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봉제 의류 중국 수출 상승세 가팔라
두번째 외화 수입원, 1위 석탄은 8월 금수 조치
"북한 임금 경쟁력, 임가공 수출 확대 전망"
유엔, 원유와 함께 의류, 임가공업 제한 논의중
![북한의 대중국 수입 상위 5개 품목 [한국개발연구원, 중국 해관] ※단위: 백만 달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6/720435fa-13c2-47a8-821a-c8371e2826ce.jpg)
북한의 대중국 수입 상위 5개 품목 [한국개발연구원, 중국 해관] ※단위: 백만 달러
주수입원이었던 광물 가격이 불안정해지자 직물을 사들여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의류를 가공해 되파는 식으로 북한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중국 해관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에 의류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은 2009년(5억9000만달러)을 기점으로 급격히 늘어나 2015년에 사상 최대치인 약 8억 달러(약 90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북한의 대중국 수출 상위 품목 5위 안에는 2009년 이후 재킷과 코트 등의 품목이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포함됐다. 의류 중에서도 편물이 아닌 봉제의류의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북한의 봉제 의류 수출액만 놓고 보면 2009년 5600만 달러→2014년 6억2200만 달러→2015년 6억3300만 달러(7200억원)로 6년 만에 11배 이상 증가했다. 상승세가 가장 가파르다. 올 상반기에도 2억2000만 달러(2500억원) 어치를 수출했다. 이는 북한의 대중국 전체 수출액 중 27%로,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짭짤한 이익’을 보자 북한은 2013~2014년 사이 평균 300만 달러를 호가하는 방직기, 합사기 등의 설비를 중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공격적 투자도 감행했다.
![북한의 대중국 주요 수출 품목 [한국개발연구원, 중국해관] ※단위: 백만 달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6/78f245ec-c607-465f-92fd-364a37c9e834.jpg)
북한의 대중국 주요 수출 품목 [한국개발연구원, 중국해관] ※단위: 백만 달러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과 제재 담판을 위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협상카드로 원유 공급 중단과 함께 섬유와 의류를 ‘의외의 복병’으로 꼽는다. 석탄에 이어 북한의 두번째 외화 수입원이다. 지난달 유엔 제재 결의(2371호)로 석탄 수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이제 주요 수출품 중에는 의류와 섬유만 남았다.
![북한의 대중국 무역 현황. [국립외교원, 한국무역협회] ※단위: 백만 달러, (%)](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6/d5baba5c-d949-4df3-ad11-62ef283ca460.jpg)
북한의 대중국 무역 현황. [국립외교원, 한국무역협회] ※단위: 백만 달러, (%)
국립외교원 이상숙 연구교수는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으로 중국 의류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남아 국가보다 임금에서 경쟁력이 있는 북한 근로자들을 주목한 것”이라며 “광물자원의 수출이 제한될수록 섬유제품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임가공제품 수출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홍콩을 경유한 북한의 임가공무역도 상승세에 있어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한국 정부도 지난해 12월 독자제재에 나서면서 중국산으로 둔갑한 북한산 임가공 의류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의류 수입 관련 협회와 단체 등을 대상으로 북한 임가공 제품을 중국산으로 속여 국내로 수입하는 경우 원산지 표시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을 계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유엔 결의안에는 북중 합작회사에 대한 제한이나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회사에 위탁 금지 등과 같은 방법으로 임가공 교역을 제한하거나 의류를 아예 금수품목에 올려 전면 혹은 쿼터를 두어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유엔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이 수출하는 거의 모든 품목들을 다뤘고, 남은 것은 옷과 섬유 제품”이라며 “원유 공급 중단 등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밀고 당기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