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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울산청장 “‘고래 사건’ 조사 검·경 수사권 다툼 아냐”

지난 8월 7일 울산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앞으로 각오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7일 울산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앞으로 각오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경찰이 압수한 고래고기를 한 달 뒤 검사가 피의자들에게 돌려준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지시한 황운하(55)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이번 일을 검찰과 경찰의 다툼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건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울산청, 13일 압수 고래 고기 돌려주라 한 검찰 수사 착수
‘수사권 독립’ 주장하던 황운하 울산청장의 힘이라는 시각

황 청장 “진상 밝히는 과정일 뿐” 검·경 대립으로 확대해석 우려
경찰 직원협의회 출범은 형사사법제도 개혁의 시작점이라고 밝혀

황 청장은 14일 오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폐기해야 할 고래 고기를 포경업자들에게 돌려줘 결과적으로 고래 축제를 앞두고 막대한 이익을 얻게 해줘 의혹을 살만하다”며 “당시 불법포획을 추정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이 있었음에도 무슨 근거로 압수한 고기를 돌려줬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이 사건 수사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3일 울산지방경찰청장에 취임한 황 청장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을 역임하는 등 평소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주장해왔다. 형사사법 제도 개혁과 관련해 개인 SNS 계정에 활발하게 글을 올리는 등 검찰·경찰 개혁도 주장하고 있다.
 
이번 ‘고래 사건’ 수사 지시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충돌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수사권을 두고 검찰·경찰 각자의 입장이 있다. 이번 수사는 수사권 조정에서 경찰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거나 이와 관련한 논쟁을 벌이기 위한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사건의 진상을 명백하게 밝히는 과정일 뿐이다. 수사권 조정 문제와 연결하면 안 된다.”
 
의혹을 제기할 만한 사건인가.
“고래연구소 DNA 검사 결과 판독 불가능한 몇 개 시료 외에 모두 불법포획 고래고기로 추정된다고 나왔다. 경찰이 고래를 해체하는 현장을 덮쳤고 피의자들이 동종 전과가 있는 등 불법포획 정황이 있었음에도 무슨 근거로 다시 포경업자들에게 고래고기를 돌려줬는지 밝혀야 한다. 불법 포경업자에게 돌아간 고기는 바로 고래 축제에서 유통돼 다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업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압수한 고래고기는 폐기해야 한다.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황 청장은 지난 13일 출범한 직원협의회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울산청장 취임 후 형사사법 제도 개혁을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울산청 직원협의회 ‘고동소리’다. 직원협의회는 승진 등 주요 의사결정에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내부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일반 회사의 노동조합과 성격이 비슷하다. 전국에서 경찰공무원의 직원협의회 구성은 처음 있는 일이다.
 
취임 한 달이 조금 지나 직원협의회를 출범했다. 예전부터 계획한 것인가.
“지방청장이 된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 울산청장 발령 소식을 듣고 심장이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으로서) 올해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왜 발령이 났나 상실감도 컸다. 검찰·경찰 개혁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다. 올해 대대적 개혁을 이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여러가지 할 일이 있지만 먼저 경찰 내부 개혁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시작점이 직원협의회 출범인가.
“그렇다. 경찰 조직문화가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면이 있다. 인간의 존엄 가치를 제대로 지켜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상하 간 신뢰를 회복하고 인격권을 보장해줘 조직 내에서 인간의 가치가 지켜져야 경찰이 시민의 존엄 가치를 지킬 수 있다.”
 

경찰 조직에서 인간의 가치 지켜져야 시민의 존엄 가치를 지킬 수 있다.” 

 
직원협의회는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따서 만든 것이다. 소방·경찰공무원이 직장협의회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관련 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데 통과될 것으로 보나.
“올해 안에 입법화될 것으로 본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직장협의회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시도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 뭔가. 현 검찰·경찰의 가장 큰 문제는.
“형사사법 제도에서 앙시앵레짐(구 체제)이 많다. 경찰·검찰·법원의 신뢰도가 형편 없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어떻게 이런 제도가 있나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모두에게 익숙해진 구 체제를 정상화할 때가 됐다. 너무 늦었다.”
 
대표적으로 어떤 제도를 없애야 하나.
“민주주의 국가를 지탱하는 모든 제도의 뿌리는 권력분립이다. 우리나라 검찰은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 홍만표 전 검사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검찰 간부로 퇴직했다는 이유로 100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을 보면 어이가 없다.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으면 반드시 부패한다. 권력이 집중되면 결코 선한 권력이 될 수 없다. 유독 형사사법 제도에서 권력분립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주장한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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