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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따라 춤추는 교육정책 지겨워”…자사고 설명회 찾은 학부모들 분통

자사고 폐지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연합 설명회’에는 1800명이 참석해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조문규 기자]

자사고 폐지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연합 설명회’에는 1800명이 참석해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조문규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시가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아이를 어느 학교에 보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자사고에 보내자니 갑자기 폐지될까 봐 걱정되고, 일반고에 보내자니 불안합니다. 차라리 정부가 ‘폐지’와 ‘유지’ 중에 하나를 속 시원하게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게 왜 이렇게 안개 속에서 가시덤불 길을 걷는 것처럼 불안하고 초조한지 모르겠습니다.” -중3·중2 자녀 둔 김정원(43·서울 천호동)씨

 

“자사고 폐지 논란이 불거진 후 학원이나 학교에서 개최하는 설명회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어요. 지난달에 참여한 설명회만 10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우리 애를 어느 고교에 보내야 할지 속 시원히 답을 주지 못하더군요. 오늘 설명회에서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회사에 반차를 내고 왔어요. 정권 따라 춤추는 교육정책 때문에 왜 이런 피해를 봐야 하는 건가요. 정부가 새로운 교육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법이 제정됐으면 좋겠습니다.” -고2·중3 자녀 둔 박모(45·서울 역삼동)씨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연합 설명회'를 찾은 예비 고교생과 학부모가 교사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연합 설명회'를 찾은 예비 고교생과 학부모가 교사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자사고 연합설명회장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정부의 자사고 폐지정책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고교 입시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여전히 외고·자사고 폐지 여부가 안개 속이기 때문이다. 

서울자사고연합회, 19일 합동 설명회 개최
고입 앞둔 학생·학부모 2000명 가까이 몰려

자사고들 “자사고 유지. 안심하고 보내라”
학부모들 “갑자기 없어질수도…여전히 혼란”

정부, 국가교육회의서 폐지 여부 논의 예정
전문가 “충분한 의견수렴과 합의통해야” 지적

 
 오후 2시에 시작 예정인 설명회장은 30분 전부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찼다. 이날 설명회장을 찾은 학부모는 대략 1800명. 
 
 설명회는 ‘2021 대입 자사고가 정답이다’를 주제로 서울지역 22개 자사고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서울지역 자사고가 합동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핵심정책토의에서 고교체제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이 불씨가 됐다. 당시 교육부는 외고·국제고·자사고와 일반고의 신입생을 동시 선발하고, 외고·국제고·자사고 중 희망학교부터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오세목 자율형사립고연합회장(중동고 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자사고는 폐지되지 않으니 안심하고 자녀를 보내라”고 강조했다. “서울 22개, 전국 46개 자사고 공동체 구성원들은 어떤 도전도 극복하고 자사고를 끝까지 지켜내고, 자사고 폐지 정책에 맞서 플랜 A·B·C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오 회장은 또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그는 “최근 자사고와 특목고를 없애겠다고 주장하는 외눈박이 평등론자들이 있다. 고교평준화의 폐해 탓에 도입한 자사고를 다시 평준화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평등을 위한 선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선 예비 고1 준비전략, 수시 대비법, 자사고의 특·장점 및 학교생활 소개 등이 준비됐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분주히 받아적거나 휴대전화로 녹음도 했다. 또 화면에 띄워진 설명자료를 일일이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표정은 설명회 뒤에도 밝아지지 않았다. 설명회 내내 교사들의 설명을 꼼꼼히 메모하던 윤모씨(46·서울 성수동)는 “주변에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일반고가 없어 자사고에 보내고 싶은데, 올바른 선택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설명회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 혼란스럽다. 자사고에 보낸 이후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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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이달 말 출범하는 국가교육회의에서 외고·자사고 폐지 등 고교 체제 개편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고교 다양화 300 공약’을 임기 내 실현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자사고 지정을 남발했다가 자사고와 일반고를 모두 부실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배성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정책은 면밀한 현장 검토와 충분한 사회적 합의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치적 이념에 휘둘려 성급하게 일을 추진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단체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의 최미숙 상임대표도 “어떤 정책을 신설하거나 폐지할 때는 반드시 학교·교사·학부모·학생·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게 기본”이라며 “수능 개편안이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해 1년 유예된 것처럼 외고·자사고 폐지도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질 때까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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