 못해 거꾸로 흐르는 역류증이 있다. 심장 판막 질환 중에서 가장 많은 게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다.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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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병학회지에 실린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병원 연구팀의 논문(2007)에 따르면 대동맥 판막 협착증의 원인으로 퇴행성 변화(82%)가 압도적 1위였다. 그다음이 류머티스 열(11%), 선천성 질환(5%), 심내막염(1%), 기타(1%) 순이었다. 미국 워싱턴대·조지타운대 공동연구팀(1997)이 65세 이상 노인 5201명을 조사했더니 26%에서 대동맥 판막이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 증세가 있었다. 2%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었다. 75세 이상에서는 각각 37%, 2.6%로 증가했다. 대동맥 판막 질환 발생 위험도는 남성이 여성의 2배였다. 또 흡연자는 35%, 고혈압이 있으면 20% 높다.
 
심장판막질환은 약물로는 치료 어려워
 
심장 판막 질환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약물 치료가 어렵다. 궁극적으로 수술이나 시술을 해야 한다. 둘째, 종전에는 수술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시술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고 심장 판막을 고치거나(판막성형술) 교체하는(판막치환술) 수술이었다. 그런데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춘 뒤 수술한다. 초고령 환자나 폐 등 다른 장기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 전신마취하기 힘든 환자는 수술을 받기 어렵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치료법이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I)’이다. 허벅지의 대퇴(넓적다리) 동맥으로 가느다란 기구(카테터)를 넣어 심장까지 보낸다. 그다음 좁아진 대동맥 판막을 부풀려 넓혀 주거나 판막을 교체한다.
 
이모(88·여·부산 금정구)씨는 5년 전 대동맥 판막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고령이라 수술을 받지 못했다. 얼마 전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혈압은 80/50mmHg(정상 120/80mmHg)으로 떨어져 있었다.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르는 상태(심부전)였다. 즉시 수술이나 시술을 받지 않으면 사망 확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위급했다. 즉시 심장내과·심혈관외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하트팀(Heart Team)’이 가동됐다. 개흉수술 대신 TAVI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시술은 성공적이었고 이씨는 완치돼 퇴원했다. 심장 판막 시술에서는 88세도 고령이 아니다. 100세가 넘은 환자도 시술을 받는다. 심장 판막 질환은 ‘100세 시대의 청구서’로 불린다. 판막을 오래 쓰면 고장이 잦아지는 게 당연하다.
 
셋째, 수술과 시술은 장단점이 있다. 미국·네덜란드 공동 연구팀이 지난 3월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TAVI(864명) 시술을 받은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와 수술 환자(796명)로 나눠 24개월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환자에게 급성 콩팥 손상 증세와 심방 세동(심장이 빠르고 미세하게 떨리고 맥박이 불규칙한 증세)이 더 발생했다. 수혈 양도 더 많았다. 반면 TAVI 시술 환자는 주요 혈관 합병증이 많이 생겼고 출혈 양이 많았다. 또 인공심장 박동기 삽입 비율이 높았다.
 
판막질환자 치과 진료 땐 전문의 상담해야
 
원래 TAVI는 수술이 힘든 고위험군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는 올해 5월 이 가이드라인을 수정했다. 중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 중 수술이 가능한 환자에게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장비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술 결과가 좋아지고 있어서다. 다만 1~2명의 의사가 아니라 심장내과·심혈관외과·영상의학과 등 의료진으로 구성된 하트팀이나 심장 판막팀이 이런 결정을 하도록 권고했다. 환자 건강 상태에 따른 합병증과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의 주요 증상은 가슴 통증과 두근거림이다. 특히 활동량이 늘 때 어지럽고 숨이 차며 피로감을 느낀다.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으면 치과 치료나 내시경을 받기 전 반드시 심장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세균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자칫 심장으로 가면 심내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게 심하면 뇌졸중이나 시력손실로 이어진다.
 
TAVI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환자가 전액(약 3000만원) 부담한다. 심장 판막 수술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500만원 정도 부담하면 된다. 심장 판막증 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TAVI의 건보 적용을 검토해야 할 때다.  
 
싱겁게 먹고 적정 체중 유지 … 판막 질환 예방하는 데 도움
판막 질환에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 외에 대동맥 판막 역류증·승모 판막 협착증·승모 판막 역류증이 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쉽게 피로해지는 것이 공통적 증상이다. 승모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발목이나 발이 잘 붓는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판막 질환은 수술 없이는 치료하기 어렵다. 수술로 판막을 교정하거나 교체해야 한다.
 
덜 짜게 먹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카페인 섭취를 줄이면 판막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홍그루 교수
영남대 의대 졸업, 연세대 의대 교수, 대한심장학회 정책위원, 한국 심장초음파학회 보험이사

 
홍그루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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