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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안보실, 북핵 해결위한 새로운 전략 곧 내놓을 것"

청와대 안보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 곧 내놓을 예정이라고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지난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문 특보는 배명복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와 약 100분에 걸친 대담에서 “(북핵 해법의) 큰 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청와대) 안보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기대를 하고 계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가 4일 청와대 창성동 별관에서 배명복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와 인터뷰를 했다. 신인섭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가 4일 청와대 창성동 별관에서 배명복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와 인터뷰를 했다. 신인섭 기자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 인터뷰
"미-중 넘어, 새로운 외교안보의 틀 구상"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 협상 주도하는 형태
"대북 특사 등 북한과의 비밀접촉도 중요"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외교ㆍ통일부의 업무보고 격인 핵심 정책토의에서 “미ㆍ중 2강에 의존하던 기존 외교 관성대로만 하지 말고 창의적인 외교가 되도록 발상을 전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문 특보의 발언에 따르면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축으로 해서 외교부ㆍ통일부가 함께 미ㆍ중을 넘어 러시아ㆍ일본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북핵 외교 틀을 짜고 있는 셈이다. 문 특보는 “창의적 외교가 새로운 대(大) 전략을 의마하는 거라면 지금이야말로 필요한 시점 아니냐”는 질문에 “안보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니 가디려보시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외교부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창의적인 외교'를 주문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외교부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창의적인 외교'를 주문했다. [중앙포토]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 문 특보는 함구하면서도 “우리가 중ㆍ러와 얘기를 해서 지평을 넓혀서 공동의 지평을 짤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북한이 안 들어오더라도 한ㆍ미ㆍ중ㆍ러가 컬렉티블리(collectivelyㆍ집단적으로) 다룰 수 있는 큰 틀을, 큰 그림을 그릴 단계가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2007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협상의 틀을 한국이 주도해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천명해온 ‘한반도 운전자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 상황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이럴 때일수록 한국이 능동외교를 통해 중국ㆍ러시아와 틀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운전자론”이라고도 말했다.  
 
미지수는 북한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 운전자론을 두고 “처지에 어울리지도 않는 헛소리”라며 “핵은 철저히 우리와 미국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문 특보는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가졌던 건 사실”이라며 “(문 정부가) 소위 전향적으로 나올 걸로 기대했는데 (전 정부와) 차이가 하나도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가 4일 청와대 창성동 별관에서 배명복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와 인터뷰를 했다. 신인섭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가 4일 청와대 창성동 별관에서 배명복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와 인터뷰를 했다. 신인섭 기자

 
북한이 문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더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9년간 보수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상당히 망가졌고 진보 정부가 들어온다고 바로 회복할 수 없다”며 “그 상황에서 사드 문제 생기고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발생하게 되면서 어려워졌고, 우리는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미국에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인내심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든 대화를 열어야 한다”며 “북한이 거부하더라도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한반도 운전자론 비난에 대해선 “그건 북측에서 미국에만 경도됐기 때문”이라며 “당연히 대한민국이 운전석에 앉아서 우리 운명을 우리가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ㆍ미간 물밑접촉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문 특보는 “(북ㆍ미) 뉴욕 채널이 별로 가동이 안 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에서 한국이 소외될지 모른다는 소위 ‘코리아 패싱’ 우려와 관련해선 “한국이 미국을 필요로 하는만큼 미국도 한국을 필요로 한다”며 “지금 정부처럼 입장을 분명히 하면 코리아 패싱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문 특보가 이어 강조한 건 대북 특사 등 비밀 접촉의 필요성이다. 지난 1962년 발생한 미국의 쿠바 미사일 위기를 풀어낸 건 비밀 특사 외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문 특보는 “공개적으로는 서로 협박을 하더라도 막후 접촉을 통해서 비밀 협약을 만들어내는 다차원적 채널이 있어야 한다는 게 쿠바 미사일 위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말했다.  
 
북핵 도발에 맞물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체계 잔여 발사대 4기가 성주에 추가배치됐다. 지난 7일 사드 발사대를 실은 미군 차량이 사드기지로 이동하기 위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는 모습. 우상조 기자

북핵 도발에 맞물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체계 잔여 발사대 4기가 성주에 추가배치됐다. 지난 7일 사드 발사대를 실은 미군 차량이 사드기지로 이동하기 위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는 모습. 우상조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체계 배치를 두고 일각에서 비난 여론이 비등한 것을 두고 문 특보는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안 했다면 대통령이 얼마든지 여유를 갖고 다룰 수가 있었는데, 바로바로 터지는 상황에선 문 대통령이 못 지키는 방향으로 자꾸 전개가 됐다”며 “대통령이 여론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한다고 하는데 전 그건 동의 못한다. 국민 여론을 우리 대통령이 너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나오는 전술핵 재배치 및 일각의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해 문 특보는 ‘No’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반도는 종심이 좁고 군사지역과 도시가 밀착된 곳은 전술핵과 전략핵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며 “미국이 항공모함에 핵탄두를 탑재한 것으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술핵 공동 운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럽에서도 전술핵은 말이 공동 운용이지 사실상 미국 대통령만 사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체 핵무장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1년이면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가 아는 정확한 분석에 따르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문 특보는 외교안보라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도 외교 트레이닝도 되어 있으시고 정치적 경륜도 있으시고, 외교팀에서도 전부 다 지원을 해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기본적으로 팀으로 움직이는 거기 때문에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특임명예교수도 맡고 있는 문 특보는 이날 교수 개인 자격이 아닌 청와대 특보로서 대담에 응했다. 대담도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5층에 마련된 특보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전문은 중앙일보 9일자 18면 게재.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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