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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슬의 만만한 리뷰] (5) 보너스와 동료 중 당신의 선택은?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 산드라 역을 맡은 배우 마리옹 코티아르. [중앙포토]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 산드라 역을 맡은 배우 마리옹 코티아르. [중앙포토]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우울증 치료 때문에 회사를 휴직한 산드라(마리옹 꼬띠아르 분)는 곧 복직을 앞둔 계약직 사원입니다. 평화롭던 금요일 오후,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내용은 회사 동료들이 산드라의 복직 대신 1000유로의 보너스를 선택했다는 거죠. 
 
보너스를 받고 싶었던 작업반장은 산드라의 해고가 사장님의 뜻이라고 직원들을 선동합니다. 이 때문에 투표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제보로 산드라의 복직 건은 월요일 아침 재투표하기로 합니다. 남편의 월급만으론 생활이 어려운 산드라는 반드시 복직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주말 동안 16명의 동료를 설득하기로 하는데요. 영화는 원제가 'Two days one night'인 것처럼, 두 번의 낮과 한 번의 밤. 그녀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1박 2일'을 따라갑니다. 
 
1000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0만원 정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직접 만나 본 동료들의 사연들도 제각각이죠. 누군가는 방세를 내야 하고, 또 누군가는 이혼 후 남자친구와의 새 출발을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산드라는 뻔히 사정을 다 아는 처지에 돈 대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말해야 합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보더라도, 자신이 그 동료의 입장이더라도, 쉽게 동료를 선택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중앙포토]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중앙포토]

 
일반적인 상식에서 보자면 당연히 ‘동료’가 먼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사람보다 돈이 더 먼저일까요. 그러나 여러분이라면 막상 저 상황이 내 상황이라고 가정해봤을 때, '당연히’ 동료를 택할 수 있나요? 
 
솔직히 말해 저는 아닐 것 같습니다. 보너스가 생긴다면 당장 갚아야 할 학자금, 당장 떠나고 싶던 여행지, 평소 사고싶었지만 비싸서 내려놓았던 물건 같은 것들이 먼저 생각나겠죠. 그러나 동료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등이 밀려올 겁니다. 결국엔 아마 동료를 택하겠지만, 그건 지금 제 상황이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기(제 기준에서) 때문일 겁니다. 
 
아픈 부모님의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거나 월세가 밀려있는 상황이라면, 아니면 내 월급을 나눠 동료에게 줘야하는 상황이라면, 이번에도 동료를 선택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돈이 이렇게 사람을 치사하게 만듭니다. 돈이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간질 합니다. 그렇다고 그 돈을 외면할 순 없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의 대부분은 프랑스 출신의 여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이끌어 갑니다. 배우인 부모님의 피를 물려받아 어린시절부터 연기경험을 쌓은 그녀는 영화 '라 비 앙 로즈'의 에디트 피아프 역으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죠. 
 
영화의 스토리는 어찌보면 단순합니다. 계약직 직원이 복직을 위해 동료들을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극을 따라가다보면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한 감정들이 같은 상황이지만 모두 다 다르게 표현했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묘한 긴장감이 생기죠. 과연 저 동료는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생각들이요. 
 
설득하는 과정이 그리 평탄치 못했다는 것은 영화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동료의 말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 이런 얘기를 해야만 하는 자신이 그녀의 표현대로 '거지'같고 초라한 기분, 그런 기분들을 그녀는 얼굴에서 모두 표현해 냅니다. 어느 매체의 표현처럼 '마리옹 꼬띠아르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밤이 지난 월요일 아침. 산드라는 결국 과반수의 찬성표를 얻는 데 실패합니다. 끝까지 함께 해준 동료들에게 감사인사를 한 뒤 돌아서는 그녀를 회사는 다시 잡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제안을 하죠. 
"곧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계약직 직원 대신 복직하겠습니까?"

 
그녀가 복직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 계약직 직원은 더이상 일을 못하겠죠.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었던 그녀는 이제 반대로 선택해야하는 입장에 놓였습니다. 저는 이 마지막 순간을 위해 그녀에게 참으로 고단했던 1박 2일을 보내게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만이 할 수 있었던 결정을 내립니다. 

 
어려운 선택을 한 후, 밖으로 나온 산드라는 남편과 통화를 합니다. 그리고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밝은 미소와 함께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뭔지 모를 '희망'을 본 것 같네요.  
 
그녀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감독·각본: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파브리지오 롱기온
촬영: 알랭 마르깽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95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5년 1월 1일
 
현예슬 멀티미디어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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