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4600조원이나 흘러들어간 中 부동산 시장, 무너질까?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노(NO)!
중국 1선 도시(경제 수준이 높은 대도시)들 부동산 가격을 보면 더 그렇다. 더 오를 수 없을 것 같았던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었다. 지난해 9월까지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의 신규 주택 가격은 각각 전년 대비 27.8%, 32.7%, 34.1% 급등했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대부호 왕젠린 회장은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이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사진: CKGSB]

[사진: CKGSB]

최근 몇 년간 중국 부동산 가격을 보면 더 놀랍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평균 임금은 서구 국가의 도시들보다 훨씬 낮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주요 국제도시의 수준과 비슷하다. 소비자 가격 트래킹 전문 웹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지난 5 월 베이징 및 상하이 중심부에 있는 아파트의 ㎡당 평균 가격은 약 1만3000달러 수준이었으며, 뉴욕(1만1800달러)보다 비쌌다.
 
먼저 산 사람들은 큰돈을 벌었다. 상하이에서 영어 학원의 공동 창업자인 34세의 린 황(Lynn Huang)은 7년 전 푸동(Pudong) 지역 아파트를 1㎡당 1만3000위안(약 220만원)에 매입했다. 지금 그 가치는 5만 위안으로 4배 가까이 올랐다.  
상하이 푸둥 지역 고급 아파트 [사진: 아고다]

상하이 푸둥 지역 고급 아파트 [사진: 아고다]

부동산 시장의 태동, 언제부터일까. 1990년대 초반까지 중국 주택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다. 정부가 배급하는 식이었다. 90년대 중반에 가서야 당국은 주택을 팔고 살 수 있게 허용해줬다. 처음엔 불만이 대단했다. 무료로 받을 수 있었던 주택을 돈 주고 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점차 시장경제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1995년 베이징 60㎡짜리 아파트값은 약 20만 위안(약 35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약 550만 위안은 줘야 한다.
 
오늘날, 중국인에게 주택은 부를 저장하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지난 2015년 주식 시장이 붕괴되면서 중국에서 ‘부동산’은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샘 크리스핀 ABP 홍콩지사 CEO도 "중국에서 부동산과 같은 수준의 안전한 상품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거들었다.  
 
은행들도 부동산을 안전하다고 본다. 지난해 은행이 새로 대출한 자금 중 절반 이상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갔다. 대부분 부동산 개발업자와 주택 구매자들이 받은 대출이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액수만 26조6800억 위안(약 4600조원)에 달한다. 누적 수치가 아니다. 지난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신규 대출 액수로 2015년보다 27%나 늘어난 수치다.  
베이징의 한 아파드 [사진: CNBC]

베이징의 한 아파드 [사진: CNBC]

대출을 뜯어보면 개발업자만큼이나 중산층이 낸 대출이 상당하다. 그래서일까. 중국 경제를 움직이는 중산층 자본의 약 70%가 부동산에 묶여있다. 1990년대 첫 번째 부동산 폭등 행렬에 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도시로 뒤늦게 이주한 경우는 아예 집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급격한 도시화로 생긴 부작용으로 계층까지 나눠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분석 웹사이트 '밍티안디' 설립자인 마이클 콜은 "부동산을 소유한 계층은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계층과 확연히 구분된다"며 "젊은 세대가 결혼을 앞두고 집을 장만할 때 부모 도움이 꼭 필요한데 예전에 여러 채를 사두거나 재산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유 계층과 비소유 계층 간 격차마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많은 중국인들이 부동산 소유하지 못하면 자식도 제대로 결혼시킬 수 없다는 일종의 '사회적 불안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넘베오 자료를 보면 미국 뉴욕 소득 대비 가격 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은 13인데 반해 베이징은 33 이상, 선전은 44 이상이다. 선전에서 집을 사려면 44년 치 월급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소리다.    
 
중국 정부는 당혹스럽다. 규제는 해야 하는데 집을 사려는 이들의 욕구가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이다. 버블이라고 외쳐도 소용없다. '철옹성 버블'이다. 정부도 은행부터 개발업자까지 얽혀있는 부동산 시장에 엄격한 규제만 들이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 ~ 30 % 가 부동산과 관련된 산업에서 나온다고 본다.
 
게다가 지방정부마저 부동산에서 수익을 거둔다. 중국 비즈니스 잡지 차이신(Caixin)에 따르면 지난해 토지 사용권 매각 수입은 3조 7500억 위안(약 650조원)으로 지방 정부 연간 총수익의 30%나 차지했다. 일부 지역은 50%가 넘는 곳도 있었다.
 
중국 정부 탓이 크다. 엄밀히 말하면 중국 부동산은 소유권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주택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그만큼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켜야 하는 책임도 크다. 아파트·빌라·공장 등 모든 부동산은 최대 70년간 사용권한만 임대할 수 있다. 이것도 문제다. 지난해 4월 원저우시 지방 정부가 거주자들에게 20년간 사용권한 임대 기간이 끝났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인대를 연장하려면 현 시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비용을 내라고 했다. 기존 거주자들은 격분해 SNS를 통해 거세게 항의했다.  
별도 비용 없이 임대를 연장해주는 쪽으로 문제를 봉합하기는 했지만, 중국 전역에서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불씨였다.
거품이 붕괴되면 중국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거품이 사라지고 나라 경제가 혼란에 빠진다면 순전히 토지 매매와 건설을 통제하는 중국 정부 책임이다. - 크리스핀
중국 정부는 부랴부랴 주택을 여러 개 보유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친척 이름까지 쓰면 최대 두 채까진 보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악용한 부부들이 위장이혼까지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후 이혼을 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만 집을 살 수 있다는 규정을 마련해야 했다.  
홍콩에 새로 지은 아파트, 땅값이 비싸 초고층 아파트가 주를 이룬다. [사진: 제로헤지]

홍콩에 새로 지은 아파트, 땅값이 비싸 초고층 아파트가 주를 이룬다. [사진: 제로헤지]

중국 부동산 가치를 두고 거품이냐는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건 단순히 경제적 가치가 아닌 집을 사겠다는 욕구가 문화적으로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결혼을 하려면 반드시 집이 있어야 한다. 집을 장만하는 시기도 빠른 편이다. HSBC 은행 조사에 따르면 1981부터 1998년 사이 태어난 중국인의 70%는 이미 집을 갖고 있다. 미국(35%)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다.
 
어떻게 가능할까. 결혼을 앞두고 집을 살 때 온 가족에 친척까지 나서서 돈을 대주기 때문이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져온 한 자녀 정책이 한몫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도 나타난다. 중국인들 상당수가 지금 집값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다.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거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많다. 밍티안디 설립자 콜은 "중국 부동산 시장을 두고 거품 논란이 계속되는데 이는 서구적인 시선으로 보는 데서 비롯된다"며 "미국과 중국 부동산 시장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 요소는 분명 있다. 그림자 금융, 관련 법규정 미비, 막대한 국가 부채비율 등이다. 그리고 최근 문제가 하나 더 생겼다.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1선급 도시는 아직도 집 구하기가 어렵지만,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엄청난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도시 집값이 오르자 중국 전역에서 주택 건설 붐이 일어난 탓이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중국에 4억5000만㎡에 달하는 미분양 주택이 있다. 미국 보스톤보다 두 배나 넓은 면적이다. 그래서 대도시와 지방 집값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다. 약 900만 명 정도가 사는 중국 북서부 시안(Xi'an)에 있는 60㎡ 아파트값은 약 6만5000위안(약 1130만원)에 불과하다. 수억을 호가하는 대도시 집값하고는 또 다른 풍경이다. 공급량이 많아서다.
 
지난해 7월 중국 관영매체 신화망은 중국 중소도시들이 짓고 있는 아파트를 모아보면 2030년까지 수용 가능한 인구가 34억 명이나 된다. 중국 인구의 2.5배나 되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생긴다는 의미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를 겪고 있다. 한국의 강남처럼 베이징·상하이·선전같은 대도시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지만, 중소도시에 있는 집값은 2000만원만 주면 살 수 있는 곳이 많다. [자료: CKGSB]

중국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를 겪고 있다. 한국의 강남처럼 베이징·상하이·선전같은 대도시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지만, 중소도시에 있는 집값은 2000만원만 주면 살 수 있는 곳이 많다. [자료: CKGSB]

꼬이고 꼬인 중국 부동산 시장, 해결방안이 있을까.  
 
폭등하는 집값도 잡아야 하지만 덩치 큰 부동산을 죽일 수도 없다. 일각에선 싱가포르 얘기를 꺼낸다. 싱가포르의 경우 10명 중 8명은 정부에서 집을 내준다.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하지만 중국은 주택 구입 보조금을 받은 이가 극히 드물다. 재산세를 늘려볼까. 상하이와 충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됐으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그럼 방법은 하나다. 아파트 수요가 있는 곳이 그냥 더 짓는 거다. 지난 4월 베이징 당국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신규 주택 150만 채를 공급하기로 했다.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도 중국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묘안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베이징 컨설턴트인 앨런 리는 "일본은 1990년대 주택 시장이 붕괴되면서 아직까지 헤매고 있다"며 "중국 정부도 부동산 문제가 한번 터지면 전체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가능한 한 모든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톰 넌리스트 CKGSB 전문 칼럼니스트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