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피의자에게 돌려준 30억원어치 고래고기 놓고 검·경 공방

 
지난해 4월 경찰이 울산 북구의 한 냉동창고에서 압수한 밍크고래 고기. 시가 40억원에 이르는 밍크고래 고기 27t이 보관돼 있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경찰이 울산 북구의 한 냉동창고에서 압수한 밍크고래 고기. 시가 40억원에 이르는 밍크고래 고기 27t이 보관돼 있었다. [연합뉴스]

검찰이 지난해 4월 경찰이 불법 포경의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의 상당량을 불법 포획 여부를 알 수 있는 DNA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당시 피의자들에게 돌려주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문제의 압수 고래고기가 지난해 12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DNA 분석 결과 모두 불법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검찰은 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언론에 잘못된 해명을 반복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지난해 4월부터 6개월에 걸쳐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해 유통한 일당 2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유통 총책, 운반책, 식당 업주, 고래어선 선장, 선원 등이다. 당시 경찰은 일당이 북구의 한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밍크고래 고기 27t을 압수했다. 시가로 40억원에 이르는 양이다.
 
경찰은 압수한 고래고기 상자 853개에서 살점 47점을 시료로 채취해 고래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밍크고래 포경은 불법이지만 그물에 우연히 걸려 잡히는 혼획은 발견자에게 소유권이 있어 불법 포획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치다. 고래연구소는 이를 위해 2011년부터 혼획된 밍크고래의 DNA를 수집·보관해오고 있다. 이곳에 보관된 DNA와 일치하면 혼획한 것으로 본다. 
울산서 어선에 걸린 밍크고래.밍크고래 포경은 불법이지만 그물망에 우연히 걸린 혼획은 발견자에게 소유권을 준다. [연합뉴스]

울산서 어선에 걸린 밍크고래.밍크고래 포경은 불법이지만 그물망에 우연히 걸린 혼획은 발견자에게 소유권을 준다.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DNA 분석 결과는 중요한 증거임에도 그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5월 검찰에서 27t 중 21t을 피의자들에게 돌려주라는 지시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거 당시 창고에서 불법 밍크고래를 해체하던 중이었고 경찰이 덮쳤을 때 창고 소유주가 도망을 간 데다 1차 검거한 6명이 동종 전과가 있어 압수한 고래고기가 불법 취득물일 가능성이 컸다”며 “DNA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에 돌려주면 안 된다고 했지만, 검찰이 이를 묵살하고 21t의 고래고기를 피의자들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검거 당시 압수량이 워낙 많아 올해 고래고기 축제가 망하겠다는 말도 나왔는데, 하필 검찰이 축제가 열리기 전인 5월 초에 돌려주라고 조치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울산 고래고기축제는 5월 26~29일에 열렸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구속기간이 제한돼 고래연구소에 DNA 분석 결과를 재촉했지만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범죄 증거물로 확신할 수 없는 대량의 사유물을 소유자에게 돌려준다는 형사소송법 원칙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11일 “지난해 12월 나온 분석 결과에서 47개 시료 중 판단 불능이 12개, 정상이 12개, 불법 추정이 15개로 나왔다”고 해명했다가 12일에는 “47개 시료 중 일부가 판독 불능, 불법 추정으로 나왔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검찰이 주장하는 ‘판독 불능, 정상, 불법 추정’ 개수는 애초 당시 피의자들이 주장한 바를 표기해둔 것이며 분석 결과 47개 시료 중 DNA 추출이 불가능한 지방조직을 제외하고 34점은 모두 불법유통된 밍크고래로 추정됐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증거물의 개체 식별을 수행한 결과 국립수산과학원 보유 혼획 밍크고래 데이터베이스와 일치하는 개체가 확인되지 않아 불법 개체로 추정된다”고 기재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보고 과정에 혼란이 있었다”며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고래연구소가 혼획 밍크고래 DNA를 70% 정도만 보유하고 있어 기소의 결정적 근거로 삼기 어렵다”며 “고래의 불법 포획을 증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남은 6t의 고래고기 압수물도 지난 6월 공매하라고 경찰에 공문을 보냈다가 다시 한 달 뒤 소각·폐기하라고 지시하는 등 압수품 처리에서 허점을 보였다.
 
이와 관련,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불법 포획한 고래인 ‘장물’을 포경업자에게 돌려준 울산지검 담당 검사를 중징계 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