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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입자 미사일’ 암과 전쟁 20년 뒤 끝낸다

인류 10대 난제에 도전하다 ② 암 정복
서울 대치동에 사는 박영숙(62)씨는 2012년 췌장암 3기 판정을 받고 좌절했다. 암이 번져 수술은 불가능했다. 대신 고통스러운 항암·방사선 치료가 이어졌다. ‘암은 치료하는 게 아니고 함께 사는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전남 담양에 내려가 전원생활도 했다. 그러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마침 일본에 방사선의 일종인 중입자선으로 암세포를 표적 치료하는 기술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지막 선택이었다. 일본 지바(千葉)현 이나게(稲毛)구에 있는 일본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에서 3주 동안 8차례의 중입자선 치료를 받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암조직은 모두 사라졌고, 더는 전이도 진행되지 않았다. 박씨는 “별 통증 없이 수술이 끝났다. 상태가 많이 호전돼 식욕이 당길 정도”라고 말했다.
 
인류가 지난 4000여 년간 암과 벌인 전쟁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가 시작된 지 60년이 흐른 지금, 암을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고민이 중입자나 면역·혈관 치료 등 혁신적 기술 진보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암은 기원전 2625년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 적힌 유방암이 최초 기록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암에 걸리고도 살아남은 사람의 비율은 1993~95년 38.3%(5년 기준)에 불과했다. 2010~2014년에는 70.3%로 갑절 가까이 뛰었다. 20년 전만 해도 걸리면 사망하는 질병이었지만 이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암을 이겨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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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열홍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20년 뒤엔 암도 에이즈처럼 인류에게 정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암 환자의 생존율이 2년에 1%포인트씩 증가하는데 20년 뒤면 80% 이상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의학계에서는 생존율 80%면 완치 가능한 질병으로 보고 있다.
 
암 유전자를 완전히 파괴하거나 신체의 면역체계를 복원해 암을 무찌르는 연구도 한창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환자의 몸에 방사성 물질을 주입해 암을 사멸시키는 치료법부터 다양한 입자선을 조합해 암을 퇴치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표적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체에 부담을 작게 주면서 암이 스스로 붕괴하게끔 만드는 착한 치료법들이다. 국립암센터의 김태현 교수는 “외과 수술과 방사선·약물·혈관 치료 등 모든 암 치료법은 상호 보완적이라 한 기술의 발전이 다른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암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다. 한국에서는 83년부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질병이다. 또 암을 극복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암 환자의 연령대도 20~30대로 넓어졌다. 김열홍 이사장은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의료·복지 시스템 구축과 암 환자가 걱정 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마련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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