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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감지 못하는 전자발찌, 같은 건물 옆집서 성범죄 저질러도 몰라

성범죄자 감시용 전자발찌와 주변 기기. [중앙포토]

성범죄자 감시용 전자발찌와 주변 기기. [중앙포토]

성범죄 재범을 막기 위해 도입한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시스템의 허점 때문에 또다시 무고한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는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집 여성이었다. 성폭행은 지난 6일 오전 3시쯤 강원도 원주시의 한 건물에서 발생했다. A씨(35)는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 여성의 집에 몰래 침입해 이 여성을 강제로 성폭행했다. 지난 6월 출소한 A씨는 성범죄 전력이 3차례 있어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하지만 범행 당시 법무부 중앙관제센터나 관할 보호관찰소에는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
 
전자발찌의 경우 대상자가 전자발찌를 훼손하거나 휴대용 추적장치에서 멀어지면 감응 범위 이탈로 즉시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보호관찰소 내 위치추적 중앙관제실에 경보가 울린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다세대주택에 살고, 같은 건물 내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감지하기 어렵다. 같은 건물 내에서는 대상자의 위치가 ‘홈(H)’으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한 범죄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춘천지법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친딸을 성폭행하는 등 8년간 몹쓸 짓을 해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B씨(53)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B씨는 이미 3차례나 성폭력범죄 전력이 있어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지만 자신의 집에서 범행을 저질러 전자발찌가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을 집으로 유인한 뒤 흉기로 위협, 성폭행한 C씨(34·서울)도 전자발찌 착용자였다. 이 사건 역시 경찰은 피해 여성의 비명을 들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C씨를 검거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2014년 2월 범죄 징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외부 정보 감응형 전자발찌(지능형 전자발찌)’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자발찌는 비명 등 범죄와 연관됐을 수 있는 정황까지 감지하는 기능을 탑재한 장치다. 하지만 3년6개월이 지나도록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만 나올 뿐 현재까지 도입되지 않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행위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인 만큼 오류나 변수의 시나리오를 적용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어서 개발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자발찌 부착자는 4066명으로 이 중 71.2%인 2894명이 성범죄자다. 2008년 전자발찌 도입 당시 205명과 비교하면 14배가량 늘었다. 현재 성범죄자 등이 착용하는 전자발찌는 손목시계 모양의 ‘발찌’와 휴대전화처럼 생긴 ‘송신기’, 대상자가 집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재택감독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상자는 외출 시 송신기를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한다. 송신기와 발찌의 거리가 1m 이상 떨어지거나 출입금지구역에 접근하면 관제센터에 경보가 울리고 곧바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다. 하지만 대상자의 위치만 확인 가능해 범죄를 사전에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원주=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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