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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B금융지주 윤종규회장 '혼자 멀리가려는 게 아닌가'



[베타뉴스 전근홍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회장 연임과 관련해 직원 설문조사 결과를 조작한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을 업무방해죄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다.

윤종규 회장은 "혼자 가면 빨리 갈수 있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더불어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직원과 소통을 강조했으나 윤회장을 고발한 노조는 '혼자 멀리 가려는 수장과는 함께 갈 수 없다'는 듯 한발도 물러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 회장과 노조의 불화와 마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 노조위원장 선거에 박홍배 노조위원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KB국민은행은 자진사임 형식으로 노조 선거개입에 책임이 있는 임원들을 해고 조치하며, 노사 간 밀월관계를 이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전산조작 방식으로 윤회장의 연임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과 함께 노조에 의해 사법당국에 고발까지 당했다.

여론은 극명하게 갈린다. 2014년 KB금융지주가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당시 수장이었던 임영록 회장이 로비관계에 연루돼 물어난 뒤, 떨어진 KB금융의 위상을 재건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KB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 14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1조 860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3% 늘어나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노조에서는 “KB금융 산하 모든 계열사의 노사관계를 파탄 낸 주범”이라며 극렬히 그를 비판한다.

계열사별로 노사관계에 개입해 ‘임단협’을 1, 2년씩 지연시키고 성과연봉제 도입, 노조 선거개입, 강제퇴직, 신입직원 임금 삭감 등 노동탄압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윤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결정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윤종규 회장이 업무경험,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을 높게 평가 받았다고 하더라도 인간 윤종규가 직원들과 함께 KB금융의 미래를 원만히 설계해 나갈지는 미지수다.

흔히 경영자의 리더십 덕목은 지식·신뢰·소통·파워로 구성된다고들 한다. 지식은 상황을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는 넓은 안목이다.

신뢰는 성과를 내기 위해 긴요한 관계의 질(Quality of relationship)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파워는 리더가 일을 시켰을 때 그것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소통은 상호 이해의 핵심 덕목이다.

노조는 박근혜 정권 때 조합을 탄압한 윤회장의 전력을 들어 청산 대상의'적폐'로 규정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식과 파워를 겸비해 경영을 잘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가 말하는 소통과 신뢰라는 덕목은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순간 모면용'이라는 인상을 씻을 수가 없다.





전근홍 기자 (jgh2174@betanews.net)

[ 경제신문의 새로운 지평. 베타뉴스 www.betanew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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