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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M&A 막고 러시아 보안업체 퇴출…북핵 미지근한 대응에 화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 반도체업체 인수를 가로막고, 러시아의 보안업체를 공식 퇴출했다. 모두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었다.
북한 제재 문제로 중ㆍ러와 갈등을 겪어온 미국이 산업 분야에서 자국의 안보 문제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철저하게 선을 긋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모펀드의 1조4000억원짜리 미 반도체업체 인수 금지시켜
국토안보부는 러시아 보안기업 백신 모든 연방기관에서 퇴출
“국가 안보에 관련” 이유…북핵 미지근한 대응 불만 표출로 읽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최근 북한 제재 방안을 놓고 견해 차를 보였다. [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최근 북한 제재 방안을 놓고 견해 차를 보였다. [중앙포토]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계 사모펀드인 캐넌브리지가 미국 반도체회사 래티스반도체 인수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대통령이 안보에 대한 위험을 이유로 외국기업의 미국기업 인수를 저지한 것은 지난 27년 동안 단 네 차례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래티스반도체는 지난 1일 캐넌브리지에 13억 달러(약 1조4714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를 승인해 달라고 미 행정부에 요청했다. 미국 안보와 관련 있는 해외인수합병 거래를 검토하는 ‘외국인투자위원회'는 미국의 군사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이 거래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매각 금지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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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도 성명을 통해 “미국의 안보 확보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미 행정부의 약속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인수를 금지하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래티스반도체와 인수합병 협상을 벌이고 있는 캐넌브리지에 중국 정부 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차이나 벤처 캐피털 펀드가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연이은 도발을 차단하지 못한 중국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다는 점이 래티스반도체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백악관 발표가 다음 달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무역 갈등 및 북핵 제재 등으로 미ㆍ중 양국 관계가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며 정치적 배경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놓고 불협화음을 보여 왔다. [그래픽=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놓고 불협화음을 보여 왔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날 미국 정부는 또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연루 의혹을 받는 러시아 보안업체 카스퍼스키사가 제작한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인 ‘카스퍼스키’의 사용을 모든 연방 정부기관에서 중단시켰다. 국토안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토안보부는 카스퍼스키사 임원 일부와 러시아 정보 당국 간의 관계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스퍼스키사의 백신 프로그램이 정부 컴퓨터나 저장 파일에 대해 높은 접근 권한을 갖고 있어 나쁜 목적을 가진 온라인 세력이 침입할 경우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도 했다. 국토안보부는 정부 기관들에 한달 안에 카스퍼스키사 제품을 네트워크에서 찾아내고, 석달 안에 이 제품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하라고 요청했다. 카스퍼스키사는 러시아 태생의 유진 카스퍼스키가 1977년 창립한 보안 업체로 전 세계에 걸쳐 약 4억 명의 고객을 두고 있다. 본부는 러시아와 미국에 있다. 미 연방조달청은 앞서 지난 7월 이 회사를 ‘공인 업체’ 목록에서 제외한 바 있다.  
유진 카스퍼스키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유진 카스퍼스키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카스퍼스키사의 백신 프로그램은 이용자의 하드드라이브에 접근해 디지털 정보를 원거리에 있는 백신 공급업자의 서버에 제공할 수 있다. 백신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소위 ‘트로이의 목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론적으로 러시아 정부가 카스퍼스키사에 백신을 업데이트해 미국 정부의 컴퓨터에 피해를 주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컴퓨터 오작동을 일으키는 코드를 백신 업데이트에 끼워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진 카스퍼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의혹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두 달 전 블룸버그통신은 카스퍼스키 CEO와 고위 직원이 주고받은 e메일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요청한 비밀 사이버 안보 프로젝트 개요를 언급한 사실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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