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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썼지만, 속 터진 94분

이란의 수비는 견고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4분간 유효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19분 장현수(오른쪽 둘째)가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연합뉴스]

이란의 수비는 견고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4분간 유효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19분 장현수(오른쪽 둘째)가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연합뉴스]

결국 끝까지 간다. 한국축구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 여부는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가려지게 됐다.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 0대 0
짠물 수비에 막혀 유효 슈팅 0
7년 이란 징크스 이번에도 못 깨

중국이 우즈베크 이겨 한국 조2위
5일 우즈베크 꺾어야 본선행 확실

한국(FIFA랭킹 49위)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24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후반 6분 상대 선수 한 명이 퇴장을 당했는데도 한국은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최종 예선은 각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한다. A조1위로 이미 본선행을 일찌감치 확정한 이란은 6승3무(승점21)로 무패를 이어갔다. 한국은 이란과 비기면서 4승2무3패(승점14)로 조 2위를 유지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간순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간순위

 
이날 같은 조의 중국이 한국을 도와줬다. 중국은 홈에서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41분 가오린이 페널티킥 골을 넣었다. 한국은 만약 이날 이란을 꺾었다면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무승부에 그치면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우즈베크(4승5패·승점12)와의 승점 차를 1점에서 2점으로 벌렸다. 같은 조의 시리아는 이날 카타르를 3-1로 꺾고 승점 12점이 됐다.
 
한국은 1986 멕시코 대회부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9회 연속 본선 진출이 걸린 마지막 경기는 5일 밤 12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다. 이 경기를 이기면 조 2위를 확정 짓는다. 한국이 우즈베크와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면 3위로 밀려난다. 조 3위로 밀릴 경우,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최악의 경우엔 4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한국이 우즈베크에 지고, 시리아가 이란을 꺾으면 탈락한다.
 
손흥민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신태용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손흥민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신태용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상암 불지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이날 킥오프를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전광판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졌다. 신태용(47) 감독은 “지난해 10월 이란 테헤란 원정 때 (종교 추모일 타슈아를 맞아) 이란 8만여 팬들이 검은 옷을 입고 나왔다. 살벌한 분위기였다. 이번엔 붉은 물결로 놀라게해 주겠다. 웰컴 투 서울”이라고 말했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한국 응원단붉은악마가 열띤 응원을펼치고 있다. 우상조 기자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한국 응원단붉은악마가 열띤 응원을펼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붉은 티셔츠를 입은 6만312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2013년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4년 만에 6만명의 관중을 돌파했다. 대한축구협회가 무료배포한 붉은 티셔츠에는 ‘즐겨라 대한민국’, ‘WE ARE THE REDS!(우리는 붉은 악마)’가 적혀있었다. 15년 전, 4강에 올랐던 한·일 월드컵 못지 않은 뜨거운 분위기였다.
 
한국 축구팬들은 카를로스 케이로스(64·포르투갈) 감독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2013년 6월18일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케이로스 감독은 1-0으로 승리한 뒤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 를 날린 장본인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이란을 ‘상암 불지옥’으로 몰아넣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난 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데뷔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손흥민이 상대팀 아시칸 데자가흐와 볼다툼을 벌이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손흥민이 상대팀 아시칸 데자가흐와 볼다툼을 벌이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신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무릎 통증이 있는 황희찬(21·잘츠부르크)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팔부상에서 돌아온 손흥민(25·토트넘)은 빨간색 붕대를 감고 왼쪽 날개로 출전했다.
 
한국은 투지 넘치는 경기를 펼쳤지만 이번에도 이란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특히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다. 무릎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공백이 뼈아팠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한국 김민재에게 파울을 범한 이란 사에드 에자톨라히가 퇴장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한국 김민재에게 파울을 범한 이란 사에드 에자톨라히가 퇴장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장현수(FC도쿄)의 헤딩슛이 골포스트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후반 6분엔 이란 선수가 퇴장당했다.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라히(로스토프)가 착지과정에서 김민재(전북)의 머리를 발로 밟았다.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11명 대 10명의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8분 이재성(전북)을 빼고 1m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을 투입했다. 후반 32분 권창훈(디종)의 프리킥은 크로스바 위로 아쉽게 빗나갔다. 이란의 수비는 견고했다. 이란은 9경기에서 무실점을 이어갔다. 한국은 이란과 상대전적에서 9승8무13패를 기록하게 됐다.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승리한 뒤 6년7개월 동안 이란을 이기지 못했다. 
 
박린·김지한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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