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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거짓 예언자 구별법

최준호 산업부 차장

최준호 산업부 차장

세상이 불안하고 엄혹하면 ‘거짓 예언자’가 난무하는 법이다. 지난 세기말에 그런 자들이 말세를 주장하며 소동을 부렸던 것을 기억한다. 21세기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현재에 당황하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한다. 구글의 인공지능 부문 이사를 맡고 있는 미래학자 겸 발명가 레이 커즈와일은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2005)에서 ‘무어의 법칙’을 예로 들며 인류의 기술 발전이 특이점을 향해 치솟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기술의 정확한 시점은 몰라도, 그 방향에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최근 또다시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엔 ‘미래학자’라는 이름을 내걸고 ‘아무에게나 쉽게 들을 수 없는 정확한 미래’를 얘기한다. 하지만 진짜 미래학은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 아니다.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하나가 아니며, 따라서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없다. 미래는 예측하는 순간, 그 예측이 다시 미래를 굴절시킨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내비게이션일수록 교통예측이 틀릴 수밖에 없다. A도로에 차가 막히고 B도로는 한가하다고 표시해 주면 대다수가 B로 몰려가면서 B도로의 교통혼잡이 심해지는 원리다. 그래서 제대로 된 미래학계에서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꿈꾸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미래변화의 가능성을 헤아린 뒤 미래전략을 수립하려고 노력한다.
 
최근 ‘학회’를 내세운 한 단체가 전직 장관, 협회장 등 저명인사들을 동원한 ‘4차산업 미래전략 지도자 과정’이라는 주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미래예측전략전문가’와 ‘4차산업혁명지도사’라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3주 동안 주말 이틀간 나와 공부하면 ‘도사’ 자격증을 준다는 얘기다. 자격증 등록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문의했다. 설명은 간단했다. 이 자격증은 국가공인자격증이 아닌 민간자격증이라 관련 법령에 따라 민간자격 신설 금지 분야만 아니면 정부가 등록을 받아 주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단 3주 만에 만들어 내겠다는 전문가가 하나의 미래만을 얘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제3의 물결’을 얘기한 앨빈 토플러도 그의 저서 『누구를 위한 미래인가』(1983)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래학자들의 일이란 뭔가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알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은 점성술사이거나 사기꾼이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단 하나의 미래라는 것은 없다. 나는 미래연구에 모든 정량적 도구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도구들을 활용한 결과를 얻게 되면 그런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최준호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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