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공룡 수도권]수도권 팽창에 소외된 영호남 등은 불균형 심화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가 입주율이 20%대에 머물러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1년 지정된 지 25년만인 2015년 준공됐다. 여의도 면적의 4.1배에 달한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가 입주율이 20%대에 머물러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1년 지정된 지 25년만인 2015년 준공됐다. 여의도 면적의 4.1배에 달한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7일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석문산단). 석문면 삼봉리와 고대면 성산리 일대 1201만2000㎡ 규모의 거대한 산업단지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4.1배에 달한다. 이날 찾은 석문산단은 썰렁하기만 했다. 황량한 산업단지에는 잡초만 무성했다. 이곳 분양사무실에는 온종일 투자자 문의가 거의 없었다.  
 
석문산단은 LH공사가 1조5770억원을 들여 2015년 6월 준공했다. 1991년 산업단지로 지정된 지 25년 만이었다, 당진 등 충남 서북부지역 경제기반확충을 위해 건설된 이곳에는 화학, 자동차 및 트레일러, 금속 등 10여개 업종 200여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석문공단은 당초 수도권에 인접해 많은 기업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부지 분양가도 3.3㎡(평)당 72만 원대로 경기도 평택 포승 국가산업단지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분양률은 현재 22%에 그치고 있다.  
 
충남도 허재권 투자입지과장은 “석문산단 분양을 위해 수도권 등지에서 몇 차례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며 “석문산단이 입지조건이 나쁘지 않은데도 분양률이 저조한 것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전경. 입주업체가 업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전경. 입주업체가 업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철·고속도로·SRT 등 교통망의 대대적 확충으로 수도권 범위가 충청·강원권까지 확장하고 있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은 개발 혜택을 보지 못한 채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충청권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기업유치 등에 큰 타격을 받고 있고, 영·호남 지역은 SOC(사회간접자본) 인프라마저 줄었다며 아우성이다. 여기다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까지 더해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충청권은 수도권에서 이전하던 기업 수가 급감하고 산업단지 분양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충남 금산 중부대 등 지방의 일부 대학도 수도권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 7월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이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강원도 홍천군 내촌~서석터널 구간에서 정체 현상이 이어졌다. 박진호 기자

지난 7월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이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강원도 홍천군 내촌~서석터널 구간에서 정체 현상이 이어졌다. 박진호 기자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 15개 시·군이 유치한 기업 수는 2007년 1004개에서 지난해 714개로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수도권 기업 유치 건 수는 2007년 378개에서 지난해 24개로 급감했다. 수도권과 인접해 많은 기업을 유치했던 천안시의 경우 수도권에서 이전한 기업은 2007년 49개였느나 지난해에는 5개에 불과했다. 서철모 천안시 부시장은 “이전 기업에 대한 입주보조금 등을 혜택을 늘리려 해도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아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수도권에서 충북으로 이전한 기업도 수도권 규제완화가 본격적으로 된 2009년 이후 해마다 10〜20여개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수도권으로 가는 기업도 상당수다. 충남 천안 충남테크노파크에 입주한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A사는 오는 10월 경기도 동탄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 회사 측은 “석·박사 출신의 고급인력이 필요한 데, 이들 대부분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지역 기업을 선호하고 있어 아예 기업을 옮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본격 추진됐다. 2009년 1월 수도권 정비계획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장총량 규제 대상 적용기준을 완화한 게 대표적이다. 수도권 지역의 공장 증설 또는 신설 허용 규모을 종전 200㎡에서 500㎡로 늘렸다. 소규모 신·증설을 사실상 자유롭게 길을 터 준 것이다. 박근혜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5년 하반기 이후 인천 영종도·경기 고양 지역에 관광시설·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입주율이 22%대에 머물러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입주율이 22%대에 머물러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학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홍성의 청운대와 금산의 중부대가 수도권으로 이전했다. 청운대는 2013년 인천으로, 중부대는 2015년 경기도 고양시로 각각 옮겼다. 대전 을지대는 경기도 의정부시로 이전을 추진중이다. 충북에서는 세명대가 2015년부터 경기도 하남에 학생 수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분교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하남시와 협의 중이다.  
 
이에 대해 박노권 목원대 총장은 “지역 대학이 수도권으로 옮기는 것은 학령인구가 갈수록 주는 현실에서 학생 모집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수도권 쏠림 현상이 계속되는 한 지역 대학의 미래도 어둡다”고 말했다. 
 
영호남은 수도권 집중현상이 가속화 할수록 더 큰 피해를 본다고 아우성이다. 게다가 교통망이 대대적으로 확충되고 있는 강원·충청권과 달리 대구·경북(TK)에선 교통망 연결 사업 신청 예산의 30~40%만이 반영됐다. 최근 확정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경북은 105개 사업 3조9900억원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을 요청했지만 1조7400억원만 반영됐다. 대구시는 9개 사업 2124억원 신청에 652억원만 책정됐다. 
김형기 지방분권리더스클럽 상임대표(경북대 교수)는 "수도권이 팽창하면서 충청권과 강원 일부까지 그 영향권에 들어갔지만 영·호남은 무관한 상황"이라며 "결국 수도권 집중 현상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이 바로 영·호남"이라고 말했다. 
호남은 인구가 충청에게 추월당했다. 2013년 5월 충청권 인구(525만136명)가 호남권(524만9728명)을 넘어섰다. 지난 5월 대선에서 충청 유권자는 442만3483명(전체 유권자의 10.4%)으로 호남(426만2507명·10%)보다 16만 명 더 많았다. 호남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충청 일부까지 수도권이 팽창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영기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SRT 등 교통인프라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충청, 강원 일부에 집중되면서 나머지 지역 소외감이 더 커질 것"이라며 "지자체들은 지역의 매력을 높이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이지만 경기도 양평군과 연천군 등은 각종 규제로 고통받고 있다. 양평군은 군 전체가 자연보전권역인데다 상수원보호구역·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군사보호시설구역 등 중첩 규제에 묶여 있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몇 가지 규제를 한꺼번에 적용받고 있는데 어떻게 지역개발을 할 수 있겠냐"고 했다. 휴전선과 인접한 연천군은 군 전체 면적(695.61㎢)의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변변한 지역개발 사업 하나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충남연구원 이관률(연구원) 박사는 “수도권 쏠림 현상은 권력, 자본, 인력 등 3가지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며 “결국 정부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이들 가지 요소를 지방에 분산해야 전국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지방 국립대 출신 기업의 의무 채용 같은 강력한 대책을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고층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는 강원도 속초해변 모습. 박진호 기자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고층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는 강원도 속초해변 모습. 박진호 기자

김기석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교통의 발달로 비수도권 옛 도로와 철로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쇠락하고 큰 소비는 수도권으로 집중된다”며 “이제는 수도권-비수도권, 대도시-중소도시, 중소도시-농촌 등 다변화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경기·인천은 수도권인데도 여러 가지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균형발전 등을 위해서는 수도권이라는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사장은 “수도권 기능 확대를 억제하는 정책과 서울에 집중된 기능을 지방에 내려보내는 정책을 동시에 펴야 한다”며 “전국의 혁신도시·기업도시에 기업의 본사를 이전시키고, 지역 대학의 산업연구 기능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의정부·대구·전주=김방현·전익진·김정석·김준희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