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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왜 인사 실패를 반복하나

문재인 정부는 언제 완전한 진용을 갖출 수 있을까.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2일 만인 15일 자진 사퇴하면서 중도 낙마한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7명으로 늘었다. 임기 초반 인사 실패를 겪은 박근혜 정부와 같은 숫자다. 또한 문 대통령 취임 129일이 지났는데도 완전한 내각을 구성하지 못하면서 역대 가장 늦은 내각 구성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대선 후보 때만 해도 “인사검증은 역대 가장 깐깐했던 민정수석인 저 문재인이 잘 할 수 있다”(3월 19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토론회)고 자부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왜 계속 인사 실패를 반복하고 있을까.
문재인 정부에서 잇따라 낙마한 고위 공직자와 후보자 [중앙포토]

문재인 정부에서 잇따라 낙마한 고위 공직자와 후보자 [중앙포토]

 
①미완의 인사시스템=현 정부 인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온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낙마한 뒤인 지난 4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지금까지의 인사를 되돌아보면서 인사 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국민에게 약속드린대로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이 협의해서 인사원칙과 검증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한 건 결국 현재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함 셈이다. 지난 6월부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진행하는 인사추천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청와대는 “인사추천위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할뿐 실제로 매번 인사 때 인사추천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②국민 눈높이와 다른 잣대?=청와대가 국민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시각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일 이유정 전 후보자가 ‘주식 대박’ 논란으로 낙마한 뒤 “주식투자와 관련해 억울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안다”거나 “(법조인 경력에 비해) 통상적으로는 많은 재산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주식 투자를 통해 12억원이 넘는 고수익을 올린 데 대해 많은 국민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에서도 청와대는 두둔만 한 것이다. 음주운전 전력으로 물러난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나 “시중에 도는 구설”로 인해 물러난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경우에는 청와대가 이미 흠결을 알고 있으면서도 발탁을 했다. 문 대통령과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이들에 대해 청와대가 ‘집단사고(groupthink)의 오류’에 빠지면서 일반 국민과 괴리된 시각을 보였다는 것이다.
 
③코드 인사가 원인?=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안경환ㆍ조대엽 전 후보자 등은 내정 단계에서 사실상 단수 후보였다는 게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청와대도 잇따른 낙마 사태를 겪고 나서야 단수 혹은 2배수 후보자를 상대로만 진행하던 정밀 검증을 최소 3배수로 늘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성향이 현 정부의 코드에 맞거나 문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 검증대에 올랐을 때 과연 현미경 검증이 진행됐는지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④책임지는 사람은 없다=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방해하는 인사 참사가 잇따르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것도 실패의 반복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3월 인사 추천 실명제의 도입을 약속하면서 “(인사가) 잘못됐다면 책임을 지게 청와대에 남겨서 후세까지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낙마 사태가 벌어진 뒤 추천자가 누구였는지에 대해선 계속 함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사검증 담당자인 조국 민정수석이나 조현옥 인사수석이 사과를 하지도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과거 (노무현 정부의) 중앙인사위원회가 상당한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는데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사장돼 버렸다”며 인재 풀이 부족한 걸 이전 정부의 탓으로 돌렸다.
 
⑤정치력의 부재=지난 11일 국회 표결을 통해 낙마한 김이수 전 후보자의 경우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을 잘 설득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민주당은 “분노” “땡깡”과 같은 언사를 써가며 야당을 비난할 뿐 정치력을 발휘하진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군다가 박성진 전 후보자의 경우 여당에서도 반대가 심했던 만큼 청와대가 정치력부터 복원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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