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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10월 출범, 신동빈 회장 지배력 단단해진다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타래처럼 복잡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단순해지고,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신동빈 회장의 구상한 대로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결정하면서다. 경영권 다툼서 밀려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일부 소액주주가 제동을 걸었지만 대부분의 주주가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4개사 분할합병안 주총 통과
‘제과’ 중심으로 지배구조 단순화
초대 대표 신동빈·황각규 공동 체제
일부 소액주주와 신동주 측선 반대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4개 계열사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4개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4개 투자회사를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 투자회사 중심으로 합병해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출범시킨다는 내용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 경영평가, 업무지원 등을 맡으며 초대 대표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롯데는 복잡한 순환출자와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지속적으로 해소해왔지만 7월 말 현재에도 67개에 달한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 노릇을 하는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의 출자가 얽히고설켜 있는 셈이다. 롯데에 따르면 이날 분할합병안 통과로 순환출자 고리는 18개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마저 공정거래법에 따라 6개월 안에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되게 된다.
 
이날 4개 계열사 주총은 80~90%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했지만 일부 소액주주와 신동주 전 부회장측의 반격도 있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분할 합병에서 롯데쇼핑 제외를 주장했다. 롯데제과 주총에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조문현 변호사는 “중국 시장에서 큰 손실을 입고 있는 쇼핑은 ‘전염병에 걸린 환자’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분할합병은 좋지만 전염병이 치유될 때까지 우선은 쇼핑을 제외한 3사 합병안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롯데쇼핑을 콕 집은 것은 신 전 부회장의 영향력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차입금 상환 등을 이유로 롯데쇼핑 주식 173만883주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을 14.83%에서 7.95%로 줄였다. 당초 신동빈 회장(13.46%) 보다 우위에 있던 지분율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다른 3개 회사의 지분율은 두 사람이 비슷하거나 신동빈 회장이 우위에 있더라도 지분율이 한자릿수에 그쳐 롯데쇼핑 지분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과 한국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분의 미미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규모인데 유독 롯데쇼핑에서 큰 차이가 난다”면서 “명분상 지분이 비슷해야 향후 일본 주주들에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이번 분할 합병으로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향후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스와프(교환)를 통해 지주회사의 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서 지주사에서 확보할 수 있는 신동빈 회장 지분은 10% 안팎으로 추산된다. 특수관계인 등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최대 5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은 신동빈 회장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주사 전환의 첫발은 뗐지만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조각은 남았다.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현재 9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롯데는 향후 호텔롯데를 상장시키고 2~3년 내에 10월에 출범한 지주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와 함께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국적 논란까지 불식시킬 수 있다. 호텔롯데는 현재 98%의 지분을 일본 롯데가 보유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일부 소액주주의 반대가 있었지만 대부분 주주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기업운영을 하겠다는 롯데의 의지에 공감해 분할합병을 승인해준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지주사 전환이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것이 보편적 견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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