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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한국 골퍼 33승 도왔다, 든든한 삼촌 같은 딘 허든

17일 끝난 BMW챔피언에서 우승한 고진영. 허든은 신지애와 24승, 고진영과 6승을 합작했지만 3년간 호흡을 맞춘 서희경과는 연장전에서만 4번 패하는 불운을 맛보며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중앙포토]

17일 끝난 BMW챔피언에서 우승한 고진영. 허든은 신지애와 24승, 고진영과 6승을 합작했지만 3년간 호흡을 맞춘 서희경과는 연장전에서만 4번 패하는 불운을 맛보며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중앙포토]

17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MW 챔피언십. 고진영(22)이 우승했을 때 거구의 캐디 딘 허든(53·호주)이 옆에 있었다. 키 1m84cm에 몸무게 115kg의 허든은 한국 선수 전문 캐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진영의 캐디를 맡기 앞서 신지애·유소연·서희경·장하나·전인지·김효주 등의 가방을 멨다. 한국이 좋다며 한국에서 살고 있다.
 
허든은 호주에서 선수로 활동하다가 1992년 일본 투어로 진출한 친구의 부탁으로 캐디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잠시 최경주(47)의 캐디를 맡기도 했다.
 
2005년부터 여자 투어로 직장(?)을 옮겼다. 허든은 “남자선수의 캐디는 거리만 불러주고 가방만 드는 역할에 불과할 때가 많다. 여자선수들과는 함께 우승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26년간 캐디를 하면서 49차례의 우승을 맛봤다. 그가 말하는 가장 의미 있는 우승은 신지애와 함께 한 200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전인지의 골프백을 멨던 2015년 US여자오픈이다. 허든은 “200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첫 메이저 우승인데다 챔피언 조에서 경쟁을 펼친 후도 유리(일본)가 3년 전 나를 해고한 선수여서 더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5년 전인지와 함께 한 우승도 짜릿했다. 전인지는 당시 최고의 볼스트라이킹에도 불구하고 그린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마지막 9홀에서 퍼트가 좋아지면서 우승했다.
 
서희경과 함께 한 캐디 딘 허든. [사진 KLPGA]

서희경과 함께 한 캐디 딘 허든. [사진 KLPGA]

후회도 남는다. 그는 2012년부터 14년까지 서희경과 3년간 함께 하면서 한 번도 우승을 못했다. 우승 근처에는 자주 갔다. 연장전에 4번 갔으나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는 서희경에게 연장전 패배 후유증이 있었다고 해석한다. 가장 큰 충격은 2011년 US오픈이었다. 허든은 당시 우승자인 유소연의 캐디로 서희경을 봤다. 허든은 “사실상 서희경이 우승한 대회였다. 유소연도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4라운드가 열린 일요일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서희경은 그 와중에도 4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그러나 경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유소연은 3개 홀을 마치지 못했다. 허든은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다. 만약 경기를 계속했다면 유소연이 버디를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다음날 바람 없는 맑은 날씨에서 경기하면서 유소연은 마지막 홀 버디를 잡아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연장전은 불공평했다. 유소연은 3홀을 경기하면서 몸이 완전히 풀린 상태였다. 서희경은 새로 워밍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신지애와 함께 한 캐디 딘 허든. [사진 KLPGA]

신지애와 함께 한 캐디 딘 허든. [사진 KLPGA]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도 서희경에겐 충격이 큰 대회였다. 김인경이 30cm 퍼트를 넣지 못했던 그 대회다. 서희경은 4홀을 남기고 3타 차 선두였다. 마지막 4홀 모두 보기를 했다. 당시 허든은 서희경의 캐디였다. 그는 “14번 홀까지는 완벽한 경기였다. 그러나 내가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15번홀 서희경의 티샷이 러프로 갔다. 서희경은 아이언으로 치려고 했는데 허든이 유틸리티로 4분의3 스윙을 하자고 했다. 그러나 스윙이 너무 컸고 그린을 넘어 벙커에 공이 빠지면서 보기가 나왔다. 16번, 17번 홀에서 타수를 잃었다. 그래도 기회는 있었다. 허든은 “18번 홀에서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쳤는데 공이 디벗에 들어가 있었다. 여러 가지로 운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소연과 함께 한 캐디 딘 허든. [사진 KLPGA]

유소연과 함께 한 캐디 딘 허든. [사진 KLPGA]

 
서희경은 캐디 탓을 하지 않았다. 그는 “허든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까지 섬세하게 챙겼고, 삼촌처럼 따뜻하게 나를 도왔다. 때론 냉정하게 지적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유익한 얘기였다. 지금도 가족처럼 지내고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온다”고 말했다.
 
허든이 한국 선수와 함께 한 우승은 33차례다. 그 중 24승을 신지애와 함께 했다. 가장 좋아하는 서희경과 우승을 못한 건 두고 두고 후회로 남는다.
 
허든은 “서희경의 실력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정상급이었다. 미국으로 건너와 우승을 못한 것은 설명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때론 너무 열심히 해서 문제가 복잡해지기도 한다. 마음이 착한 사람에게 불운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게 골 프다. 지금 서희경은 한국에서 가장 좋은 엄마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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