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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안 지고 재정 확 푼다는 정부, 믿었던 세수 펑크 나면 어쩌나

기획재정부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나섰다. 재정 지출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재정 건전성도 훼손시키지 않겠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내년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임기 말기인 2021년 이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세금 계속 더 걷히는 전제로 짠 예산
“2.8% 잠재성장률 감안 땐 무리”
SOC 등 지출 줄여 재원 쓴다지만
복지비 늘수록 재정 구조조정 곤란

기재부가 밝힌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9.6%로 올해 예상치 39.7%보다 오히려 낮다. 2021년 예상치도 40.4%에 불과하다. 내년에 7.1%, 2021년까지 연평균 5.8%씩 지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에 비춰 보면 선뜻 믿기지 않는 비율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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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순(純) 재정 상황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도 올해(-1.7%)보다 내년(-1.6%)에 오히려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요약하면 나랏돈을 많이 쓸 계획이지만 빚을 많이 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정부가 믿는 구석은 세수 등 정부 수입 증가다. 당장 내년 수입 증가율은 7.8%로 지출 증가율(7.1%)보다 높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양입제출(量入制出)이라는 4자 성어로 설명했다. 수입을 헤아려 보고 지출을 계획한다는 뜻이다. 수입이 많이 늘어나는 만큼 지출을 많이 늘려도 된다는 얘기다.
 
기재부는 올해 ‘세수 풍년’ 덕택에 국세 세수액이 256조~25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예상치 242조3000억원보다 늘어난 액수다. 덕택에 내년 세수 예상치도 268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크게 높여 잡을 수 있었다.
 
기재부는 2017~2021년 국세 수입이 연평균 6.8%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택순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매년 4% 중반대의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GDP 디플레이터)을 유지한다면 12조~13조원씩의 세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라는 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한 존재라서다. 올해는 경기 회복세 덕택에 4.6%의 경상성장률 달성이 예상되지만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간신히 4%에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2012년에는 3.4%까지 추락했다. 경상성장률이 4%를 초과하지 못했던 2012~2014년은 한 해도 예외없이 ‘세수 펑크’가 발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잠재성장률이 2.8% 정도에 불과해 4%의 경상성장률을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세입 측면에서 정부가 너무 희망적인 전제 조건을 달고 있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상성장률 이상의 지출을 한다는 건 대놓고 적자를 쌓겠다는 것이며 이는 미래 세대로 짐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를 상대로 정부가 ‘도덕적 해이’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출 구조조정도 기재부가 강조하는 재원 마련 방안 중 하나다. 실제 내년 예산안에서 11조5000억원의 지출을 절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방안도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0% 감축 등의 ‘극약처방’을 내년 이후에도 계속할 순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복지 지출이 늘면 늘수록 지출 구조조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손댈 수 있는 예산 자체가 줄어들어서다.
 
상당수 전문가는 재정 확대와 건전성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획기적인 성장률 제고 방안이나 추가 증세가 단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규제프리존 등을 확대해 기업이 부담 없이 마음껏 실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 지출도 줄이지 않고 증세도 하지 않으려면 결국 지난 정부처럼 ‘증세 없는 복지’라는 이름하에 ‘증세 아닌 증세’를 할 수밖에 없다. 초고소득자 증세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합리적인 추가 증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진석·이승호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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