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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계란 유통대란은 이제부터?

29일 오전 전화를 걸어온 계란 도매상 A씨. 목소리에 억울함이 잔뜩 배였다. “식당에서 썩은 계란을 보냈다고 난리네요. 요즘 이런 항의 전화를 받느라 일을 못 할 지경입니다.”  
그는 계란을 받아 식당으로 실어나르기만 했는데, 썩은 계란을 판 죄인이 됐다고 했다. “(농가에서) 오래된 계란을 내준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식당에서 썩은 계란 보냈다고 난리"
계란 소비 급감으로 하루 1000만개 적체
'신선한 계란'이 '오래된 계란'으로 변해가는 중

계란 유통기한의 설정은 포장한 날로부터 셈한다. 보통 28일이다. 그러나 포장일이 꼭 산란 일은 아니다. 산란 일자는 농가만 안다. A씨가 ‘썩은 계란’의 원인으로 농가를 의심한 이유다.   
 
계란 판매가 크게 줄어들면서 신선한 계란은 ‘오래된 계란’으로 변해가고 있다. 2000여 도·중매상이 소속된 한국계란유통협회는 현재 계란 생산량을 하루 2500만개, 소비량을 1000만~1500만개로 추산한다. 지난해 11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3500만개에 달하던 생산량이 30~40%가량 줄었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엔 소비 급감으로 공급과잉으로 돌아섰다. 강종성 협회장은 “매스컴에선 대형마트 기준으로 소비가 40% 줄었다고 하지만, 마트 판매량 전체 소비의 10% 남짓”이라며 “70%는 도·중매상을 통해 유통되는데, 계란 파동 직후 10~15% 소진되다가 지난 주말부터 겨우 30% 선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이후 하루 1000만개씩 쌓였다면 현재까지 1억5000만개가 어딘가에 쌓여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소비가 정상을 회복한 후 이들 계란이 언제든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농가와 유통상인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폐기 처분하고 있다고 하지만 오래된 계란이 식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지금도 식당에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면, 이 문제는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계란 생산·유통업자들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안전성을 확보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소비량을 늘리는 것만이 해법이다. 가격 인하는 계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강 회장은 “양계협회는 사과문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대폭 가격 인하로 소비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며 “지금 120원(대란 기준)인 계란 산지가를 원가 수준인 100원 정도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산란계 농가를 대표하는 양계협회는 곤혹스러울 수 있다. 이홍재 회장은 “이달 초에 비해 산지가를 개당 40원 이상 내렸다”며 “유통상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계란 소비 급감으로 가장 고통받고 있는 쪽은 산란계 농가”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양계농가와 유통상인은 본래 ‘견원지간’으로 알려져 있다. 계란 가격이 오르면 농가의 입김이 세지고, 가격이 내리면 유통상인이 주도권을 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손을 맞잡아야 한다. 그래야 농가도 살고 유통도 살고, 소비자도 안심할 수 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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