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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평양주재 영국대사 "북한, 트럼프의 트윗 의미 없다고 결론 내려"

 군사 공격 등 대북 대응책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불쑥 꺼내놓는 트윗이 미국의 대북 메시지를 믿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가 비판했다.
 존 에버러드 전 대사는 6일(현지시간) 미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공갈 발언이 미국 스스로에 재갈을 물렸다’는 글을 기고했다. 에버러드는 영국이 2001년에 평양 대사관을 개설한 이후 2006년 2월 두 번째 북한 대사로 임명돼 2008년 7월까지 머물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조정관을 지냈다.

존 에버러드 CNN 기고서 오락가락 언행 문제점 지적
'화염과 분노'-'김정은 미국 존중'-'군사공격 우선 안 해'
대통령 발언 너무 많고 예측 불가로 신뢰도 하락
"트럼프의 공갈 발언이 미국 메시지에 스스로 재갈 물려"

존 에버러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 [CNN 캡처]

존 에버러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 [CNN 캡처]

 에버러드 전 대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상대로 ‘화염과 분노' 같은 강경 발언을 주고받는 말폭탄전을 치를 때는 효과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같은 나라에 메시지를 전하려면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무슨 의미인지가 정확히 드러나야 한다. 다음으로 말하는 이가 화가 나 있는지 편안한 상태인지 등이 전달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화자가 어느 정도 권위를 가진 사람인지가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에버러드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이 내놓은 메시지를 보면 이 세 가지 요소에 신경을 쓴다"며 “용어가 다채로워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꽤 정확한 의미가 담긴 표준 문구를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생각에 변화가 있다는 신호를 주고 싶을 때만 문구를 바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위협할 때 히스테리에 가까운 화려한 언어를 사용해 왔는데 기분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에버러드는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실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냉·온탕을 오갔다.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북한은 세계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한은 성명을 통해 미국령 ‘괌 포격’ 엄포를 놓으며 맞불을 놓다가 김정은이 “미국의 태도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한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트럼프는 태도를 바꿔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자랑하듯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엔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거래를 중단하겠다”며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강하게 시사했다. 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5분간 통화한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대북 군사공격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것은 우리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이날 미 의회 보고에선 중국과의 무역 단절 얘기 등은 나오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보고를 들은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브리핑을 받고 우리가 여전히 두 개의 다른 대북 정책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나는 국무부와 국방부,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트윗"이라고 말했다.
 에버러드 전 대사는 “미국의 전 대통령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발언을 했기 때문에 평양이나 베이징 측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특히 트윗은 그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전 대통령들에 비해 지나치게 강한 발언을 많이 하고 말의 내용이 바뀌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싣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수소탄 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 3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싣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수소탄 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중앙포토]

 에버러드 전 대사는 “트럼프의 트윗 등에 성명으로 대응했던 북한이 지금은 대응을 멈췄다”며 “트윗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결과 미국은 북한에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버러드는 북한의 계산 착오가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평양은 미국이 말하는 것의 정확한 의미를 모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김정은과 담판이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만약 두 사람이 지금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트럼프를 제대로 파악한 김정은이 주한 미군 철수나 핵보유국 인정 등을 받아낼 지도 모른다"고 반문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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