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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노예 피해자 탈출해 도움 요청 … 경찰이 외면해 염전으로 되돌아가”

염전에 갇혀 가혹하게 노동력을 착취당했던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의 피해자 중 1명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무시당했던 박모씨다.
 

전남 신안 염전 노동자 착취 사건
법원 “국가가 3000만원 배상하라”
피해자 8명 중 1명만 승소 판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김한성)는 8일 박씨 등 피해자 8명이 국가와 전남 신안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박씨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자를 포함한 배상금은 3700여만원이다.

 
염전 노예 사건은 2014년 1월 신안군 신의도 염전에 감금돼 있던 장애인 2명이 구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시각장애인 김모씨는 세 차례나 염전에서 도망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자 2013년 서울에 있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김씨의 어머니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 수사 결과 김씨가 일했던 염전의 주인은 직업 소개업자로부터 70만원에 김씨를 넘겨받아 부당하게 일을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정부가 민관 합동 전수조사에 나섰고 63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피해자 중 상당수가 장애인이었다. 염주들은 이들이 지능이 낮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 등을 악용해 숙식 제공을 빌미로 임금을 체불하고 폭행 등 인권 유린 행위를 했다.
 
이후 2015년 11월 장애인단체 등 30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염전 노예 장애인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피해자 8명에 대해 “경찰과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소홀로 염전 노예 사건이 일어났다”며 2억4000만원 상당의 정신적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8명 중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도 외면당했던 박씨에 대해서만 청구한 위자료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새벽에 염전에서 몰래 빠져나와 도움을 요청했는데 경찰관은 지적장애가 있는 박씨를 보호하고 염주의 위법한 행위를 조사하기는커녕 염주를 파출소로 부르고 자리를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의 행동으로 인해 박씨는 결과적으로 염전에 돌아가게 됐다”며 “섬에서 가족이나 친인척 없이 생활한 박씨가 도움을 요청할 상대방은 사실상 경찰밖에 없었는데 당시 느꼈을 당혹감과 좌절감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씨와 함께 소송에 참여했던 강모씨 등 7명의 청구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염전에서 지적장애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으면서 일을 시키고 폭행·감금 등 위법 행위가 일어난 사실은 관련 형사 판결 등으로 인정된다”면서도 “경찰과 감독관청, 복지담당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공무 집행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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