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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화 '노출 공방'이 남긴 질문...문제는 계약서와 촬영 현장

 
[매거진M]지난 11일 오후 2시 개그우먼 겸 배우 곽현화가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영화 ‘전망 좋은 집’의 노출신 법정 공방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의 핵심은 배우의 출연계약서가 가진 권리 보호 문제였다. 
 
2011년 이수성 감독은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곽현화의 가슴 노출 장면을 촬영하며, 이 장면은 곽현화의 동의 하에 배포하겠다고 약속했다. 2012년 극장 개봉 당시 곽현화의 요청에 따라 이 장면을 삭제하고 개봉했으나, 2013년 11월에는, 곽현아와 사전 협의 없이 이 장면을 추가해 IPTV와 VOD 등에 공개했다. 이를 확인한 곽현화는 2014년 이 감독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지난해 6월 검찰은 이수성 감독을 불구속 기소했고, 그는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올해 초 곽현화는 항소했으나 지난 8일 법원은 1심과 같이 이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결정적 이유는 계약서다. 곽현화는 이 감독과의 통화 녹음 내용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계약서 작성 이후 이뤄진 당사자 간의 협의 내용은 계약 사항을 번복할 만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곽현화는 가슴 노출 장면이 담긴 IPTV 버전을 확인했을 당시, 이 감독과 나눈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여기서 이 감독은 “제작사가 시켜서 한 일이다. 미안하다. 무릎 꿇고 빌겠다”고 답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녹취 내용 등을 증거로 곽현화와 이 감독이 촬영 당일까지 노출 장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촬영 분량에 관한 모든 지적재산권이 감독에게 있다는 계약서 문구 때문에, 두 사람의 추후 협의 내용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곽현화가 이 감독과 체결한 계약서는 샘플 계약서, 즉 현재 많은 영화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되는 계약서다. 이를 사용하는 한, 위 사례처럼 현장에서 벌어진 협의와 관련해 배우 및 스태프가 보호 받을 길이 없다. 구두로 맺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도 마찬가지다. 이 변호사는 “만약 촬영 중 소품에 부딪히는 사고 등으로 가슴이 노출됐을 경우, 이를 ‘무삭제판’이라 붙여 메이킹 영상으로 공개해도 되는가의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민우회 미디어본부 정슬아 활동가는 "영화의 완성도와 연출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배우 및 스태프의 인권을 침해하는 현장 분위기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출 장면 촬영 등 변동 가능한 현장 상황을 감안한 세부적 계약서 작성을 시작으로, 현장의 강압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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