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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업계에 혼선만 주는 산업부 장관의 가벼운 입

하남현 경제부 기자

하남현 경제부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포함해 여러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공식 석상서 한·미 FTA 폐기 언급
“박삼구 회장 컨소시엄 구성 바람직”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돌출 발언

청문회서 지적된 전문성 부족 우려
“기우 아니었다” 쓴소리 새겨 들어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4일 한 말이다. 이날 자동차업계 사장단과의 간담회 직후 한미FTA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한국의 통상 담당 장관이 한미 FTA와 관련해 ‘폐기’를 입에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한국 정부는 한·미 FTA에 대해 폐기 자체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주무 장관이 이와 동떨어진 말을 했다. 시점도 좋지 않다. 한미 FTA 개정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TA 폐기’를 들고 나온 직후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민감한 때에 산업부 장관이 부적절한 언급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산업부는 해명을 내놔야했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같은 자리에서 백 장관은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발언을 또 했다. 그는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가장 좋은 것은 그쪽(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이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업부 장관은 방위산업 물자 생산 기업의 해외 매각을 승인 또는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금호타이어는 방위물자인 전투기 타이어의 생산 기술을 갖고 있다. 이런 백 장관이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으로 채권단과 협상을 벌였던 중국 더블스타를 제쳐 두고 박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해외 투자자가 참여한 민간 기업의 인수·합병(M&A) 작업에 정부가 개입한 거로 비칠 수 있는 빌미를 백 장관이 준 셈이다. 산업부도 이를 의식해 부랴부랴 장관의 말을 뒷수습했다. 산업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백 장관 발언의 진의는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의 절차적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며 “특정 인수 주체에 대한 선호를 밝힌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 장관의 ‘설화(舌禍)’가 단순한 실수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분야 이외의 다른 경력이 거의 없는 백 장관에 대해 “산업부의 주요 업무인 통상 및 산업 정책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진작 제기됐다. 국회는 지난달 20일 백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면서 “통상 경험이 전무해 한·미 FTA 개정 등 주요 통상협상을 이끌 역량에 대한 우려가 있고 산업정책에 대힌 식견이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백 장관의 연이은 돌출 발언이 산업부 소관 정책에 대한 이해도 부족에서 나온 거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오정근 교수는 “산업과 통상 분야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백 장관이 4차산업 혁명 대응과 업종별 구조조정, 미국 및 중국과의 통상 문제 해결 등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라며 “현 상황에서 보면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모태가 되는 상공부 시절부터 한국 산업 정책의 주무부처 역할을 해왔다. 수출과 내수라는 양대 실물경제의 축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산업부에 통상 기능을 둔 건 산업 정책과의 시너지를 위한 조치였다. 백 장관은 이런 산업부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우려에 백 장관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남현 경제부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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