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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계란농장 DDT 미스터리....알고보니 다른 농약 탓?

계란에서 DDT 성분이 검출됐던 경북 영천시 도동의 한 재래닭 사육농장. 이곳에서는 닭과 토양에서도 DDT 성분이 검출돼 DDT 오염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계란에서 DDT 성분이 검출됐던 경북 영천시 도동의 한 재래닭 사육농장. 이곳에서는 닭과 토양에서도 DDT 성분이 검출돼 DDT 오염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40여 년 전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DDT가 경북 경산과 영천시 산란계 농장의 계란과 닭, 농장 토양에서 검출된 원인을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과거 사용했던 DDT 성분이 남아있다고 하기에는 그 농도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경산·영천 농장 DDT 오염 원인 오리무중
DDT는 국내서 40년 전에 사용 금지돼

DDT가 원료인 응애제거제 '디코폴' 거론
2010년까지 국내 사용, DDT 불순물 잔존

미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 검사는 업체 담당
중국에선 성분의 20%가 DDT로 확인되기도
전문가 "원인 파악 서둘러 대책 마련해야"

 이런 가운데 일부 농약 전문가들 사이에서 또 다른 살충제인 디코폴(Docofol)이 원인일 가능성이 새로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농약 전문가인 김영천 씨는 "DDT를 원료로 사용해서 디코폴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불순물 형태로 DDT가 함유되는 특징이 있다"며 "2012년 12월 등록 취소될 때까지 디코폴로 인해 국내 토양에 DDT가 지속해서 축적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사실은 농약을 전공했거나, 실무 경험이 있는 전문가라면 알 수 있다"며 "산란계 농장 토양에서도 DDT와 함께 디코폴이 검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농약 제조 회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에도 전남 지역에서 농약 유통업을 하고 있다.
 
 실제로 디코폴은 지난 2010년까지 국내 과수원 등에서 거미 종류인 응애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했던 농약으로 DDT를 원료로 해서 제조한다.  이 때문에 디코폴 속에는 DDT가 불순물로 들어있다. 
 
 응애는 거미강(綱)에 속하는 0.2∼0.8㎜의 아주 작은 동물로 4쌍의 다리를 갖고 있으며 뽕나무나 과일나무 등에 기생해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이 같은 주장은 국제 논문에서도 확인된다. 국제학술지인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2009년 게재된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의 논문을 보면 중국 내에서 생산·시판된 디코폴 제품 1㎏에 DDT와 DDT 관련 성분이 평균 244g이 들어있었다. 성분의 24.4%가 DDT인 셈이다.
 
 이 연구팀은 중국 내에서는 1988~2002년 사이에 디코폴을 통해 8779톤의 DDT 성분이 뿌려진 것으로 추산했다.
 
 터키에서도 디코폴을 분석한 결과, DDT 관련 성분이 0.3~14.3%까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등에서 제조한 디코폴 속에 DDT 농도가 높은 것은 마지막 정제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는 이유로 추정된다.
계란과 닭에서 DDT 성분이 검출된 농가에서 농장 관계자가 지난 23일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계란과 닭에서 DDT 성분이 검출된 농가에서 농장 관계자가 지난 23일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자료에 따르면 미국·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디코폴 내 DDT 농도가 0.1%를 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독일은 1992년부터 디코폴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폴란드 역시 사용을 금지했다. 

 
국내에서도 2010년 12월 농약 품목 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사용이 금지됐다. 2010년 이전까지는 미국에서 디코폴 원료를 들여온 업체 1곳과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한 업체가 4~5곳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농촌진흥청 농자재산업과 관계자는 "1980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에 디코폴이 수입됐으며, 수입량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며 "2010년 이전에도 디코폴 속의 DDT 농도가 0.1% 이하가 되도록 하라는 기준은 있었지만, 농약 제조 업체의 자체 검사에 맡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약업체 자체 검사에 맡긴 탓에 DDT 농도가 높은 중국산 디코폴이 수입돼 국내에도 DDT가 다량 뿌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자재평가과 김찬섭 박사는 "디코폴에 불순물로 DDT가 들어있는 것은 맞지만 국내에서는 디코폴이 많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불순물 제거 능력 등) 중국 내 공장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8일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 경산시 산란계 농장의 닭 방사장에서는 DDT가 0.163㎎/㎏(ppm), 반경 100m 이내 농경지에서는 0.046∼0.539ppm이 검출됐다. '
 
또한 영천시 농가의 방사장에서도 0.469ppm, 반경 100m 이내 농경지에서는 0.176∼0.465ppm의 DDT가 검출됐다.
농촌에서 농약을 논에 살포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농촌에서 농약을 논에 살포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이 같은 수치는 캐나다 농경지 기준(0.7ppm)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 측정망을 통해 그동안 검출된 최고농도(0.079ppm)의 약 6~7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DDT의 원인이 디코폴일 가능성에 대해서 정밀 조사를 통해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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