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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베테랑 염기훈 … 미래를 밝힌 신성 김민재

염기훈

염기훈

꽉 막혔던 경기가 후반 중반 다소 활기를 띠었다. 후반 19분 염기훈(34·수원)이 교체 투입되면서다. 그는 날카로운 왼발 스루패스와 크로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10차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6일·우즈베크 타슈켄트)에서 그나마 염기훈이 팬들에게 위안이 됐다. ‘왼발의 달인’ 라이언 긱스(44·웨일스) 이름을 따 ‘염긱스’ ‘라이언 기훈’ 등 찬사가 이어졌다. 우즈베크전이 끝난 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맨 위에 그의 이름이 올랐다.
 
염기훈, '우즈벡 문제 없어!' (타슈켄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7.9.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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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은 월드컵과 악연이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아르헨티나전 때다. 한국이 1-2로 뒤지던 중 염기훈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다. 오른발로 가볍게 차면 될 걸, 기어이 왼발을 고집했다. 절호의 기회가 한숨처럼 날아갔다. 이 장면으로 염기훈은 ‘왼발의 맙소사’가 됐다. 당시 포털사이트에 염기훈 기사가 뜨면 악성 댓글 300~400개는 보통이었다.
 
비난은 월드컵 후에도 이어졌다. 심지어 ‘아버지가 축구협회 간부라서 대표팀에 뽑혔냐’는 악성 댓글도 있었다. 염기훈은 2013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충남 논산에서 벼농사를 지으신다”며 “아르헨티나전 때는 공을 오른발로 트래핑하다가 스핀이 걸리는 바람에 왼발로 찰 수밖에 없었다. 그 한 장면으로 그간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돼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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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의 손흥민과 염기훈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손흥민과 염기훈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17.8.29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밝은 표정의 손흥민과 염기훈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손흥민과 염기훈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17.8.29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염기훈이 말한 ‘노력’에 사연이 있다. 사실 그는 오른발잡이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자전거 뒷바퀴에 오른발이 빨려 들어가 크게 다쳤다. 후천적으로 왼발을 쓰게 됐다. 수영과 육상을 하다 좀 뒤늦은 중학교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지금처럼 한국 최고의 왼발 키커가 될 수 있었던 건 처절한 노력 덕분이다.
 
염기훈은 2015년 6월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미얀마전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대표팀에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염기훈은 “(박)지성(36)이 형, (이)영표(40) 형에게 배운대로 한발 더 뛰려고 했다”며 “밖에서는 보면 대표선수들이 공을 예쁘게 찬다. 그 말은 공을 건방지게 찬다는 거다. 더 간절하게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재

김민재

 
‘21살 괴물 수비수’ 김민재(전북)의 등장도 위안이 됐다. 지난달 31일 이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그는 우즈베크전까지 두 경기 연속으로 탄탄한 수비로 무실점 행진에 일조했다. 키 1m88cm·몸무게 95kg, 다부진 체격의 그는 적극적으로 공중볼을 따냈고, 과감한 태클로 상대 공격을 저지했다. 이천수 JTBC 해설위원은 “A매치가 두 경기째인 수비수가 어쩌면 저렇게 노련한가. 김민재는 괴물”이라고 칭찬했다.
 
김민재. [사진 일간스포츠]

김민재. [사진 일간스포츠]

김민재는 당초 연세대에 진학했지만, 좀 더 많이 뛰고 싶어 지난해 대학을 중퇴하고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 입단했다. 눈에 띄게 활약하며 올해 프로축구 K리그 전북에 입단했고, ‘신인들의 무덤’이라는 전북에서 주전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소속팀으로 돌아가도 자만하지 않고 막내답게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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