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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다이허 이후에도 중국은 격렬한 권력 투쟁 진행 중”

[중앙SUNDAY가 만난 사람] 중국 정치평론가 장리판
2012년 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8차 중국 공산당 대회. 시진핑이 당 총서기에 선출됐다. 당 대회는 5년마다 열린다. 19차 당 대회는 오는 10월 18일 개최된다. [중앙포토·AFP=연합뉴스]

2012년 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8차 중국 공산당 대회. 시진핑이 당 총서기에 선출됐다. 당 대회는 5년마다 열린다. 19차 당 대회는 오는 10월 18일 개최된다. [중앙포토·AFP=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당 대회가 오는 10월 1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당 대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자로서의 기반을 굳히는 ‘대관식’이 될 것이란 예상이 무성하다. 중앙SUNDAY는 언론 자유가 통제된 중국에선 보기 드물게 ‘정치평론가’란 직함으로 활동하는 역사학자 겸 개혁파 지식인 장리판(章立凡)에게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의 전망과 물밑에서 치열하게 진행 중인 당내 계파 간 권력투쟁의 내막에 대해 물었다. 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권력투쟁이 펼쳐지고 있으며 최후의 순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시 주석의 집권 연장과 당 주석제 부활, ‘시진핑 사상’ 채택 등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주 중앙일보 베이징총국에서 진행됐다.

내달 당 대회 치열한 갈등 예고
앞당겨진 군부 인사 심상치 않아

‘시진핑 사단’ 능력 있지만 수적 열세
공청단과 공존할 수밖에 없을 듯

2022년 이후 집권도 추진 시진핑
후계자로 천민얼 지명할지 의문

주석제, ‘시진핑 사상’ 채택 어려워
모든 계파의 불만 사 은퇴 후 불안
5년간 권력 완전 장악 땐 집권 연장

 
설령 후계자 지명돼도 좋은 일 아냐
당 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인사에 있다.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이외에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汪洋) 부총리,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 한정(韓正) 상하이 서기, 천민얼(陳敏爾) 충칭 서기 등이 상무위원이 되고 천민얼이 시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중국 공산당의 많은 일은 최후의 일 분에 가서야 결정된다. 최근 보도되고 있는 명단이 최종본이라고 말할 근거가 없다. 과거에도 당 대회 전에는 항상 명단이 나돌았다. 내 기억에 16차 당 대회에 앞서 나돈 상무위원 명단은 7명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상무위원은 9명이 됐다. 이걸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번에도 상무위원이 5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예상 명단에는 의문이 있다.

천민얼이 후계자가 되려면 두 단계를 뛰어올라가 상무위원이 되어야 하는데 이 역시 알 수가 없다. 설령 후계자 지명이 되더라도 좋은 일이 아닐 수 있다. 시 주석은 2022년 이후 집권도 추진한다고 보는데 미리 후계자를 지명할 의사가 있는지 의문이다. 설령 누군가가 후계자 지명을 받더라도 남은 기간 정치적 위험이 높아지니 당사자에게 반드시 좋은 일이라 할 수도 없다.”
 
8월에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뜻이 관철되는 쪽으로 당 대회 인사 향방이 결정되지 않았나.
“중국어에 거우두이(句兌·술을 빚을 때 다른 도수, 다른 맛의 술을 섞는 것을 뜻하는 말)란 용어가 있는데 베이다이허 회의가 바로 그렇다. (계파 간, 지도자 간) 일종의 협상이고 이익을 맞바꾸는 것이다. 상대방의 요구와 조건이 무엇이며 나의 생각은 무엇인지를 놓고 협상을 하며 단계적으로 결론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면 최고지도자에게 최선이 아닌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권력이 강화됐을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들리는 얘기로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파벌이 힘을 얻었다고도 한다. 아무튼 회의 전후로 예전에 없던 이상한 조짐들이 보인다.”
 
어떤 조짐이 그렇다는 말인가.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일들이 먼저 일어났다. 정치국원 쑨정차이(孫政才)의 실각, 시 주석이 고위 간부들을 불러모아 놓고 행한 특별연설(7·26 강화), 실전훈련장에서의 열병식 거행 등이다. 모두 다 과거에 없던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고 나서 베이다이허 회의를 했는데, 그 뒤 군부 인사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팡펑후이(房峰輝) 연합참모부 참모장의 조사설에 이어 여러 고위직 장군들이 교체됐다. 원래대로라면 당 대회를 거쳐 인사를 하는 것이 맞는데 왜 앞당겼을까. 이게 만약 베이다이허에서 정해진 일이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회의가 순조롭지 않게 끝나 권력투쟁이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중국 공산당에는 근심체고(根深蔕固), 즉 뿌리가 깊어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있다. 정권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것인데, 다른 방법으로 권력 유지가 불가능할 경우엔 군에 의존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이 린뱌오(林彪)를 활용해 류사오치(劉少奇)를 정리했던 방법이다. 지금 권력투쟁의 한 축에서 군을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상하이방·공청단 손잡으면 곤경 빠져
당 대회 전후의 권력 투쟁 향방을 어떻게 보나.
“중국 공산당은 6·4 천안문 사건(1989년) 이후로 3개 파벌, 즉 태자당과 상하이방, 공청단파가 균형을 이뤘고 번갈아 집권했다. 삼족정립(三足鼎立)에 따라 정치 안정이 이뤄졌다. 그런데 지금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방과 공청단 세력을 많이 제거했다. 원래 자신을 지지했던 태자당도 마찬가지다. 금융계와 증권업계에 대한 반부패 사정 및 대기업 숙정 등을 통해서다. 과거 5년 동안 수세에 몰렸던 계파들이 연합해 지금의 주류에 카드를 꺼내들고 담판 내지 결판을 할 수 있다. 과거 치열하게 싸웠던 상하이방과 공청단이 지금 공동전선을 펼치며 협력한다면 시진핑 주석이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 결국 시 주석은 지금까지 공청단을 비판하고 숙정했지만 19차 당 대회 이후 부득이하게 공청단과 함께 가는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 본인이 다른 계파를 끌어내리고 자신의 파벌을 형성해 권력 기반을 다지고 있지 않나.
“맞다. 그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이란 뜻)들이다. 시진핑의 용인술을 관찰하고 있는데 철저하게 자신이 잘 아는 사람만 쓴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마오쩌둥과는 다른 인사 방식이다. 시자쥔은 대부분 지방 관원이고 중앙에서의 업무 경험이 없다. 공산당 관료 서열로 볼 때도 최고위층에는 못 미치고 중상층 간부급에 해당한다. 다들 능력은 뛰어나지만 숫자도 많지 않다. 그래서 공청단파에는 당하지 못한다. 공청단과 공존할 수밖에 없다.”
 
덩샤오핑(鄧小平)이 폐지한 당 주석제를 부활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 주석에도 취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주석제와 상무위원회 제도는 본질이 다르다. 집단지도체제 안에서 상무위원들은 평등하며 총서기도 상무위원들의 반장(班長) 격일 뿐이다. 그러나 주석제에서 주석이 던지는 한 표, 주석이 제기하는 사안이 갖는 무게는 완전히 달라진다. 평등성이 깨지게 된다는 얘기다. 덩샤오핑이 주석제를 폐지한 이유는 1인 권력 집중을 막기 위한 것인데 이번 대회에서 주석제가 채택될지는 판단이 어렵다.”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을 개정해 ‘시진핑 사상’을 중국의 지도이념으로 명문화할 것이란 예상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다. 당장에 이를 쓰겠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특히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세대들은 그렇다. 태자당도 마찬가지다. 태자당은 지금의 중국은 마오쩌둥이 아버지 세대의 혁명원로들과 함께 일군 공통의 강산이란 의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시 주석 혼자 개국군주(마오쩌둥)와 같이 동렬에 오르려 하느냐는 불만이 있다. 더구나 인터넷 시대로 마오와 같은 폐쇄적 사회가 아니다. 당초는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써넣는다는 말이 많다가 지금은 치국리정(治國理政) 신사유(新思惟)란 용어가 많이 나오고 당 대회에서 토론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 생각해보면, ‘시진핑 사상’이란 용어에 대해 당 내부에서 동의를 못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조용하게 일을 추진해 당 대회 통과를 보다 쉽게 하려는 일종의 전술일 수도 있다.”
 
집권 이듬해 푸틴 만나 ‘비슷한 점 많다’
시진핑 주석이 2022년에도 물러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할 것이란 예상이 무성하다.
“그런 예견은 제법 오래전부터 나왔다. 집권 이듬해 시진핑 주석은 첫 해외순방국으로 러시아를 선택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우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비슷한 점 중에는 자신도 나중에 물러나지 않거나, 물러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권력을 놓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포함된다고 본다. 지난 5년간을 놓고 볼 때 시 주석이 은퇴하면 자신도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시 주석에게는 적이 많다. 모든 계파, 모든 사람으로부터 불만을 샀다. 지식인이나 개혁파로부터도 마찬가지고 기득권자로부터도 불평이 많다. 나는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는 남은 5년에 달렸다고 본다. 향후 5년간 완전한 권력 장악에 성공한다면 그는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총서기 임기를 연장하거나 종신제로 바꾸든, 아니면 주석제를 도입하든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장리판

장리판

장리판(章立凡) 1950년생. 중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로 많은 저작이 있다. 하지만 본업 이외에 정치평론가로 해외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이란 시각에 입각해 중국 정치를 분석하며 공산당에 비판적인 발언도 자주 한다. 1930년대 ‘칠군자’ 중 한 사람으로 불린 항일·애국인사이자 비(非)공산당원으로 신중국 건국에 기여하고 식량부 부장(장관) 등을 지낸 장나이치(章乃器·1897~1977)의 아들이다. 부친 장나이치는 마오쩌둥 통치 시절인 57년 반(反)우파투쟁 때 우파로 몰려 실각했다.
 
 
예영준 베이징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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