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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혼란 해결은커녕 부채질하는 식약처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67명의 직원 중 박사가 330명, 석사가 768명이다. 직원 5명 중 3명이 석·박사인 셈이다. 중앙행정부처 중 최고 수준의 학벌을 자랑한다. 이런 식약처가 전문가 집단에 걸맞지 않은 ‘하류 조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식약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생리대의 명단을 지난 4일 오후 갑작스레 공개했다.
 
브리핑에 의사(바이오생약심사부장)와 약사 3명(의약외품정책과장·의료제품연구부장·화장품심사과장)이 나왔다. 생리대 파동의 극한 혼란 가운데 이들 식약처 간부는 전문가답게 여성환경연대의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댔다.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여성환경연대의) 연구 목적과 배경은 물론 연구 방법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료 연구자가 이 단체의 연구를 재연(再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김만구 강원대 교수가 수행한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검사가 과학의 ABC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대철 식약처 부장이 지난 4일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철 식약처 부장이 지난 4일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식약처의 지적대로 믿을 수 없는 정보라면 발표하지 않는 게 맞다. 식약처가 자체 연구가 아닌 것을 익명으로 공개했다가, 여론에 떠밀려 실명으로 공개한 것은 성급한 처사다. 여성 소비자들한테 “쓰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는 원성을 샀다. 실명 공개를 놓고 식약처 내부의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무시됐다.
 
지난 10년간 약품·식품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 덕분에 대응 노하우가 꽤 쌓였다. 하지만 낯선 분야에서 사고가 시작되자 경험이 소용없었다. 2013년 농식품부에서 감독 권한을 넘겨받은 축산물 유통단계 관리는 계란 파동 때 헤맸고, 의약외품 관리는 생리대 파동으로 허점을 드러냈다. 의약외품은 의약품의 1%도 투자하지 않은 ‘서자(庶子)’ 신세였다. 내년 4월 위생용품관리법이 시행되면 기저귀·세제와 일회용 빨대·행주·타월 등 17개 품목이 식약처 관리로 넘어온다. 여기서 어떤 사고가 터질지 걱정스럽다.
 
메르스·콜레라 파동에서 보듯 정보 공개는 중요하다. 식약처는 계란 파동 때 ‘08마리’ ‘08LSH’를 서둘러 공개해 박수를 받았다. 이번 생리대 파동에선 잘못 짚었다. 되레 혼란을 불렀다. 차라리 밤새워 생리대를 전수조사해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는 게 옳았다. 계란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류영진 식약처장이 실명 공개를 최종 결정했다니 ‘이번에도 또’ 하는 한숨이 나온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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