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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하루 100조 다루는 거래소, 이사장 선임 원칙이 없다

이새누리 경제부 기자

이새누리 경제부 기자

한국거래소의 새 이사장을 뽑는 일이 시작부터 난관이다.
 

후보 전형 갑자기 멈추고 추가 공모
‘보이지 않는 손’ 자리 나누기 의심
정권에 휘둘리는 관행 반복 말아야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전형을 멈추고 후보를 추가로 모집하겠다고 13일 공고했다. 지금까지 10여명이 지원했지만 후보 풀을 늘린다는 이유다. 기존 지원자 중 한명은 “서류 심사 일정이 연기됐다는 문자 하나 달랑 받았다”고 말했다.
 
전례 없고 갑작스러운 추가 공모에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금융권 안팎에선 가장 먼저 “내정자가 바뀌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 허물을 벗었다. 대통령 임명 없이 주주총회 결의만으로 이사장을 뽑을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청와대나 금융당국 입김은 적지 않게 작용했다. 오히려 거래소 외관이 ‘민간’으로 바뀌면서 낙하산이나 코드에 맞는 인사를 앉히기 쉬워졌다는 말도 나온다.
 
기존 지원자 가운데 유력 후보로는 관료 출신인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꼽혔다. 하지만 일주일새 거래소 바깥 환경이 달라졌다. 지난주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수장이 잇따라 내정되면서다. ‘보이지 않는 손’들의 자리 나눠 갖기 계획이 틀어지면서 거래소에 불똥이 튀었다는 추측이다.
 
9명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형이 진행 중인데도 사실상 특정 후보가 내정된 것처럼 분위기가 만들어진 데다, 공공기관 지정 해제 후 이사장 후보 추천 임무가 이사후보추천위에 부여되면서 신중히 처리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사후보추천위 간사를 맡은 권오현 거래소 상무는 “(추가 공모가 아닌) 재공모도 검토했지만 기존 지원자를 무효화하는 것은 더욱 강한 조치로 판단해 추가 공모하기로 결정했다”며 “추가 공모는 기존 지원자가 부적격이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사후보추천위는 ‘깜깜이’ 전형이라는 지적을 감안해 지원 현황(지원자 동의시) 및 일정을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어떤 사람을 뽑을지 전형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주주총회는 허울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 이사장 선출을 위한 주주총회를 소집할 때 누가 후보에 올랐는지 아예 통지조차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거래소 노조는 이날 “이사장 선임 기준과 절차가 사전에 합리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위원회는 독립성을 확보하고 추천 대상과 이해상충 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거래소는 하루 평균 100조원에 가까운 돈이 오가는 한국 자본시장의 핵심이다. 이런 조직을 이끄는 수장은 전문성과 철학이 담보돼야 한다. 이번 참에 정권에 휘둘리는 관행을 뿌리뽑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공교롭게 거래소는 현재 40명 내외의 신입 직원을 함께 뽑고 있다. 채용 공고를 보면 필기 시험 과목부터 우대 사항까지 안내 사항이 빼곡하다. 수많은 청년 인재 가운데 낭중지추를 찾는 수고로움처럼 이사장 선임 원칙을 바로세워야 ‘진짜’ 민간기관 거래소로 거듭날 것이다.
 
이새누리 경제부 기자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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