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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받은 아웅산 수지의 미얀마, 로힝야족 '인종 청소' 논란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에 반발한 집회가 9월 10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열렸다. 한 참가자가 아웅산 수지 여사의 얼굴을 히틀러로 꾸민 사진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에 반발한 집회가 9월 10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열렸다. 한 참가자가 아웅산 수지 여사의 얼굴을 히틀러로 꾸민 사진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에서 유엔 인권 조사관의 입국을 거부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완전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인종 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로 보인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가 11일(현지시간) 인권이사회 36차 회의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얀마에서 쫓겨나고 있는 이슬람계 소수 민족 로힝야족 사태를 꼬집어 비판한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3일 긴급회의를 열어 로힝야족 '인종청소'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불교국가인 미얀마는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자국 시민권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에 반발한 집회가 9월 10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열렸다. 한 참가자가 아웅산 수지 여사의 얼굴을 히틀러로 꾸민 사진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에 반발한 집회가 9월 10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열렸다. 한 참가자가 아웅산 수지 여사의 얼굴을 히틀러로 꾸민 사진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제이민기구(IOM)에 따르면 최근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로힝야족 31만3000명이 미얀마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했다. 하루 2만명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셈이다. 이 사태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달 25일 로힝야족 무장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미얀마 경찰초소 습격이었다. 이 습격으로 경찰 12명이 살해됐다. 정부군은 이를 빌미로 로힝야족 마을 전체를 불태우고 총격을 가하며 성폭행을 저지르는 등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4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를 "명백히 불균형하며 기본적인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1일 미얀마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는 로힝야족 난민들. [REUTERS=연합뉴스]

11일 미얀마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는 로힝야족 난민들. [REUTERS=연합뉴스]

 
더불어 3명이 국경을 넘다 지뢰를 밟아 목숨을 잃었다. 영국 BBC는 두 다리를 모두 잃은 15세 소년 등 5명이 방글라데시 접경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11일 보도했다. 미얀마 정부군은 1990년대에 매설된 지뢰가 폭발했을 뿐, 새로 지뢰를 놓지는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믿지 않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주거지에 불을 지른 것도 로힝야족이라고 덮어씌웠다. 인근 사찰의 주지 스님 측근이 지붕에 불을 붙이고 있는 여성을 담은 증거 사진을 SNS에 올린 것을 근거 삼아서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사진 속의 여성은 무슬림처럼 보이려고 머리에 보자기를 덮어썼지만, 알고 보니 이전에 로힝야족을 비판하는 방송 인터뷰를 했던 인물이었다.
미얀마는 이 사진을 근거로 로힝야족 원주민이 자기네 거주지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히잡 대신 보자기를 둘러 이슬람 여성인 척 꾸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P=연합뉴스]

미얀마는 이 사진을 근거로 로힝야족 원주민이 자기네 거주지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히잡 대신 보자기를 둘러 이슬람 여성인 척 꾸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P=연합뉴스]

 
위 사진 속 불을 지른 여성은 인도 출신 미얀마 여성으로, 9월 6일 언론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을 비판한 바 있다. 영상 캡처. [AP=연합뉴스]

위 사진 속 불을 지른 여성은 인도 출신 미얀마 여성으로, 9월 6일 언론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을 비판한 바 있다. 영상 캡처. [AP=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2015년 11월 총선을 통해 집권한 수지 여사는 이번 사태뿐 아니라 과거에도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박해 등을 묵인해왔다. 수지 여사는 국제 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지난주 "로힝야족 사태 보도는 국가간 분쟁을 촉발하고 테러리스트를 이롭게 하는 가짜 뉴스"라는 발언을 내놓은 게 전부다.
 
이에 달라이 라마,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다른 노벨평화상 수상자들도 수지 여사에게 군부와 거리를 두고 제 목소리를 내라며 압박했다. 인도에 망명중인 티베트 불교 최고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부처라면 로힝야족을 도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도 "미국은 계속되는 미얀마 위기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논평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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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활동가들이 9월 8일 개최한 로힝야족 탄압 규탄 집회. [A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활동가들이 9월 8일 개최한 로힝야족 탄압 규탄 집회. [A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제사회가 풀어갈 과제는 산적해 있다.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은 수용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아불 하산 무함마드 알리 방글라데시 외상은 난민들을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방글라데시 삼각주 연안으로 옮기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잦은 홍수와 해적에 시달리는 곳이라 정착촌으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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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