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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모스다] (26) 꼴찌가 돌아왔다 : 랩타임 1초를 줄이는 비밀 (승)

예상치 못했던 짐카나 대회 참가는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과 함께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면서 아직 실제 주행에 나서진 못했던 상황. 매일같이 일터로 향하는 직장인으로선 이론 교육과 시뮬레이터 교육만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또, 이론과 시뮬레이터 교육을 마무리하기 전까진 자칫 '못된 버릇'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로 '서킷 금지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사진 대한자동차경주협회]

[사진 대한자동차경주협회]

 
생애 첫 짐카나 도전이 남긴 흔적은 강렬했다. 짧은 간격으로 턴이 이어지고, 그만큼 머리와 눈, 손과 발이 바빠지다 보니 그 어떤 버릇도 나타나긴 쉽지 않았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타이밍,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타이밍, 브레이크를 밟는 타이밍 등등. 운전자가 끊임없이 내리는 다양한 결정에 대한 평가는 불과 1초 안에 나온다. 콘의 간격이 좁은 만큼 타이밍을 한 번 놓치면 바로 그다음 콘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한 실수와 문제를 만회하려다 보면 어느새 다음 콘이 눈앞에 놓여있다. 마치, 서킷 주행을 4배속 내지 8배속으로 빨리 감기 하는 듯할 정도.
 
이처럼 빠른 선택과 행동이 반복되다 보니 지금껏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문제에 직면하기도 했다. 경기 이후, 왼손으로 무언가를 집거나 붙잡지 못하게 된 것.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에 무리가 가고 만 것이다.
 
[작은 차이가 결국 부상 여부 가른다]
일반적인 서킷 주행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스티어링휠 조작이 격한 짐카나. 올바른 스티어링휠 파지법이 더욱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박상욱 기자

일반적인 서킷 주행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스티어링휠 조작이 격한 짐카나. 올바른 스티어링휠 파지법이 더욱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박상욱 기자

서킷 주행 대비 짐카나의 조타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다. 몇 초 사이에 왼쪽으로 180도를 회전했던 것을 다시 오른쪽으로 360도 돌려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회전반경이 좁은 만큼 조타량도 큰 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잘못된 스티어링휠 파지법은 결국 '부상'이라는 결과를 불렀다. 분명 스티어링휠은 9시 15분 방향으로 잡고, 파킹 브레이크 조작 상황을 제외하고는 양손을 사용했는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답은 바로 디테일에 숨어있었다.
 
손의 위치가 9시 15분이라 한들, 스티어링휠을 어떻게 쥐느냐에 따라 각 손가락에 가해지는 부담은 천차만별이다. 짐카나의 슬라럼 또는 서킷의 헤어핀 등 좌우 조타량이 이를 벗어나 커지는 경우,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엄지손가락을 스티어링휠에 걸어놓고 조작하면 힘의 대부분은 엄지와 검지에 실리게 된다. 손가락을 모두 스티어링휠에 얹어놨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세 손가락은 거들 뿐, 마치 '오케이' 사인을 하듯 실제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것은 두 손가락인 것.  
 
한의사이자 레이서이기도 한 분당 자생한방병원 김동우 병원장. 박상욱 기자

한의사이자 레이서이기도 한 분당 자생한방병원 김동우 병원장. 박상욱 기자

일주일간 그저 아픈 손을 주무르다 병원을 찾아가 봤다. '하루 이틀 이러다 말겠지' 싶었을 뿐더러, "거봐, 차 타니까 아프잖아" 예비 신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물론, 이 일로 앞으로의 카레이싱이라는 예비 신랑의 취미를 반대하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
 
그러던중 통증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몸이 아픈데 '이번 주 모터스포츠 다이어리에 쓸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에피소드가 생겼구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 새삼 서럽기도 하다. 
 
병원을 찾아 증상과 증상이 생기게 된 전후 과정을 설명했다. 아마추어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다수의 입상 경력을 보유한 김동우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설명을 듣자 마자 "스티어링휠 파지법이 잘 못 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손과 손목 등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는 방식으로 짐카나 대회에서 스티어링휠을 잡았다는 것이다.
 
[모터스포츠의 시작도 바른 그립과 스탠스부터]
스티어링 휠을 어떻게 쥐느냐에 따라 손과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편안히 손 전체를 이용해 움켜쥔 모습(왼쪽)과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에 지나치게 힘을 주고 움켜쥔 모습. 박상욱 기자

스티어링 휠을 어떻게 쥐느냐에 따라 손과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편안히 손 전체를 이용해 움켜쥔 모습(왼쪽)과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에 지나치게 힘을 주고 움켜쥔 모습. 박상욱 기자

김 병원장은 한의사이자 레이서의 입장에서 상세한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우선 "부드러운 그립이 중요하다"며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의 힘으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 전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넓은 면적으로 손바닥 전체에 골고루 부담이 나뉘어 무리가 가지 않을 수 있다"는 한의사로서의 조언뿐 아니라 "그래야 적은 힘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려 빠른 반응이 가능하고, 스티어링휠을 통한 피드백을 잘 받을 수 있다"는 레이서로서의 조언도 덧붙였다.
편안히 손 전체를 이용해 움켜쥔 모습(왼쪽)과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에 지나치게 힘을 주고 움켜쥔 모습.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록 손과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의 차이는 더욱 커진다. 박상욱 기자

편안히 손 전체를 이용해 움켜쥔 모습(왼쪽)과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에 지나치게 힘을 주고 움켜쥔 모습.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록 손과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의 차이는 더욱 커진다. 박상욱 기자

 
이는 골프나 테니스 등 무언가를 손에 쥐는 스포츠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손 전체에 고루 힘을 분포시켜야 하는 것. 짐카나 대회 당시의 잘못된 스티어링휠 파지법은 마치 골프를 칠 때 왼손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엄지손가락에 지나치게 힘을 준 것과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 그런 상태로 격하게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움직였으니, 잘못된 그립으로 클럽을 쥐고 수차례 '뒷땅'을 친 셈. 손이 안 아플래야 안 아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안정적인 차량 조작을 위해선 하네스(안전벨트)로 상체를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박상욱 기자

안정적인 차량 조작을 위해선 하네스(안전벨트)로 상체를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박상욱 기자

앞서 언급한 골프나 테니스 등과 마찬가지로 그립과 함께 중요한 것은 바로 스탠스, 자세다. 그립과 스탠스에서 힘을 빼 편안한 상태를 만들려면 상체를 시트에 고정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스티어링휠을 잡을 때, 팔은 꼿꼿이 펴진 것이 아닌 구부러진 상태여야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뿐 아니라 원활한 조타가 가능하다.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한 상태에서, 엉덩이와 상체 모두 시트에 밀착된 상태에서도 충분히 스티어링휠을 돌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김 병원장은 "벨트가 느슨하면 주행 도중 몸의 움직임을 팔과 다리로 버틸 수 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지나친 근육 긴장을 불러 부상을 유발하고, 민첩한 드라이빙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트에 상체를 밀착시켜 유격을 없앤 경우, 더더욱 스티어링휠과 팔의 거리는 중요해진다. 조금이라도 거리가 떨어져 있다면, 선회시 끝까지 스티어링휠을 붙잡는 것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시트에 엉덩이를 빼고 앉는 자세는 비단 스포츠 주행뿐 아니라 일상 주행에서도 몸에 무리를 준다. 김 병원장은 "엉덩이를 뺀 채 팔을 뻗으면 자연스럽게 목에 힘이 더 들어가게 된다"며 거북목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시트 깊숙이 엉덩이를 위치시키고 상체의 유격을 없애는 것은 목과 팔 등의 부담을 줄이고 엉덩이를 통해 차량의 요(Yaw) 등 거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바른 자세야 말로 건강도 지키고 랩타임도 지키는 방법인 것이다. 
 
[자동차 워밍업보다 드라이버 워밍업부터]
한의사이자 레이서이기도 한 분당 자생한방병원 김동우 병원장. 박상욱 기자

한의사이자 레이서이기도 한 분당 자생한방병원 김동우 병원장. 박상욱 기자

김 병원장은 "모터스포츠를 하다 보면 목에 무리가 오기 마련"이라며 "승모근과 흉쇄유돌근(목빗근)으로 횡방향의 중력가속도를 버텨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근육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두뇌 혈류가 떨어짐에 따라 편두통이나 어지럼증, 귀울림 등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소하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이같은 부상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김 병원장은 스포츠 주행에 앞서 스트레칭을 반드시 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주행 전 국민체조를 하면 랩타임이 1초 줄어든다"며 "차량 워밍업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드라이버의 몸 부터 워밍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 손목, 어깨, 무릎 등 모든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면 신체의 반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
 
F1의 전설로 손꼽히는 미하엘 슈마허와 루벤스 바리첼로의 주행 비교 그래프. [사진 래딧]

F1의 전설로 손꼽히는 미하엘 슈마허와 루벤스 바리첼로의 주행 비교 그래프. [사진 래딧]

모터스포츠는 여타 다른 스포츠 못지 않게 반응 속도가 관건이다. 200마력 안팎의 2리터급 디젤 차량이 인제 스피디움을 한 바퀴 달릴 때 평균 속도는 110km/h 가량이다. 1초에 30.6m 가량을 움직이는 셈인데, 이 정도 거리는 80~90km/h로 달리는 차량이 풀브레이킹을 해서 완전히 멈추는 데에 필요한 거리다. 이 차량이 인제 스피디움의 메인 스트레이트(직선주로)에서 기록하는 최고 속도는 180km/h 안팎. 0.1초면 5m를 지나치고 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브레이킹 포인트를 놓쳐버리면 랩타임도 마찬가로 순식간에 늘어나기 마련. "국민체조가 랩타임 1초를 줄인다"는 김 병원장의 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랩타임만 늘어나면 다행일 것이다. 이 눈 깜짝할 사이에 수천만원이 왔다갔다 하는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차량에 무리를 주지 않겠다며 워밍업과 쿨링 주행을 하는 그대여, 몸부터 워밍업과 쿨링을 하자.
 
[다시 '열공모드' 학생으로]
인투 레이싱 드라이빙 스쿨에서 시뮬레이터 교육이 진행중이다. 박상욱 기자

인투 레이싱 드라이빙 스쿨에서 시뮬레이터 교육이 진행중이다. 박상욱 기자

습관을 버리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심호흡을 하며 머리를 비우고 '배운대로' 달려보지만 랩타임이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난 것. 게다가 트랙을 벗어나기도 일쑤다. '고작 시뮬레이터일 뿐'이라며 만만히 생각할 일이 아님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결국 조바심에 '못된 습관'은 다시 나오고, "습관을 버려야 한다"는 질책이 뒤통수를 향해 날라온다.
 
"오늘은 여기까지"  
 
앞서 달렸던 이의 베스트랩과 기록 격차를 나타내는 숫자는 택시 미터기 마냥 올라갈 뿐이고, 화면엔 온통 빨간 막대 뿐이다. 이마에선 땀이 비오듯 흐르고, 매 코너를 지날 때마다 한숨이 반복되자 내려진 특단의 조치다. 수업을 마치고, 회사로 향하는 출근길 내내 머릿속엔 온통 '어떡하지' 고민 뿐이다.
 
시뮬레이터 주행을 통해 얻은 스티어링휠의 조타량과 조타속도,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의 작동 압력 등 다양한 데이터는 모두 교육에 활용된다. 박상욱 기자

시뮬레이터 주행을 통해 얻은 스티어링휠의 조타량과 조타속도,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의 작동 압력 등 다양한 데이터는 모두 교육에 활용된다. 박상욱 기자

다음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론 교육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앞선 수업 시뮬레이터 교육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만큼 그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시뮬레이터 주행 기록은 단순히 주행영상뿐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들로 구성된다. 스티어링휠의 조타량과 조타속도,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의 압력, 4개 바퀴의 각기 다른 휠 스피드, 4개 타이어의 온도, 유온, 수온, 언더스티어 및 오버스티어 발생 지점 등등. 이를 '모범 답안'의 기록과 비교해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제시된 해결책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오롯이 드라이버, 학생의 몫이다.
 
[랩타임 단축도 결국 공부와 마찬가지?]
인투 레이싱 드라이빙 스쿨에서 시뮬레이터 교육이 진행중이다. 박상욱 기자

인투 레이싱 드라이빙 스쿨에서 시뮬레이터 교육이 진행중이다. 박상욱 기자

'이번에도 아니다 싶으면 아예 접자' 결연한 마음으로 시뮬레이터에 오른다. 이거 원, 경기 당일에도 이렇게 결연해본 적이 없었다. 조바심을 내지 않고 차근차근 페이스를 올려본다. 시뮬레이터가 아니라 실제 주행이라는 마음으로 차량이 트랙을 벗어나지 않도록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주행에만 집중하고자 '타도 대상'이었던 '고스트(베스트랩을 기록한 차량의 주행모습을 희미하게 보여주는 것)'도 껐다. 이제 눈앞에 두는 것은 오직 브레이킹 포인트와 에이펙스(Apex, 코너의 꼭지점) 그리고 탈출가속 지점 뿐. 랩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주행이 가다듬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불필요한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사라지니 스티어링도 간결해진다.  
시뮬레이터 주행 결과는 매우 상세히 기록된다. 속도와 횡·종방향 G는 물론,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에 가한 압력, 엔진오일 온도, 냉각수 온도, 각 타이어별 온도 등 실제 주행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데이터가 기록된다. 박상욱 기자

시뮬레이터 주행 결과는 매우 상세히 기록된다. 속도와 횡·종방향 G는 물론,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에 가한 압력, 엔진오일 온도, 냉각수 온도, 각 타이어별 온도 등 실제 주행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데이터가 기록된다. 박상욱 기자

 
느낌이 좋은게 기존의 베스트랩을 따라잡은 듯하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코너. 코너 직전, 유혹을 이기지 못 하고 랩타임 갭을 바라봤다. 결국 브레이킹 포인트를 놓치고, 주행 내내 초록빛이던 그래프는 마지막 코너에서 갑자기 빨간색으로 변했다. 그래도 베스트랩이다. 앞선 구간에서 갭을 벌려놓은 덕분에 마지막 코너의 실수가 무마될 수 있었던 것. 물론, 며칠 후면 다른 교육생에 의해 또 다시 깨질 '한시적' 베스트랩이지만, 이전까지 바보 같았던 주행 습관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다.
 
힘겹게 랩타임을 줄이고 나니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소위 '사당오락('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의미)'이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사자성어 덕분에 성장기 잠을 포기했던 그 때 말이다. 아무리 오답노트를 만들고, 복습을 하고, 예습을 해도 변화가 없던 성적이지만 꾸준히 이를 반복하던 어느날 갑자기 거짓말처럼 점수가 올랐던 것과 사뭇 비슷한 느낌이다. 이른바 '계단식 성장'.
 
시뮬레이터 실습 전후로 주행 방식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뤄진다. 박상욱 기자

시뮬레이터 실습 전후로 주행 방식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뤄진다. 박상욱 기자

'이렇게 순식간에 점수가 올라가는데, 그동안 나는 대체 무엇을 한걸까' 과거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그 '계단식 성장'은 랩타임 단축에서도 마찬가지였던듯 싶다. 제 아무리 노력해도 랩타임은 줄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밭으로, 펜스로 돌진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거짓말처럼 줄어들었다. 아마도 과거의 '못된 습관'이 다시 나타나지 못하도록 뒤통수를 따갑게 만든 질책과 진땀을 빼더라도 시트에서 떨어질 줄 몰랐던 엉덩이 덕분일 것이다.
 
[남은 것은 실주행 뿐이지만]
[사진 인투레이싱 홈페이지]

[사진 인투레이싱 홈페이지]

총 10회로 구성된 인투 레이싱 드라이빙 스쿨의 수업 가운데 마지막 '현장 교육'을 제외한 9번의 수업이 모두 끝났다. 6번에 걸쳐 자동차에 대한 물리적인 지식과 이를 활용한 드라이빙 스킬에 대한 수업이 진행됐고, 이후 3회에 걸쳐 차량 주행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로거의 사용법과 활용법에 대한 수업이 진행됐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서킷 주행 뿐.
총 10회의 교육과정 중 실전 주행을 제외한 9회의 교육을 어렵사리 마쳤다. 집-회사를 반복하는 직장인으로서는 교육 과정을 마차기 위해 잠을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박상욱 기자

총 10회의 교육과정 중 실전 주행을 제외한 9회의 교육을 어렵사리 마쳤다. 집-회사를 반복하는 직장인으로서는 교육 과정을 마차기 위해 잠을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박상욱 기자

 
하지만 여기서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출전하게 될 대회는 다음달 17일, 인제 스피디움에서 개최되는 2017 엑스타 슈퍼챌린지. 남은 시간은 17일에 불과하다. 그런데, 대회 전까지 스피디움의 서킷운영 일정과 근무 스케쥴이 엇갈리고만 것이다. 서킷에서 스포츠 주행을 하려면 우선 각 서킷의 일정표를 확인해야 한다. 각종 대회가 열리는 날도, 특정 기업에서 서킷을 통째로 임대하는 날도 있을 뿐더러, 시설 점검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기에 각 서킷은 홈페이지를 통해 일정표를 공개한다. 때문에, 스포츠 주행을 위해선 사전에 일정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대회를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볼 수 있다. '최소기준'에 맞춘다면, 경기용 타이어를 장만하는 것 만으로도 준비를 마칠 수도 있다. 박상욱 기자

대회를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볼 수 있다. '최소기준'에 맞춘다면, 경기용 타이어를 장만하는 것 만으로도 준비를 마칠 수도 있다. 박상욱 기자

물론, 차량의 준비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용 타이어 확보도 하지 못 한 상태인 것. 매주 목요일, 27주째 한 주도 빠짐없이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연재를 진행하고 있지만 주 업무는 신속한 속보 처리다. 요즘 같이 한반도 긴장국면과 국제사회의 갈등, 국내의 다양한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선 눈코뜰새 없이 바빠질 수밖에.
 
때문에 '주6일 직장인 드라이버'로서는 이미 대회가 시작된 것과도 마찬가지다. 잠깐 넋 놓고 있다간 타이어도 준비하지 못 해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 지난 2년과 달리 새로운 차량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만큼, 각종 안전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가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들도 많다. 대회를 준비하는 것 부터가 이미 큰 일인 것이다. 부디 다음주 모터스포츠 다이어리엔 어느 정도 대회 준비에 진척이 있기를 바라며 이번주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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