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정부와 '코드' 같다…민간 출신 첫 금감원장 임명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에 최흥식(65)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내정됐다.
 

문재인 정부 첫 금감원장이 최흥식 시향 대표
금융연구원장,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 역임
‘이헌재 키드’로 금감위서 감독기구개편 업무
장하성 실장과는 지배구조개선 활동 인연
장하성ㆍ김승유ㆍ김석동 등 경기고 인맥
노조는 “반대”…시장선 “민간 출신 환영”
현 정부가 투기 주범 지목한 다주택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위 정례회의를 열어 진웅섭 금감원장 후임으로 최 대표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 내정자가 임명되면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 된다.
 
금융위는 “오랫동안 금융 분야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연구 실적 및 실무 경험과 높은 전문성을 보유했다”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융감독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해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최흥식

최흥식



◇현 정부 실세와 어떤 인연이
 
최 내정자는 경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프랑스 파리 릴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금융연구원장, 연세대 경영대 교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을 지냈다.
 

그가 정부에 연이 닿기 시작한 건 사실상 이헌재 전 부총리와 일하면서부터다. 최 내정자가 박사 학위를 마치고 귀국,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을 거쳐 1992년부터 조세연구원에서 일할 때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알게 됐다. 이 전 부총리는 1996년 조세연구원 연구자문위원을 지냈다.
 
이 전 부총리는 외환위기로 망가진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영입, 1998년 3월 초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이때는 금감위원장이 은행ㆍ증권감독원장(1999년부터는 금감원장)을 겸임했다. 출발 당시 금감위는 구조조정기획단 등 5개 실무팀과 1개 행정실로 조직을 꾸렸다. 이때 감독기구경영개선팀을 최흥식 당시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이끌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일종의 이헌재 키드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의 전신인 한국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CGS는 현재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지침이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과 도입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돼 국민연금이 이를 철저히 지켰다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같은 결정은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배구조 관련 활동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시민단체를 이끌던 시절과 맥을 같이 한다. 장하성 당시 고려대 교수는 지금의 경제개혁연대의 전신인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를 1997년부터 이끌었다. 장 실장은 1998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13시간 넘게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해 화제가 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소액주주운동,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심을 쏟았다.
 
최 내정자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3~2005년에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03년 10월부터 1년간 금감위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2007년 11월 경제학자 113명이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특검법 도입을 촉구하면서 공동 성명을 발표했을 때, 최 내정자 역시 113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명단에는 장하성 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도 함께 들어 있다.
 
◇화려한 경기고 인맥
 
최 내정자의 인맥을 볼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는 경기고다. 이헌재 전 총리나 장하성 실장 모두 경기고 출신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 내정자(1971년 졸업)가 장 실장(1972년 졸업)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연구원장을 지내고 연세대 교수를 거쳐 하나금융연구소장 및 하나금융지주 사장에 발탁된 배경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있다. 김 전 회장 역시 경기고를 나왔다(1961년 졸업). 김 전 회장은 2002년 7월부터 금융발전심의회에서 은행분과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최 내정자 역시 2000년 4월부터 2004년 11월까지 같은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전 회장이 하나금융그룹의 권력 중심에서 밀려나면서 최 내정자 역시 하나금융그룹을 떠났다. 2015년 7월부터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다. 시립교향악단 대표는 서울시장이 임명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경기고(1974년 졸업) 출신이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던 시절 인연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최 내정자를 적극 추천한 인물 중의 하나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이헌재 키드’다. 2001~2004년 금감위 국장 시절 최 내정자와 함께 일했다. 김 전 위원장 또한 경기고(1972년 졸업) 출신이다.
 
◇“금융감독기구 개편 전문가”
 
최 내정자의 전문 분야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다. 대표 저서가 대부분 금융시스템 개편이나 감독체계 개선 방안에 관한 내용이다. ‘한국금융시스템 재구축 방안’(1999년), ‘국내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2000년), ‘금융감독체제의 개선 방안’(2001년), ‘한국금융산업의 발전’(2003년), ‘금융부문의 구조변화와 시사점’(2007년) 등이다.  
 
2002년 선물학회장이던 시절에 최 내정자는 ‘증권ㆍ선물시장 체제개편 방안’이라는 심포지엄을 열고, “증권ㆍ선물거래소를 궁극적으로 통합해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해외거래소에 대해 경쟁력을 갖는 체제로 재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당시 주제발표는 장하성 당시 고려대 교수가 맡았다). 실제 2005년 증권ㆍ선물거래소는 2005년 한국거래소(KRX)로 통합됐다.  
 
2015년 한국금융학회장으로 선출된 장하성 당시 고려대 교수는 출범 심포지엄을 열며 최흥식 당시 서울대 겸임교수에게 주제 발표를 맡겼다. 그는 심포지엄에서 “금융당국이 감독 권한을 민간에 위임하고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 내정자의 금감원장 임명은 금융감독기구 개편을 본격 시도하겠다는 사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감원 노조 “반대” vs 시장선 “환영”
 
금감원장에는 애초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정 단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융권은 물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까지 나서 “금융 경험과 식견이 부족하다”고 반대하면서 최 대표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원 노조에서는 6일 최 내정자의 임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4일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내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내놓은지 이틀만이다.
 
금감원 노조는 “(최 내정자 임명이)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며 “최흥식씨가 과거 금융권 적폐세력을 청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최흥식씨는 하나금융지주 사장 출신으로 당시 하나금융 회장이었던 자의 측근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최씨가 임명되면) 금감원장은 금융위 관료의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금감원은 금융시장을 장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실세’인 김 전 사무총장이 임명되면 금융위 관료들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간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껏 밤새워 보고서 만들가면 금융위에서 표지만 갈아끼워 자기네 것인양 발표했다”며 금융위의 하부조직처럼 여겨지는 현재 위상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실세’ 원장을 기대했는데 ‘민간’ 원장이 온다니 반대 성명을 낸 것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갑의 위치에서 일방적이고 권위적으로만 감독해 온 경향이 있었다”며 “민간 출신이면 아무래도 시장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쪽으로 감독 방향을 잡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배우자 명의로 '갭 투자'


지난 3월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총 24억965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재산은 17억원 상당의 서울 논현동 다가구 주택이었다. 
 
그외 배우자 명의로 같은 지역에 다세대주택(10억2800만원)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특히 배우자 명의 주택은 7억5000만원의 임대보증금(전세자금)을 채무로 신고했다. 자기돈은 3억원 정도만 들여 10억짜리 집을 사는 이른바 ‘갭 투자’를 한 셈이다. 
 
또 배우자 명의로 서울 중구(1억9000만원)와 경기 용인(1억2000만원)에 각각 상가 한 채씩을 갖고 있다. 재산신고 내역으로만 보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 주범으로 지목한 다주택자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금융감독 당국 수장이 갭투자를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인물정보 사이트의 병역사항에는 ‘필보’라고 표시했다. 필보는 보충역제대를 한 사람을 의미한다. 공익근무요원이 이에 속한다. 
 
고란ㆍ정진우 기자 neor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