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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축구.공.감] 히딩크-축구협회 2라운드...깊어지는 신태용호 딜레마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감독이 마침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논란의 당사자인 히딩크 감독도, 이를 해결해야 할 대한축구협회도 핵심을 피하며 외교적인 수사들만 나열하고 있어 논의가 구체화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깝게는 다음달 A매치 평가전, 멀게는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야하는 축구대표팀 구성원들의 혼란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
 

히딩크 감독, 기자회견에서 속내 감춰
축구협회는 '거짓말 논란'으로 휘청
대표선수들 "분위기 뒤숭숭한 건 사실"

히딩크 감독은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각 언론사 유럽 현지 주재기자들을 모아놓고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성사시킨 지난 6일 국내 대리인을 통해 "한국축구대표팀을 다시 이끌어보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목표를 제시했던 것과 달리 기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는 일단 속내를 감췄다.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의지는 살짝 에둘러서 표현했다. "미국 방송사와 축구해설을 맡기로 해 감독직을 수행하는 게 힘들 수 있다"면서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일단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자"며 여운을 남겨놓았다. 이와 관련해 히딩크 감독 관계자는 "해설위원 위촉은 가계약 형태다. 계약서에 본선 진출국의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 계약이 자동해지된다는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면서 "히딩크 감독은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 지휘봉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는 원치 않는다. 여러 번 강조한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이라는 표현 속에 모든 해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가 추대 형식으로 히딩크 감독에게 대표팀 사령탑 역할을 제의할 경우 수락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는 의미다. 히딩크 감독 측근은 "대표팀을 다시 맡을 수 있다면 연봉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히딩크 감독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거짓말 논란에 휘말렸다. 히딩크 감독이 "지난 6월 중순께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원한다는 의사를 축구협회에 전달했다"고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 6월 중순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전 감독이 물러나고 축구대표팀 사령탑이 비어 있던 시점이다.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이 물러나고 새 기술위원장을 찾고 있던 시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는 그간 "히딩크 감독측으로부터 어떠한 형태로든 감독직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불쾌하다"며 직접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히딩크 감독 기자회견 직후 "지난 6월에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으로부터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내용의 카톡 메시지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오른쪽은 김호곤 부회장이 공개한 카톡 내용[연합뉴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오른쪽은 김호곤 부회장이 공개한 카톡 내용[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그저 일방적으로 전달 받은 메시지였을 뿐이다. 당시 나는 기술위원장도 아니었고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에 관여할 입장도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지만, 축구팬들은 "거짓말을 했다"며 대대적으로 성토하고 있다. 히딩크재단 측은 "김 위원장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싶진 않다"면서도 "히딩크 감독 부임에 대해 '여러가지 채널'로 대화를 나눴던 건 사실이다.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 기자회견 직후 축구협회도 공식 입장문을 냈다. 역시나 외교적인 수사들로 가득했다. "한국축구와 축구대표팀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면서 "히딩크 감독이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 채 우선 날카로운 여론의 태풍에서 한 발 벗어나자는 의지가 읽힌다. 
 
관련 논란이 깊어지고 길어질수록 축구대표팀의 피해가 커진다.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고 심기일전해야 할 시점에 사령탑 교체 논란이 불거지며 선수들도 심란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표팀 멤버는 "가족들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도 히딩크 감독님이 정말 대표팀에 부임하는지 궁금해한다. 신태용 감독님을 믿고 월드컵 본선을 준비한다는 각오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자꾸 들려 선수들 분위기가 뒤숭숭한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선수들이 경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은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히딩크 감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결자해지'에 나선 만큼, 축구협회도 이 논란을 정리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한다. 신태용 감독 체제로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준비한다는 계획이 확고하다면 히딩크 감독에게 기술고문직을 제의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결정은 빠를 수록 좋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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