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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비공개 의총에서 드러난 소수 여당의 고심…“그래도 협치”

지난 1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의 비공개 의원총회(의총)가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장. 회의장에 들어서는 민주당 의원들 표정은 하나같이 무거웠다. 회의장 입구에서 미리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게 “수고 많네요”라고 통상적으로 건네던 가벼운 인사도 이날은 없었다. 하루 전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부결의 여파 때문이었다.
 

‘김이수 부결’ 하루 뒤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무거운 분위기
자유발언 나선 의원들 “그래도 협치는 포기할 수 없어”
“탄핵반대세력은 안되지만 찬성세력은 함께할 수 있지 않나”
‘대선 민의’ 존중한다면 다당제 속 협치 원한 ‘총선 민심’도 인정해야
설훈 의원 “최대한 협치 노력…그래도 안 되면 국민이 심판”

‘김이수 낙마’ 이후 정국 해법과 정기국회 운영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민주당 의총은 집권 여당의 고심이 그대로 묻어났다는 게 참석 의원들의 증언이다. 여소야대 4당 체제 속에서 소수 여당의 한계를 뚜렷이 절감한 뒤 맞닥뜨린 고민이다.
 
추미애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김 후보자 부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국민의당을 향한 불만을 고스란히 쏟아냈다. “캐스팅보트 역할 한답시고 땡깡이나 부리는 집단이다. 더는 형제의 당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 두번째)와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 두번째)와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자유발언에 나선 네댓 명의 의원들 발언은 결이 달랐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 의원들에 따르면 자유발언 1번 타자로 나선 유승희 의원은 “(김 후보자 부결로) 어제는 밤새 잠을 못 잤다. 우리에게 너무 엄청난 내상을 안긴 치명타”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정기국회에 국민의당과 어떤 관계를 가져갈지 확실하게 정리하자”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어쨌든 의회 정치라는 게 중요하고 우리가 소수 여당인 상황에서 대야 관계가 교착 국면이니까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얄밉지만 그래도 협치의 가능성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의총에서 유 의원 다음으로 발언을 신청한 이훈ㆍ소병훈 의원도 맥락이 비슷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의원은 “우리가 국회에서 함께할 수 있는 상대와 그렇지 않은 상대를 정확하게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세력은 함께할 수 없지만 탄핵 찬성 세력과는 함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취지로 들렸다”고 한 참석 의원은 전했다. 민주당 외에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세력은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이다. 소 의원도 “민주당이 과반이 안 되는 상황에서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협치가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의총에 참석했던 변재일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발언과 생각들을 종합해보면 결국은 ‘협치’로 모아진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지금 가장 중요한 우군인 국민의당을 적폐 연대 세력으로 몰아버리면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어떻게든 인내하면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야당을 향한 민주당의 공격은 13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추미애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를 ‘코드인사’라고 비판하며 부결시킨 야당을 비난한 뒤 “민주당은 국회가 진정한 민의(民意)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직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면서다.
 
지난 7월 11일 민주당 의원총회장에 들어서는 설훈 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지난 7월 11일 민주당 의원총회장에 들어서는 설훈 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낳은 ‘대선 민의’가 있다면 다당제를 만든 ‘2016년 총선 민의’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1년 전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 외에 국민의당이라는 3당 체제를 낳은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는 ‘대치’만 하던 여야에게 ‘협치’ 하기를 바라는 민심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4선의 중진인 설훈 의원의 쓴소리는 민주당이 지금 곱씹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설 의원은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단 2표가 모자라 부결됐는데 앞으로 어떻게든 국민의당을 설득하고 협치해야 한다”며 “최대한 해보고 안 되면 그때는 우리가 뭐라 하지 않아도 국민이 알고 국민이 심판을 한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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