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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과 통제, 이산화탄소 흡입 실험

삶과 믿음
우리는 상황을 수용하기보다는 자신이 통제하려 한다. 그래야 힘이 있다고 느낀다. 이런 습성은 현대 자본 사회에 의해서 조장되기도 한다. 우리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물적, 인적 관리를 엄격하게 실행한다. 통제전략은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최상의 전략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 전략은 개인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부과하고 대인관계를 악화시켜서, 결과적으로는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여기에 좋은 실험이 있다. 이름하여 ‘이산화탄소 흡입 실험’이다. 수용집단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받아들이는 명상훈련을 했던 사람들로 구성했고, 통제집단에는 자신을 통제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을 모았다. 이들에게 비닐봉지에 이산화탄소가 들어 있는 공기를 10초간 흡입하게 했다. 이산화탄소를 마시면 역겨울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는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경험에 대해서 이들 집단은 어떻게 반응할까? 통제에 익숙한 집단에서는 중간에 포기하거나 실제로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수용하도록 훈련된 집단에서는 중도탈락자가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실험은 수용전략을 선택한 사람들이 역설적으로 오히려 자신과 상황을 훨씬 잘 통제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일상에서 자주 목격하는 사례로, 여기에 가슴에서 공허감이 밀려오면 그것을 달래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술을 마시는 행동은 공허감을 감소시키려는 통제적 행동이다. 통제의 대상은 가슴에서 느껴지는 공허감이다. 이런 불쾌한 경험을 제거하는 행동이 술 마시는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경험에 대한 회피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통제는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여기서 문제는 바로 통제 행동이다.
 
물론 외적인 물질적 대상은 통제전략이 유효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음의 경우는 비효과적이다. 불안을 통제하여 억압을 하면, 다른 마음들도 함께 억압이 되어 버린다. 우울을 다스리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약을 복용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약은 우울뿐만 아니라 깨어 있는 긍정적인 마음까지 몽롱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런 점에서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는 말은 우리가 살면서 학습해야 할 중요한 삶의 기술 가운데 하나다.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 겪을 수는 없지 않는가? 싫고 힘든 일도 경험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수용한다는 말은 설사 그때의 경험내용이 불쾌하거나 내게 혐오스런 자극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갖질 않고 존재하는 그대로 기꺼이 경험한다는 말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개방적 태도와 유연성을 확보하게 된다.
 
 
인경 스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자연치유학과 명상상담 교수. 목우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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