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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평화외교’, 中 주도할 수 있을까?

‘평화공존 5원칙(和平共处五项原则)’

 
60년간 지속해 온 중국 외교 노선의 기본 틀이다. 1953년 12월 저우언라이 총리가 인도 대표단을 맞이한 자리에서 처음 언급했다. 다섯 가지 원칙은 이렇다. ▶영토주권의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 불간섭 ▶호혜평등 ▶평화공존 등이다. 나중에 ‘주권과 영토보전의 상호 존중’은 ‘상호 이익 평등’으로, ‘호혜평등’은 ‘상호 이익 평등으로 수정했다. 이 조약은 냉전 시기 같은 공산주의를 표방한 소련을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명분으로 삼았고, 1978년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당시에는 ‘센카쿠 분쟁’을 비껴가는 전략이 돼 주었다.

60년간 중국 외교노선의 기본 틀, ‘평화공존 5원칙’
냉전 시기 소련 등 주변 강대국 영향권 벗어나려 주창
2014년 ‘신(新) 6대원칙’ 발표, 미국 중심 전후질서 부인
사드 보복은 적극적, 북핵에 소극적인 태도 ‘패권국’색 짙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 내외가 엘브필하모니 콘서트홀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시작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이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있다. 뒷줄에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 내외가 엘브필하모니 콘서트홀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시작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이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있다. 뒷줄에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지난 2014년 중국은 평화공존 5원칙 발표 60주년 행사에서 일대 방향 전환을 시도한다.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주권평등 ▶공동안전 ▶공동발전 ▶공동이익 ▶포용 ▶공평정의 등 ‘신(新) 6대원칙’을 새로이 꺼냈다. 주변 강대국의 그늘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G2’를 자부하며 미국 중심의 전후질서를 부인한다는 차원에서 발표한 원칙이다. 이후 중국은 이 원칙론을 외교 전략에 투영하기 시작한다.

“‘글로벌화’와 보호무역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중국은 시종일관 다자주의와 개방포용에 앞장섰다.” -왕이 외교부 부장
“2012년 18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가 외교 이론과 혁신 실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 CCTV

‘대국외교(大國外交)’를 설명하는 말이다. 예전엔 ‘신형대국관계’로 대등한 위치임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펼치는 외교를 더 내세우고 있다. 왕이 부장은 “중국식 ‘대국외교’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강조했고,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대국외교를 편다는 내용의 6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프로그램 이름도 아예 ‘대국외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대국외교를 편다는 내용의 6부작 다큐멘터리(왼쪽),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터뷰에 나선 왕이 외교부 부장(오른쪽) [사진 신화망·CCTV]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대국외교를 편다는 내용의 6부작 다큐멘터리(왼쪽),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터뷰에 나선 왕이 외교부 부장(오른쪽) [사진 신화망·CCTV]

국제무대에 나선 시 주석의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이다. 이를 접한 서구 언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1일 영국 가디언지는 “다큐멘터리는 시 주석에 ‘국제사회 지도자’ 왕관을 씌우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을 이끄는 세계 지도자의 면모를 강조했지만,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중국 내부 선전용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낯 뜨거운 다큐멘터리지만, 중국이 막강한 경제·군사력으로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 반열에 올라선 것은 분명하다. 지난 3일엔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으로 이뤄진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대대적으로 열렸다.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브릭스 5개국이 국제질서의 건설자로서 국제 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세계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개방형 경제를 강력하게 추진해 브릭스의 ‘황금 10년’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한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 경제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 4일 샤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시 주석을 비롯한 브릭스 및 신흥시장국가와 개도국 대화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사진 신화망]

지난 4일 샤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시 주석을 비롯한 브릭스 및 신흥시장국가와 개도국 대화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사진 신화망]

하지만 이날 중국이 세우려던 ‘대국’으로서 면모에 금이 갔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의 기조연설 4시간을 앞두고 북한이 6차 핵실험에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도 브릭스 국가와 함께 북한의 핵실험은 규탄한다고 발표는 했지만, 미국과 손잡고 북한에 대대적인 제재와 압박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대신 중국은 보도통제에 열을 올렸다. 방사능 오염 우려와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탓이다. 북·중 국경 인접 지역에 대한 방사능 수치 측정, 2만여 개에 가까운 인터넷 댓글이 삭제됐다. 이날 오후 환구시보가 인터넷에 대북 무역 전면 중단을 막아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으나 곧 사라졌다.  
지난 3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싣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수소탄 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중앙포토]

지난 3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싣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수소탄 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중앙포토]

반면 중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가한 보복 조치는 신속하고 단호했다. 북핵(北核)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무기인 사드 배치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일단 소극적이다. 중국이 보여준 이중적 태도는 ‘대국’보다는 승자의 권력을 지닌 ‘패권국’에 가깝다. ‘협력’보단 ‘조공’을, ‘대국’보단 ‘소국’외교에, 대국관계도 ‘신형’이 아닌 ‘구형’에 가깝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신형대국관계’를 외치지만,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 앞에선 ‘평화공존의 길’은 더 멀게만 느껴진다.
 
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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