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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이끼까지 곱게 간직한 살아있는 민속촌...첩첩산중 순결한 봉화 8경 들여다보니

경북 봉화군의 청량산.[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청량산.[사진 봉화군]

북쪽으로는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고, 동쪽과 서쪽으로는 울진군과 영주시와 접한 경북 봉화군. 전체 거주 인구가 3만3000여명뿐인 이곳은『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가 "외지인의 상처를 받지 않고 옛 이끼까지 곱게 간직한 살아 있는 민속촌"이라고 칭찬한 곳이다. 그만큼 아직 '순결'한 곳이라는 의미다.  
경북 봉화군의 춘양목 군락지.[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춘양목 군락지.[사진 봉화군]

두메산골이자 첩첩산중인 봉화군에 사는 30년 토박이들이 지난달 말 8가지 동네 비경(祕境) 을 뽑았다. 우리끼리만 보고 아끼며 아름답다고 감탄하지 말고 세상에 알려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뜻에서다. 
경북 봉화군의 춘양목 군락지.[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춘양목 군락지.[사진 봉화군]

8경 선정은 봉화군의 기초 조사를 토대로 30년 이상 지역에 거주한 토박이 공무원들이 1차 심사를 하고 분야별 전문가들이 최종 선정했다. 
경북 봉화군의 석천계곡.[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석천계곡.[사진 봉화군]

봉화군은 사진작가들을 초청해 8경의 사계절 사진을 촬영해 안내 간판을 제작하고, 8경 책자를 따로 만들어 조만간 배포할 예정이다. 
경북 봉화군의 청암점.[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청암점.[사진 봉화군]

순결한 봉화군의 8경은 어떤 곳일까.  
 
경북 봉화군에 접어들면 제일 먼저 높이 870m, 열두 개 봉우리가 웅장하게 펼쳐진 산을 만날 수 있다. 토박이들이 1경으로 꼽은 문화재청 지정 명승 제23호 청량산이다.   
경북 봉화군의 백천계곡.[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백천계곡.[사진 봉화군]

웅장한 산이 볼거리의 전부가 아니다. 청량산 중턱엔 김생굴이 있다. 통일신라 서예가인 김생이 이 굴에서 10년간 명필 수련을 한 곳이란다.  설화가 재밌다. 김생이 수련을 하고 하산하려는데 청량봉녀가 나타나 한 가지 제안을 했다고 한다. 불을 끄고 내 길쌈 솜씨와 네 서예 솜씨를 겨뤄 보자는 것. 김생은 자신만만하게 대결에 응했는데, 나중에 불을 켜 보니 글씨가 삐뚤빼뚤했다. 깨달음을 얻은 김생은 1년을 더 연마해 10년을 채운 뒤 하산해 명필이 됐다고 한다.  
경북 봉화군의 백천계곡.[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백천계곡.[사진 봉화군]

청량산엔 청량사가 있다. 매년 10월 산사음악회가 열릴 정도로 가을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사진작가들이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그림이 된다"고 말하는 바로 그 절이다. 봉화군의 한 70대 주민은 "봉화에선 청량산을 선비산이라고도 부른다. 조선의 대학자인 퇴계 이황 등 선비들이 즐겨 찾아 공부를 하고 쉬어가던 곳이어서다"고 말했다.
경북 봉화군의 띠띠미산수유마을.[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띠띠미산수유마을.[사진 봉화군]

2경은 춘양목과 호랑이다. 춘양목 군락지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이야기다. 춘양목은 문화재 보수용 목재다. 춘양목 군락지는 이 목재의 생산림이다. 실제 산림청에서 1488그루의 군락지 내 나무 각각에 번호를 매겨 관리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의 띠띠미산수유마을.[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띠띠미산수유마을.[사진 봉화군]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춘양목 덕분일까. 군락지 숲길을 걸어보면 한 여름에도 초겨울처럼 서늘하다. 군락지 바로 맞은편에는 백두산 호랑이 3마리가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있다.  
경북 봉화군의 세평하늘길.[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세평하늘길.[사진 봉화군]

청암정과 석천계곡 역시 토박이들이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세우며 3경으로 꼽은 곳이다.  
 
봉화군에는 안동권씨 집성촌인 달실마을이 있다. 그 마을에 조선 중종때 기묘사화로 파직된 권벌이 독서를 하기 위해 지은 충재가 있다. 그 안 연못 한가운데 넓은 바위 위에 지은 청암정이 있다. 조선시대 대청마루의 웅장함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큰 정자다.  
경북 봉화군 축서사. 저녁 노을이 일품이다. [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 축서사. 저녁 노을이 일품이다. [사진 봉화군]

석천계곡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진 곳이다. 계곡 입구에 서서 바라보면 사람 발자취가 없는 원시림에 온 기분이 든다. 이곳엔 도깨비와 관련한 설화가 있다. 도깨비들이 석천계곡에 몰려와 놀았고 이 때문에 계곡 인근에 있는 석천정사에서 공부하던 서생들이 괴로움을 당했다고 한다. 그때 서생 권두웅(1656-1732)이 바위에 붉은색 글씨를 새겨 그 필력으로 도깨비를 쫓았다고 한다.  
경북 봉화군 축서사. 저녁 노을이 일품이다. [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 축서사. 저녁 노을이 일품이다. [사진 봉화군]

하늘 위에 있는 신선이 사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청하동천(靑霞洞天)이란 글이 계곡 바위에 쓰여져 있다.
 
희귀한 물고기도 봉화군의 비경이다. 천연기념물 제74호 열목어(연어의 일종) 서식지가 있는 백천계곡 역시 첩첩산중 봉화의 4경이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백천계곡은 세계적 희귀어인 열목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열목어는 멸종위기 보호어종이다. 몸에 열이 많아 눈이 빨간색이다. 그 열을 식히기 위해 수온 18도 이하에만 살 수 있다. 오염 안된 곳에서만 서식이 가능하다. 그만큼 인공적으로 훼손되지 않은 천연 자연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봉화엔 ‘띠띠미’라는 이름 붙은 마을이 있다. 아름다운 산골마을이라고 토박이들이 꼽은 5경인 띠띠미산수유마을이다. 400년 이상된 산수유나무가 있는 산골 마을로 조선시대부터 재배해온 노란 산수유가 온 동네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영화 '워낭소리' 촬영지이기도 하다.  
 
원래 이 마을의 이름은 뒤가 막혀 있다고 해서 두곡마을이다. 그런데 부르기를 뒷듬이 마을이라고 불리다가 띠띠미로 불리게 된 것이다. 과거엔 뒤쪽에 있는 마을을 뒷듬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경북 봉화군의 세평하늘길.[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의 세평하늘길.[사진 봉화군]

6경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다소 알려진 곳이다. 낙동강 세평하늘길 분천~승부역 구간. 바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백두대간협곡열차 운행구간이다. 세평하늘길 구간의 시작은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분천 산타마을이다.  
 
중간쯤에 국내에서 가장 작은 민자 역사인 양원역이 있다. 종착지는 눈꽃열차 정차역인 승부역이  있다. 산길, 강 길, 철길을 모두 거치는 트레킹코스.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2만명 이상 모여드는 명소다.  
분천역 한여름 산타마을에서 반바지를 입은 산타 모형이 레일바이크 앞에 있다. 백경서 기자

분천역 한여름 산타마을에서 반바지를 입은 산타 모형이 레일바이크 앞에 있다. 백경서 기자

7경과 8경은 천년고찰인 축서사와 고선계곡이다. 축서사는 문수산 자락을 한참 올라야 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해발 800m에 위치해 있어서다.  
봉화군 산타마을 전경. 백경서 기자

봉화군 산타마을 전경. 백경서 기자

그런데 축서사를 찾아가 보는 게 핵심이 아니다. 이 축서사에 올라가 바라보는 저녁노을이 비경이다. 파도치듯 겹친 산 능선들과 형형색색 구름 속에 섬인 양 떠 있는 산봉우리들은 감동 그 자체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원시림 계곡인 고선계곡은 길이가 무려 20㎞나 된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긴 협곡을 보면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특히 가을 단풍이 일품이라고 토박이들은 귀띔한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8경은 그야말로 봉화를 넘어 우리나라의 숨은 보석 같은 곳들"이라며 “앞으로도 자연 상태의 아름다움을 잘 보존해 뉴질랜드나 발리처럼 해외 관광객들이 자연 경관에 빠져 찾아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봉화=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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