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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건축이 걸어온 시간과 공간, 그 압축 파일을 풀다

미술관 속 건축전: 국립현대 vs 서울시립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자율진화도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자율진화도시’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의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9월 1일~2018년 2월 18일)은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현대건축 운동사에서 가장 역동적이었던 10년을 건축 집단의 활동에 초점을 맞춰 풀었다. ‘건축 축제’와는 별개로 추진됐지만 시기적으로 합류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티켓을 보여주면 미술관 관람료가 1000원 할인된다). 
 
서울시립미술관(SeMA)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자율진화도시’(9월 3일~11월 12일)는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를 기념하는 전시다. 대회 조직위원회와 함께 준비한 이 전시는 건축과 미술이 공유할 수 있는 동아시아 자연합일의 공간 개념을 부각했다. 스스로 진화해나가는 미래 도시건축의 비전을 ‘자율 진화(Self-Evolving)’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전시장, 무대가 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 전시장 입구

국립현대미술관의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 전시장 입구

건축을 전시로 풀기란 쉽지 않다. 내용이 곧 형식이라 사진 아니면 모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정다영 학예연구사와 김용주 디자인 기획관은 1990년대 한국 현대건축사라는 ‘아카이브’를 어떻게 전시라는 형태로 보여주느냐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화두로 추출해낸 단어는 ‘종이’와 ‘콘크리트’. 지식을 공유하는 매체이자 설계 도면이라는 원초적 의미, 그리고 대중적으로 구현되는 물성이라는 두 가지 특징으로 설명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사진작가 김경태, 국민대 성재혁 교수(시각디자인), 영상 전문가 백윤식 감독과 함께 전시장을 투트랙으로 구성했다. 건축 관련자와 일반인 관람객, 건축 집단들의 자료와 소시민의 일상, 영상물 상영과 기록물 디스플레이를 명쾌하게 구분, 관람객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높다란 천장에 달린 직육면체 스크린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담은 영상물을 볼 수 있다. 그 아래로 건축계 주요 사건이 87년부터 97년까지 일 년 단위로 구분돼 설계 도면용 탁자들 위에 전시돼 있다. 왼쪽 벽면에는 이 10년간의 건축계 주요 사건이 ‘재발견된 모더니즘’이라는 제목 아래 연도별 표로 적혀있고, 마주하는 오른쪽 벽면에는 일반적인 국내외 뉴스가 소개돼 있다. 건축에 조예가 있는 관람객이라면 왼쪽 벽에 적힌 일지를 보면서 청년건축인협의회·건축운동연구회·4·3그룹 등 당시 건축계를 이끌던 10여 개 건축 집단의 활동과 변천사를 꼼꼼하게 살필 것이고, 그런 전문적인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는 관람객은 오른쪽 일지를 보면서 소시민으로 누렸던 지난 세월을 음미해 볼 터다.  
 
일반적인 건축 전시에서 모형물(미니어처)에는 제목 정도만 붙어있게 마련인데, 이 전시에서는 자세한 설명집을 책상 서랍 안에서 꺼내볼 수 있게 했다. 건축물이 어떻게 생성됐는지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해놓은 것. 김용주 디자인 기획관은 “전시를 콘텐트 역할극이라고 설정, 각각의 자료는 배우로 또 전시실은 무대라고 가정해 공간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서울관 통합 입장권 4000원. 무휴
 
서울시립미술관…건축, 미술과 손잡다
서울시립미술관 여경환 큐레이터는 “한국 건축과 도시의 변천 과정을 계획과 진화라는 두 가지 관점을 통해 재조명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예술이 도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1층 전시장 왼쪽으로 들어가면 디지털 프린터로 커다랗게 뽑아놓은 김정호의 ‘수선전도’(1861)와 국보 제249호인 ‘동궐도’(1828~1830)를 가 보인다. 옛 그림을 통해 한국 전통 건축의 발전 과정을 알아보는 첫 번째 섹션이다. 배병우의 종묘 사진과 박종우의 종묘 제례 영상을 보고 나면 김수근의 ‘공간사옥’, 김중업의 ‘주한 프랑스 대사관’, 이희태의 ‘절두산 성당’ 등 서울의 대표 건축물 모형들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섹션은 근대 도시모델로서의 강남이다. 강남의 대표적인 건축 모형들을 통해 메가시티로의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송도시와 세종시를 비교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에서 건축의 역할을 조명한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미래 자율진화도시’에 대한 상상력을 현대미술로 접근했다. 청계천 공방들과의 협업과 워크숍 과정을 통해 ‘사라지는 도시’를 표현한 구부요밴드(플라잉시티)의 ‘탈영병’(2017), 몽환적인 이미지가 고대 원형 극장에서 펼쳐지는 듯한 이예승 작가의 ‘초-공간’(2017)이다.  
 
국제 아이디어 현상공모전 당선작 세 편도 함께 볼 수 있다. 송진영의 ‘함께 살기’, 최수희·정대건의 ‘시티 미니멀리즘’, 신이도·최찬숙·올리버 뢰버의 ‘자율진화 도시회복패치’다. 무료. 월요일 휴관.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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