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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증세 시즌2' 되나…정부 부인에도 보유세 강화 '군불' 떼는 여당

여당이 보유세 인상 군불을 때고 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부동산 보유세 문제에 대해 기획재정부에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얘기했는데, 논의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추 대표는 지난 4일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추 대표는 이날 "보유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0904.조문규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추 대표는 이날 "보유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0904.조문규 기자

 

추미애 대표 "보유세 강화"주장에 여당 의원 연이어 '보유세 강화'주장
김경협 의원, "보유세 문제 기재부가 검토에 들어가"
정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입장 달라
법인세 소득세율 인상도 정치권이 밀어붙여 관철...
현 정부의 과거 '종부세 트라우마'는 변수
'부유세'성격인 종부세 강화 향후 검토 가능성

정부는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8ㆍ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5일 대책 한 달 만에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에 포함하는 등 추가대책을 내놓았다. 이게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달 1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후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가 보유세 인상이 될 수 있다.
 
관계부처는 아직 보유세 인상에 대해 미온적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은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강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보유세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시장 변화를 면밀히 보고 난 뒤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유세 문제에 대해 기재부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김 의원의 발언은 원론적인 얘기로 봐야 한다”라며 “아직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일 세법 개정안과 부동산 대책을 동시에 발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지난 2일 세법 개정안과 부동산 대책을 동시에 발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정부의 태도에도 보유세 인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는 건 올해 법인세ㆍ소득세 명목세율 인상 과정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라고 수차례 얘기했었다. 하지만 추 대표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여권 실세들이 명목세율 인상을 들고 나왔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공식화했다. 결국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명목세율 인상안이 담겼고, 김 부총리는 “시장에 일관된 시그널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라며 유감을 표명해야 했다. 증세 과정에서 경제 ’컨트롤타워‘라던 김 부총리가 철저히 소외되며 ‘김동연 패싱’이란 말이 관가 안팎을 떠돌았다. 보유세 문제도 이런 전철을 밟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8·2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된 2일 서울 대치동 GS건설 ‘신반포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시민 수백 명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142가구이지만 이날 하루에만 약 6000명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4250만원.  [사진제공=GS건설]

8·2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된 2일 서울 대치동 GS건설 ‘신반포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시민 수백 명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142가구이지만 이날 하루에만 약 6000명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4250만원. [사진제공=GS건설]

 
다만 보유세 인상이 당장 현실화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의 ‘종부세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을 거란 시각에서다. 익명을 원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여당도 종부세 논란으로 지지율이 크게 꺾였던 과거 사례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있어 보인다”라며 “보유세를 건들기는 어려운 분위기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절차적으로도 당장 변화를 주기 쉽지 않다. 이미 내년부터 적용될 정부 세법개정안은 확정된 상황이라 보유세 인상을 조기에 시행하려면 의원 입법 등을 통해 단행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미 법인세ㆍ소득세율 인상안에 대한 국회에서의 격론이 예고된 상황이다.
 
다만 향후 종부세 인상을 중심으로 보유세 강화가 장기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투기꾼들이 부동산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면 거래세보다는 보유세를 인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거의 모든 국민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재산세 대신 ‘부유세’성격을 지닌 종부세 강화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또다시 손쉬운 부자증세만 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치권이 국민개세주의(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한다는 원칙)은 외면하고 일부 부유층만 또다시 과세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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