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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매출 100조 ‘수퍼 사이클’ 2년은 더 간다

“가격이 치솟는데 수요가 꺾이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천장 모르는 활황 지속될까
삼성전자 78조, 하이닉스 29조
두 회사 영업익 합치면 50조 육박

D램, 낸드 플래시 수요 급증
가격·수요 동반 뜀박질 기현상
“반도체 효과 이후 미리 대비해야”

경제학 원칙으로 설명이 어려운 이런 ‘기현상’을 배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 합계가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내놓은 실적 전망치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연간 반도체 매출을 72조~78조원, SK하이닉스는 28조~29조원으로 예상했다. 국내 산업 역사상 단일 업종에서, 더구나 완성품이 아닌 부품에서 연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전례는 없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규모 1637조원의 6.1%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올해보다 크게 규모를 키워 ‘수퍼 예산’으로 불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429조원의 23.3%에 해당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수요가 줄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처가 PC·스마트폰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서버와 기업용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이승우 연구원은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IoT)으로 대표되는 초연결기기, 거기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센터 등이 모두 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구동된다”며 “인프라 투자용이나 기업용 수요는 가격 탄력성이 낮아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현상의 원인은 공급 쪽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일정한 주기를 되풀이했다. 강력한 호황기를 맞아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증설과 투자에 나서면 수년 뒤엔 공급 과잉으로 침체기에 빠지는 흐름이 반복됐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015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는 업황 악화의 타격으로 반도체사업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미세공정 등 반도체기술 고도화가 한계에 달해 투자 규모에 비해 생산량이 급증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포함해 향후 5년간 연평균 10조원 이상 투자를 집행하고, SK하이닉스도 올해 9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라인을 증설하면 생산량이 증가하겠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뛰어넘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021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7.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쫓아가지 못하면서 가격도 치솟고 있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D램은 평균 판매가격(ASP)이 올해 1분기 21.5%, 2분기 19.0% 올랐다. 낸드 플래시도 1분기 8.9%, 2분기 5.0% 상승했다. 올해 D램 ASP 증가율은 무려 63%, 낸드 플래시도 33%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인텔·웨스턴디지털, 일본의 도시바 등 5~6개 업체가 주도한다. 시장 가격 상승은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으로 직결된다.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2조~36조원, SK하이닉스는 13조~1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두 회사가 반도체로만 50조원 가까이 남는 장사를 한다는 얘기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3~4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꾸준할 전망이어서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은 낮춰 잡아도 40%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이런 호황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지만 최근 투자가 시작된 생산설비들이 2년 뒤 조업에 들어가며 ‘수퍼 사이클’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이 식었을 때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시장 관계자는 “수출 통계부터 증시까지 반도체 효과를 걷어내면 한국 산업 경쟁력에 대한 진단은 완전히 달라진다”며 “제2, 제3의 반도체가 없다는 위기감을 정부와 산업계가 공유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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