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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ㆍMBC 공동 총파업 코앞인데…여야 바뀐 셈법 속 ‘미제’ 가능성 커진 방송법 개정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 업무보고에서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왼쪽), 효성(왼쪽 세번째) 방송통신위원장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 업무보고에서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왼쪽), 효성(왼쪽 세번째) 방송통신위원장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KBS와 MBC의 공동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방송법 개정안은 여야의 상반된 정치 셈법 속에 장기 미제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BS 노조, 4일부터 전면 파업…“방송법 개정” 요구
MBC도 총파업 찬성 93.2%로 4일부터 파업 예상
여권, 야당 때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 “다시 살펴보겠다”
야당, 여당 비판하면서도 뚜렷한 법 개정 움직임 없어
“현행 방송법 개정, 1년 내 현실적으로 요원”
국회 토론회에선 “통합방송법 필요” 주장 나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조는 각각 4일 0시, 7일 0시부터 노조원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 요구사항은 ‘방송법 개정과 공정방송 사수, 경영진 퇴진’ 등이다. MBC는 지난 29일까지 진행한 총파업 투표에서 찬성률 93.2%로 가결됐다. 파업 돌입 시점은 내달 4일쯤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KBS와 MBC의 동시 총파업이 현실화하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방송법 개정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인 지난해 7월 국민의당 등과 함께 발의했던 법 개정안인데, 최근 재검토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집권 여당이 돼 입장이 바뀌자 뭉개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민주당이 낸 개정안의 핵심은 KBS와 MBC 이사진을 13명으로 확대하고 이 중 여야 추천을 7명, 6명으로 구성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각각 11명, 9명이며 여야 비율은 7대4, 6대3이다.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은 사장 선임시 재적 이사 과반 의결 조항을 2/3 이상 찬성으로 한 ‘특별다수제’이다. 하지만 이 조항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방송통신위 업무보고에서 부정적인 취지의 의견을 내면서 논란이 일었다. “최선은 물론 차선도 아닌,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라면서다.
 
특별다수제로 바뀌면 야당 추천 이사가 반대하는 인사는 사장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민주당에서도 “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법”(한 재선 의원)이란 말이 나온다.
그런 개정안에 문 대통령이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방송개혁 의지 후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거나 재검토한다는 게 아니다”며 “당초 개정안의 큰 틀을 유지하되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 발언에 “방송 장악의 속내가 드러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25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권이 ‘방송 자유’라는 가면을 벗고 ‘방송 장악’이라는 민낯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방송장악저지투쟁위 위원장인 김태흠 의원과 소속 의원들은 KBS와 MBC의 총파업과 관련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좌파 노조의 경영진 사퇴 압력은 보수의 씨를 말리겠다는 정치 보복”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임명돼 임기가 법으로 보장된 MBC 경영진이 물러난다면 정치적 중립성을 바라는 목소리와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런 보수 야당도 ‘입장 변화’ 비판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한국당은 정권 교체 전인 지난해와 올해 초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 처리 시도에 미온적이었다.
민주당은 “야당이 여당에 화살을 돌리면서도 구체적인 법 개정안은 내놓지 않는 것은 정치적 셈법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익명을 원한 한 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여당 시절이던 지난 보수 정부 9년 간 현행 방송법으로 정권에 우호적인 방송사 사장 덕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법을 안 고치면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보수 성향의 KBSㆍMBC 사장 덕을 최소한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더 볼 수 있다고 계산하고 개정에 소극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애초 지난해 법 개정안을 발의할 당시에도 내부에서 “여야 모두를 만족하는 인사는 어려워지고 그 대신 무색 무취한 인사가 유리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한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 아니더라도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여당 간사인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공영방송 이사진 수를 유럽 선진국처럼 40명 정도로 대폭 늘린다든가 이사진에 여야 이외 시민사회단체 등 외부 추천을 받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보면 방송법 개정은 최소한 1년 내에는 요원하다. 잘 안 될 것으로 본다”고 토로했다.
 
한편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언론공정성실현모임 주최 토론회에서 공공미디어연구소 박상호 연구팀장은 “이명박 정부는 우회적으로 방송 산업화 정책을 폈고 박근혜 정부도 유료방송 중심 정책으로 방송의 공적 영역 퇴행을 유발했다”며 “앞으로 방송 생태계 복원을 위해 새로운 통합방송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언론공정성실현모임에는 민주당 권미혁ㆍ김성수ㆍ김종민ㆍ노웅래ㆍ박광온ㆍ박영선ㆍ박홍근ㆍ신경민ㆍ이재정ㆍ이철희ㆍ조응천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ㆍ최명길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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