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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방패 역할 거부한 민주당 … 새 정부 첫 당·청 충돌

청와대는 13일 국회가 박성진(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날 표결 과정에서 여당이 사실상 보고서 채택을 묵인했다는 점에서 충격이었다.
 

산업위 ‘부적격 보고서’ 채택 파문
여당, 표결 전 퇴장 … 야당에 협조
청와대 당혹 속 “박성진 중요하지만
김명수 후보자 희생시킬 수 없다”
두 사람 동시에 놓고 여론전 펼칠 듯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의견은 존중하지만 후보자 임명은 인사권자의 결정에 따르게 돼 있다”며 “국회에서 보고서가 정식 송부된 뒤 대통령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참모들은 입이 있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서 부적격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해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보고서 송부 기한은 18일이지만 보고서 채택 이튿날 보냈던 관행에 따라 내일(14일) 인사혁신처를 통해 전자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4일까지 박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 시기도 14일 이후가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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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박 후보자 거취에 대한 결정을 서두르지 않을 분위기다. 박 후보자의 거취도 문제지만 이번 사안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여부와도 관련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의견을 받아들여 임명을 철회했는데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정할 경우다. 김 후보자에 대한 표결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때의 재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자도 중요하지만 김명수 후보자를 정치적으로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데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14일과 28일로,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표결은 빨라야 28일”이라며 “김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당의 찬반 입장이 혼재한 상황에서 박 후보자의 거취를 결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 기간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18~22일)한다. 안보 위기 상황에서 이어지는 야당의 ‘발목잡기’에 대한 여론 상황이 향후 의사 결정 과정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일단 시간을 번 후 두 후보자 문제를 동시에 놓고 국민의당 등 야권을 설득할 ‘여론전’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나타난 여당의 기류에 오히려 더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여당 의원들의 협조 속에서 부적격 보고서가 채택되면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당·청 간의 충돌 양상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부적격 보고서 채택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동참한 것도, 청와대를 완전히 등진 것도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낙점한 박 후보자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거부해 청와대와는 분명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이날 산자위 여당 의원들은 표결을 앞두고 회의장에서 퇴장해 보고서는 표결 없이 채택됐다.
 
청와대가 박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거나 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다면 당·청 간의 균열 기류는 속히 봉합될 분위기다. 하지만 반대로 청와대가 박 후보자에 대한 조치를 미적대거나 끝내 임명을 강행한다면 또 다른 갈등을 낳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문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보고서가 표결 없이 처리된 것은 2003년 4월 당시 정보위원회에서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린 후 처음이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 원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한편 지난 11일 청문회에서 “(부적격 의견이 나오면) 위원님들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던 박 후보자는 별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강태화·김록환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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