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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괴물 수비수 김민재 “이란전 때 일부러 도발했다”

 
대표팀을 보면서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했던' 축구팬들에게 김민재는 '사이다'였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마치고 7일 귀국한 김민재가 인천공항에서 셀카를 찍었다.[사진 김민재]

대표팀을 보면서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했던' 축구팬들에게 김민재는 '사이다'였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마치고 7일 귀국한 김민재가 인천공항에서 셀카를 찍었다.[사진 김민재]

“앗싸리 얼떨떨한 게 나았어요. 우즈베키스탄 홈팬을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재미있던데요.”

러시아행 견인 ‘한국 축구 사이다’
머리 밟은 이란 선수 퇴장에 무승부
키 189㎝ 몸싸움 안 밀리는‘우량아’
아버지 유도, 어머니 육상선수 출신
“난 통영 횟집 막내, 거친 것 즐긴다
상대 팬을 우리 편이라 여기고 뛰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큰 힘을 보탠 한국 축구대표팀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21·전북)는 당돌했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7일 귀국한 김민재를 중앙일보가 만났다. 경남 통영이 고향인 그는 “요즘엔 사투리를 안 쓴다”고 하고는 곧바로 ‘앗싸리’라고 했다. 그는 이 단어를 고향 사투리로 알고 있었다. 사실은 ‘차라리’라는 뜻의 일본말(あっさり)이다. 어쨌든 김민재는 ‘경상도 사나이’답게 무심한 듯 툭툭 내뱉었다. 그런 그의 얘기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민재의 별명은 '우량아', '괴물'이다. 유도선수였던 아버지와 육상선수 출신인 어머니로부터 ‘하드웨어’(키 1m89㎝, 몸무게 88kg)를 받았다. 웬만해선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해 붙은 별명이다. 영종도=박린 기자

김민재의 별명은 '우량아', '괴물'이다. 유도선수였던 아버지와 육상선수 출신인 어머니로부터 ‘하드웨어’(키 1m89㎝, 몸무게 88kg)를 받았다. 웬만해선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해 붙은 별명이다. 영종도=박린 기자

 
월드컵 최종예선을 보며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했던’ 축구 팬들에게 김민재는 ‘사이다’였다. 지난달 31일 이란전과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 그의 A매치는 이 두 경기뿐이었지만, 어린 선수 같지 않은 침착한 수비를 선보였다. 한국은 덕분에 실점 없이 두 경기를 마쳤다. 골이 터지지 않아 이기진 못했지만, 무실점 수비 덕분에 지지 않았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다.  
공중볼을 다투다 김민재의 머리를 밟은 이란의 에자톨라히는 퇴장 당했다. [사진 JTBC 캡처]

공중볼을 다투다 김민재의 머리를 밟은 이란의 에자톨라히는 퇴장 당했다. [사진 JTBC 캡처]

 
이란전 후반, 김민재는 공중볼을 다투다 이란 에자톨라히에게 머리를 밟혔다. 그의 ‘희생’으로 상대는 퇴장당했다. 알고 보니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상대를 툭 치거나 약 올리며 ‘깐죽’대다 보니 퇴장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더 뛰고 싶었지만 어지러웠다. 역적이 될 수도 있어 교체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닮고 싶은 롤모델은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31)다. 그는 “레알 수비수들이 좀 거칠고, 바르사 수비는 좀 부드럽다. 나는 개인적으로 때려 박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중앙수비 김민재(왼쪽)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막아서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중앙수비 김민재(왼쪽)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막아서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김민재의 부모는 통영에서 테이블 6개짜리 작은 횟집을 한다. 학창 시절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선배들 축구화를 물려 신었다. 2012년 그가 17세 이하(U-17) 대표팀에 뽑혔을 때다. 동료들은 소집일 전날 서울에 올라와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그는 당일 새벽에 횟감을 운반하는 아버지(김태균·47) 물차를 타고 7시간 고속도로를 달려 소집에 응했다. 그렇게 아들을 보내는 아버지도, 그런 아버지를 보는 아들도 ‘꼭 성공하자’는 다짐으로 쓰린 가슴을 달랬다.
 
대학(연세대)에 진학한 김민재는 2년을 다닌 뒤 중퇴했다. 이어 2016년 내셔널리그(3부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 입단했다. 하루 빨리 성공해서 부모를 호강시키겠다는 마음에서다. 사정이 열악한 내셔널리그의 선수생활도 쉽지 않았다. 한 번은 숙소에서 공용으로 쓰던 세탁기가 고장났다. 막내인 그는 선배들 빨래를 모아 빨래방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대개의 선수들이 그렇듯 김민재도 어릴 때부터 지고는 못 살았다. 수원공고 2학년 당시 라이벌 용호고에 0-4로 뒤진다고 상대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가 퇴장당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도 한 번 잡으면 끝을 봤다. 그렇게 하다보니 ‘리그오브레전드(LOL)’ 고수가 됐다. 그는 “오래 앉아 있는 게 다리 근육에 좋지 않다고 해서 최근 온라인 게임을 끊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전북에서 입단 첫해 당당히 주전을 꿰찼다. 김민재(오른쪽)가 지난 7월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이상호를 막아서고 있다. 양광삼 기자

김민재는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전북에서 입단 첫해 당당히 주전을 꿰찼다. 김민재(오른쪽)가 지난 7월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이상호를 막아서고 있다. 양광삼 기자

김민재의 별명은 ‘우량아’‘괴물’이다. 유도선수였던 아버지와 육상선수 출신인 어머니(이유선·47)로부터 ‘하드웨어’(키 1m89㎝, 몸무게 88kg)를 받았다. 웬만해선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해 붙은 별명이다. 별명이 싫지 않는지 묻자 그는 “축구에 신경 쓸 시간도 부족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신인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K리그 명문 전북 현대에서 입단 1년 만에 당당히 주전을 꿰찼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황희찬과 김민재가 태극기를 두르고 환호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황희찬과 김민재가 태극기를 두르고 환호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긴 했지만,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본선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김민재는 “성인대표팀에 처음 뽑혔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도 별로 와닿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동갑내기인 황희찬(잘츠부르크)이 그라운드에 엎어져 우는 걸 보면서 실감이 났다”며 “얼마 전까지도 월드컵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민재의 고향 통영에 내걸린 축하 현수막. [사진 김민재]

김민재의 고향 통영에 내걸린 축하 현수막. [사진 김민재]

통영 시내에는 ‘통영바다막썰어횟집 김태균·이유선 차남 김민재 축구국가대표 선발’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그의 부모는 이제 아들 경기날이면 가게문을 닫고 경기장으로 달려간다. 그의 어머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전에서 아들이 입장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프로 1년차인 그의 연봉은 3600만원. 그의 꿈은 통영에 근사한 집을 사 부모를 모시는 것이었다. 그에게 꿈이 하나 더 생겼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는 당당한 모습을 부모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김민재는 …
생년월일: 1996년 11월 15일(경남 통영)
체격: 키 1m89㎝, 몸무게 88kg
가족관계: 아버지 김태균(유도선수 출신)
어머니 이유선(육상선수 출신)
형 김경민(22·명지대 골키퍼)
소속팀: 연세대-실업축구 한국수력원자력(2016)
-프로축구 전북(2017~)
포지션(프로 기록): 중앙수비(25경기 2골)
A매치 기록: 2경기(지난달 31일 이란전이 데뷔전)
연봉: 3600만원(프로 1년차)
롤모델: 세르히오 라모스(레알마드리드 수비수)
별명: 우량아, 괴물
 
영종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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