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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국 철수설 GM이 인천 떠나면 지역 경제 파탄날 것, 식당도 유지 못해"

한국GM 부평 공장 서문으로 한 남성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GM 부평 공장 서문으로 한 남성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5시 한국GM 인천 부평공장 서문 출입구 앞. 퇴근 시간인 듯 출입증을 목에 건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장 밖으로 나왔다. 공장 안쪽에서는 대기 중인 셔틀버스에 오르는 이들도 보였다.    
 
 퇴근이 시작된 것을 알고 있는 듯 주변 식당들은 문을 활짝 열어 놨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직원은 거의 없었다. 퇴근 시간이면 북적이던 과거 모습과는 다르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다.
 
 한국GM 직원들과 인근 식당 업주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이 깔렸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한국GM의 철수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부평공장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공장 앞에서 만난 한 직원은 “철수 소문은 알고 있지만, 아직 내부적 동요는 크지 않다"며"다만 신차 개발이 주춤하고, 신규 채용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원 감축에 대해 불안해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공장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43·여)씨는 “10여 년 전 대우자동차 사태 때도 간신히 버텼는데 한국GM이 철수하면 이젠 버틸 자신이 없다”며 “정부나 지역정치권에서 한국GM이 철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역경제 파탄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엠 로고. 임명수 기자

한국지엠 로고. 임명수 기자

 
한국GM의 협력업체들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이날 중앙일보 기자와 통화한 한국GM 1차 협력업체 대표 A씨는 “당장은 아니라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GM이 철수하지 않겠느냐”며 “협력업체들과 모여 판매실적 향상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우리 같은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이 업체는 한국GM에 부품을 100% 공급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만 수백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이 업체같은 한국GM 1차 협력업체는 인천에만 40여 곳이 있다. 2·3차 협력사까지 합하면 700여 곳이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다. 근로자만 2만4000여 명에 이른다. GM을 중심으로 인천 자동차(부품)산업이 성장해 이제는 인천 제조업의 13.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GM의 4개 공장(인천·군산·창원·보령) 가운데 부평공장(99만1000㎡)이 가장 크고 생산라인도 가장 많다. 부평공장에서는 캡티바·말리부·트랙스 등 승용차와 SUV가 생산되고 있다.    
말리부

말리부

   
한국GM의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10월16일 종료되는 ‘비토권’ 때문이다. 비토권(특별결의거부권)은 한국GM 지분(17.03%)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철수나 매각, 생산라인 증설 등 GM의 경영상 조치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다. 비토권이 종료되면 만일 GM이 철수 결정을 해도 막을 힘이 없다.   
 
지난 1일 새로 취임한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의 과거 이력도 철수설에 힘을 보탠다. 그는 올해 3∼5월 인도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GM이 인도 내수 시장에서 철수하고, 수출용 공장만 유지하는 사업 재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인천시와 지역사회는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28일 한국GM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한국GM 노사정 정례 간담회’, ‘한국지엠 점유율 제고방안’ 등의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상공회의소도 오는 19일 한국GM 및 협력업체 등 인천 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한 ‘인천자동차포럼’을 만들기로 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출입구 전경. 임명수 기자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출입구 전경. 임명수 기자

  
인천발전연구원 윤석진 연구위원은 “부평공장은 글로벌 GM이 경차와 승용차 등을 주로 생산하는 중심 기지여서 철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GM이 3년 이상의 적자가 났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구조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외국인투자기업의 특성상 언제든 철수할 수 있기 때문에 (철수시)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지역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준비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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