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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강사 욕하고 폭행 고교생 … 학교는 징계 않고 교육청 “학교 몫”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서 학생이 체육수업 중 시간제 강사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까지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지만 해당 학교와 교육청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다. 교원단체들은 “학교와 교육청의 태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성화고 체육수업 중 마구 주먹질
학교, 전학 간 뒤에야 퇴학조치 시늉
교총 “교권 침해 제대로 처벌했어야”

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서 1학년 A군이 운동장에 모여 체육수업을 하던 중 시간제 강사 B씨에게 달려들어 수차례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 얼굴과 온몸을 폭행당한 B씨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A군이 “몸이 좋지 않아 쉬겠다”고 말했으나 B씨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자 갑자기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학생들 앞에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당했다. 해당 학생이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선도위원회를 한 차례 열었으나 처벌 수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자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학교장은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특별법(교원지위법)’에 따라 교권 침해사건을 알게 되는 즉시 교육청에 보고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처럼 학교가 징계를 미루고 있는 사이 A군은 전학이 예정돼 있던 일반고로 옮겨 갔다. 특성화고는 학교가 가르치는 영역이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될 경우 1학년 2학기에 일반고로 전학 갈 수 있는 ‘진로 변경 전입학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를 이용한 것이다. 뒤늦게 A군에게 퇴학 처분이 내려졌지만 이미 일반고로 옮긴 뒤라 아무 효력이 없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 교육청에 문의해 처리 절차 등을 상담받느라 다소 지체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학생에게 퇴학 조치를 내리더라도 당연히 학습권은 보장해 줘야 하기에 전학을 보내며 퇴학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교권 침해보다는 학습권 보장을 우선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교육청은 “개별 학교 소관”이라며 방관하고 있다. 손성조 공보팀장은 “교육청이 개별 학교의 학교폭력위원회·선도위원회 조치 결과에 대해 일일이 옳고 그름을 따질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피해 교사가 교육청에 교권 침해로 인한 민원을 제기하면 해당 학교에 ‘피해 교사를 위로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지라’는 권고를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사들은 분노하고 있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의 김동석 정책본부장은 “수업 중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했는데 해당 학생이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학교가 엄정히 조사를 통해 합당한 징계를 한 뒤 전학이 이뤄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이제라도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감독권을 행사해 이 학교가 교권 침해사건을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경위와 선도위 조치가 전학 전에 나오지 않은 이유 등을 면밀히 조사,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또 다른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의 김영식 정책위원장도 “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을 바로 퇴학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 안에서 학생 인권과 교권 보호를 놓고 갈등이 자주 빚어지는데 교육청이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학교가 교육적 공간으로 존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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