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치매 피고인 ‘기억의 숲’ 파고들어 정신감정

치매 환자 15명 수용, 국내 유일 치료감호소
범죄자를 격리·치료하는 공주치료감호소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범죄자를 격리·치료하는 공주치료감호소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6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구불구불한 산길을 차로 한참 내달린 끝에 적막한 회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1987년 문을 연 국내 유일의 치료감호 시설 ‘공주치료감호소(국립 법무병원)’였다. 국가 보안시설인 이곳엔 1146명(지난달 기준)의 정신 질환자가 수용돼 있다. ‘강남역 살인사건’ 가해자를 비롯한 조현병 환자(45.4%)가 가장 많지만 치매 환자도 15명 있다.

계획 살인, 망상 살인 대부분 분별
1년 전 범행도 역으로 추론 가능
“초고령 시대 국가 차원 관리 필요”

 
최종혁 감호소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진)은 “치매 환자의 비중은 전체로 볼 땐 적은 편이지만 증가 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3년 두 명이었다가 7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법원에서 요청한 치매 감정도 12건에 달했다”고 말했다.
 
공주치료감호소는 전국 법원에서 의뢰된 형사 사건 피고인의 정신감정을 한다. 통상 4주간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곳 전문의들은 스스로도 흐릿한 치매 범죄자의 ‘기억의 숲’을 면밀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치매 환자의 정신감정 과정이 궁금했다.
 
“경험이 풍부한 의사라면 계획 살인과 망상에 의한 살인은 대부분은 분별이 가능합니다. 특히 정신질환 중에서도 치매는 살인을 하고도 ‘화를 좀 낸 것 같다’ 이런 식인데 환자가 혼란스러워하면서 보이는 공통적인 반응과 행동들이 있습니다. 1년 전 범행이 치매에 의한 행동이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치매 진료를 받았던 병력 청취와 피의자 신문조서상 범행 전후의 행동들을 통해 역으로 추론이 가능합니다. 단, 최종 규범적 판단은 법원이 하는 것이고 의료진은 생물학적 판단을 제시하는 것으로 역할을 다하는 것이죠.”
 
의사의 면담 외에도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측정과 치매 진단 검사, 심리학 전문가의 표준화된 심리 검사 등 10여 단계를 거쳐 판단한다고 한다.
 
법원은 치매를 비롯한 정신 질환자의 범죄를 판단할 때 치료감호소의 감정 의견을 중요한 토대로 삼는다. 그러나 근무 환경이 열악해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엔 전문의 9명이 환자 536명을 감정해야 했다. 전문의 한 명당 최대 60명꼴이었다. 최 소장은 “치매 환자가 늘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고 했다. 치매는 치료법이 딱히 없고 악화만 되니 간병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의사 한 명당 90~100명의 환자를 돌보면서 치매 환자 수발까지 겸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감호소는 중증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특수병동을 추진하고 있다.
 
최 소장은 “치매는 일대일 간호가 필요한 중증 질환이다. 수용 시설에선 민간 병원처럼 간병인을 쓸 수 없어 의료진의 고통이 크다.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국가 차원에서 치매 범죄자를 관리하는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관련기사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