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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의 '일급 비밀' 북한 핵공격 계획…90개 타격목표 갖고 있어

북한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끝낸 뒤 핵무기 개발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의 보복 공격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이 냉전시대 세웠던 북한 지역에 대한 핵무기 공격계획을 처음 공개한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핵으로 타격할 북한 표적을 이미 선정해두고 있다. 미국이 핵으로 응징할 북한 표적에는 평양의 군 지휘시설과 공항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이 핵전쟁에 나설 경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군 지휘부가 가장 먼저 공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공격 목표는 비밀이 해제된 일급 비밀(Top Secret) 자료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1959년에 대비한 핵무기 소요연구(Atomic Weapons Requirements Study for 1959)’라는 보고서에서다. 이 보고서는 최근 비밀 보존기간이 만료되면서 60년 만에 빛을 봤다.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해제됐다. 이 문건은 1950년대 냉전이 시작되는 시기에 공산세력이 핵과 대규모 재래식 무기로 자유진영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계획이다. 구체적인 핵무기 공격 목표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중앙일보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소(NARA)가 공개한 800여 페이지의 방대한 자료에서 북한 지역 핵무기 공격 목표를 찾아내 분석했다.
 
미국의 핵공격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여기에는 평양을 비롯한 북한 지역 목표도 다수 포함됐다. 1956년에 작성된 비밀문건에 포함된 북한의 주요 도시를 보여준다. [그림 중앙포토]

미국의 핵공격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여기에는 평양을 비롯한 북한 지역 목표도 다수 포함됐다. 1956년에 작성된 비밀문건에 포함된 북한의 주요 도시를 보여준다. [그림 중앙포토]

 
이 보고서에는 미 전략공군사령부가 지난 1956년 제3차 세계대전을 대비해 분류한 공격 목표가 기재돼 있다. 옛 소련을 중심으로 동유럽 공산권 국가와 중국의 주요 도시 및 군사목표가 망라돼 있다. 공산진영의 대규모 침공 시에 옛 소련과 그 위성국가들까지도 핵무기로 공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서 ‘N.KOREA’로 표기된 북한 지역에 대한 표적도 포함돼 있다.
 
비밀문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북한 내 핵 타격지역은 북ㆍ중 접경 도시인 신의주였다. 핵공격 대상 목록의 전반부에 나왔다. 그만큼 신의주를 중요하게 본 것이다. 또 ▶장전 ▶남포 ▶송림 ▶청진을 비롯한 북한의 항구도시와 산업ㆍ군사시설도 목록에 있었다. 핵공격 목록 전체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도시는 28곳이나 된다. 구체적인 타격지점은 90개가 넘었다. 목록은 단순히 지명을 나열하지 않았다. 공격 대상으로 분류한 근거와 구체적인 좌표는 물론, 공란으로 돼 있지만 어떤 핵무기를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상세한 계획까지 담고 있었다. 언제라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냉전이 종료된 지금은 고도화된 핵무기에다 전략목표도 바뀌어 북한 지역의 핵타격 목표가 훨씬 구체적이고 정밀하게 정리돼 있다고 한다. 신의주와 같은 접경도시는 핵으로 공격하면 중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작성한 문건에는 핵무기 공격 지역을 선정한 이유와 구체적인 좌표까지 포함됐다. [사진 중앙포토]

미국이 작성한 문건에는 핵무기 공격 지역을 선정한 이유와 구체적인 좌표까지 포함됐다. [사진 중앙포토]

 
보고서 목록에 제시된 내용에는 북한의 동해안 항구도시 청진에는 핵공격 목표가 9개나 지정됐고 지명 옆에는 세 자리 숫자로 된 카테고리 코드가 함께 표기됐다. 이런 코드는 공격 대상의 속성으로 보인다. 코드 숫자만 봐서는 그 뜻을 알 수 없지만, 별도 목록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미군은 공격 목표의 유형을 490개 코드로 세분화했다. 목록에서 청진의 세부 공격 목표 중 하나의 코드 ‘194’를 찾아보니 전력 시설이었다. 코드 ‘280’은 항구, ‘254’는 해군 기지를 의미했다. 군수공업에 전용될 수 있는 산업시설도 공격 목표에 포함됐다. 코드 ‘270’을 찾아보니 선철 생산 시설이었다.
 
미국의 핵무기 공격 목표에 포함된 북한의 청진은 항구도시로 공업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사진 구글어스 재구성]

미국의 핵무기 공격 목표에 포함된 북한의 청진은 항구도시로 공업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사진 구글어스 재구성]

 
미국의 대북 핵공격 목표의 위치는 미군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8자리 숫자 좌표(WAC: World Area Code)로 표기했다. 이처럼 상세한 정보가 공개됐지만 그 옆에 빈 공백도 눈이 띈다. 공격 목표에 할당된 핵무기의 수량과 종류는 여전히 비밀로 묶여 가려져 있었다. 공격 목표를 타격할 핵무기 종류와 수량이 노출되면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핵공격 목표를 선정한 기준을 참고하면 현재 북한의 목표가 어디인지를 추정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활주로를 핵공격 목표로 두고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개천 공항에 배치된 전투기 수량까지 파악한 1960년대 위성사진이다. [사진 미 국방부 공개사진 재구성, 중앙포토]

미국은 북한의 활주로를 핵공격 목표로 두고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개천 공항에 배치된 전투기 수량까지 파악한 1960년대 위성사진이다. [사진 미 국방부 공개사진 재구성, 중앙포토]

 
미국은 어떤 대상을 핵공격 목표로 분류했을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공격 목표를 분석한 결과 ▶활주로 ▶군사시설 ▶산업시설이 주요 목표로 분류됐다. 또한 코드 ‘275’로 분류된 ‘인구’ 역시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인구 밀집지역을 공격한다는 의미다. 북한 지역 공격 목표도 이런 기준에서 분류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미국은 1959년을 전쟁 발발 우려 시기로 가정했다. 당시 핵무기 공격은 주로 폭격기에 싣고 이동해 공중에서 투하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옛 소련도 1949년 핵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미군은 활주로 파괴를 가장 중요하게 다뤘다. 지금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용 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원거리 정밀 투발수단을 보유하고 있어 핵작전 전략이 크게 변했다.
 
미 공군 폭격기가 2차세계대전 기간 중 일본 오사카를 폭격하는 모습. 1945년 히로시마에서도 이처럼 폭격기로 핵무기를 투하했다. 비밀문건이 만들어진 1956년 당시 미군은 탄도 미사일 개발 초기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만 일부 개발했지만 현재는 ICBM 등 다양한 수단을 보유한다. [사진 미 공군]

미 공군 폭격기가 2차세계대전 기간 중 일본 오사카를 폭격하는 모습. 1945년 히로시마에서도 이처럼 폭격기로 핵무기를 투하했다. 비밀문건이 만들어진 1956년 당시 미군은 탄도 미사일 개발 초기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만 일부 개발했지만 현재는 ICBM 등 다양한 수단을 보유한다. [사진 미 공군]

 
하지만 비밀문건이 만들어질 때 한국은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목록의 지명은 일본식으로 표기된 경우가 많았다. 당시 미군에서는 장진호를 일본식 지명인 초신(Chosin)으로 불렀다. 군 관계자는 “비밀문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며 “지금은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제조시설도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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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볼 때 북한은 내년 초까지는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 언제라도 쏠 수 있는 핵무장을 1차적으로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60년 전부터 체계적인 핵무기 공격 계획을 마련해온 터여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압도적인 보복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다름없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각) 국가안보회의(NSC) 직후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전멸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할 많은 군사적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언급이 미국의 핵응징 계획을 말해준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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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