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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윤승아 부부가 단편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매거진M]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단편영화의 장을 넓히는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이하 초단편영화제). 그중에서 ‘E-CUT 감독을 위하여’는 역량 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배우 김무열과 윤승아 부부가 각각 ‘멸공의 횃불’(이우석 감독)과 ‘나쁜 마음’(명세진 감독)에 출연해 신인 감독을 응원했다.  
 
'멸공의 횃불' 김무열 "시 한 편을 읽는 듯한 매력" 
사진=라희찬·강경희(STUDIO 706)

사진=라희찬·강경희(STUDIO 706)

‘E-CUT 감독을 위하여’에서 김무열이 선택한 영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인물들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주는 씁쓸한 블랙 코미디 ‘멸공의 횃불’이다.

 
-초단편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2년 전 아내가 ‘E-CUT 감독을 위하여’의 ‘세이버’(2015, 곽새미·박용재 감독)란 영화를 촬영할 때 현장에 놀러 갔었다. 그때 열정을 가지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좋은 기회, 추억이 될 것 같아서 함께 하게 됐다.”
 
-직접 참여해보니 어떤가.
“초단편영화는 20분도 되지 않는 짧은 러닝타임에 완성도를 갖추고, 주제도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짧지만 강렬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더라.”
 
-배우가 직접 작품을 고르고 재능 기부를 하는 프로젝트다. ‘멸공의 횃불’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작전을 완수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남파 공작원이 얌체 택시 기사에게 바가지요금을 당하는 내용이다.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함을 간결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라서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선택했다.”
 
사진=라희찬·강경희(STUDIO 706)

사진=라희찬·강경희(STUDIO 706)

-남파 공작원 지성은 카리스마뿐만 아니라 어리바리한 모습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야기 구조가 워낙 재미있게 짜여 있어서 따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고 연기하지 않았다. 내가 굳이 카리스마 있게, 어리바리하게 연기하지 않아도 상황이 다 만들어져 있어서 여기에서 오는 아이러니함과 코믹함이 캐릭터에도 다 드러나더라.”
 
-가장 기대하는 장면이 있다면.
“이 작품을 고르게 된 결정적인 장면이 있다. 지성이 자신의 구형 로렉스 시계를 팔기 위해 시계방 앞에서 버클에 각인된 ‘김일성 종합대학 수석 졸업 기념’ 글자를 손톱으로 지운다. 이 장면에서 소중한 걸 팔려는 절실함과 갈등이 잘 보였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초단편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된다.
“초단편영화는 단편소설을 읽는 것 같은 재미, 더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짧은 영상이니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겨 주시면 큰 힘이 될 거 같다.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
 
 
'나쁜 마음' 윤승아 "취준생의 마음을 담아"
'나쁜 마음' / 사진=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나쁜 마음' / 사진=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E-CUT 감독을 위하여’의 또 다른 주인공 윤승아가 선택한 영화는 취업 준비생들의 고충을 대변하는 이야기 ‘나쁜 마음’이다.
 
-재작년 ‘세이버’에 이어 또 다시 참여하게 됐다.
“나에게 ‘E-CUT 감독을 위하여’는 큰 감동을 준 경험이었다. 재능기부가 아닌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함께 하고 싶었다.”
 
-‘나쁜 마음’의 어떤 점에 끌려서 선택했나.
“제목부터 끌렸다. 누구나 나쁜 마음, 나쁜 생각을 하고 살아가지 않나. 취준생들이 겪고 있는 마음을 긍정적으로 해소하는 스토리라서 마음에 들었다.”
 
'나쁜 마음' 윤승아 / 사진=라희찬·강경희(STUDIO 706)

'나쁜 마음' 윤승아 / 사진=라희찬·강경희(STUDIO 706)

-‘나쁜 마음’은 고시원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는 수연이 주인공이다. 굉장히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캐릭터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마음에 분노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짧은 시간 안에 표현해야 하는 게 조금 어려웠다. 다행히 현장에서 명세진 감독님이 내 안에 직설적인 모습과 거침없는 모습들을 잘 이끌어 내주셔 잘 끝낼 수 있었다.”
 
-짧은 영화지만 기대하는 장면이 있을 것 같다.
“수연이 감정을 표출하고, 분노에 차서 집에 돌아왔는데, 집안이 식물로 가득한 장면이 있다. 수연의 분노를 식물로서 긍정적으로 표현한 건데 미술이 정말 아름다웠다. ‘나쁜 마음’은 미술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공을 들인 장면이다.”
 
-수연을 연기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거 같다. 인생 선배로서 20대 청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더욱 그 말이 공감된다. 20대의 청춘이 가장 치열하게 느껴지지만 돌이켜보면 그 순간이 가장 빛났고 아름다웠던 것 같다. 그래서 30대가 된 지금, 그 순간이 가장 그립다. 후회하지 않게 모든 감정을 다 느끼라 말해주고 싶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사진=라희찬·강경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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